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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 갔습니다.

다시.

 

유독 겨울바다를 좋아하는 탓에 무작정 예정에도 없던 속초 행을 심야에 감행한 것을 보면 리타는 아직 살아있습니다. ^^

 

십여년 전 다섯 명이나 경차에 꾸겨져 타고 달렸던 꼬불꼬불 대관령이 아니라 미끈하게 잘 닦인 길을 시원스레 달려보는 상쾌한 기분은 청량하기까지 하더라구요. 분명 영하 몇도까지 내려간 추위이건만 서울을 벗어난 기분탓인지 자동차 씽씽달리는 고속도로 공기마저도 청정하게 느껴졌답니다.  

 

강릉보다 덜 도시스럽고 주문진보다 덜 관광지스러운 느낌이 드는 곳이 바로 속초입니다. 일단 깎아지르는 듯한 울산바위를 대문삼아 들어서는 고속도로도 시원스럽고 바닷가라고 꼭 회를 먹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닭강정이니 생선구이를 내 놓는 곳이 속초라서 더 친근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밤 늦게 출발해서 네시가 다 되어 도착한 깊은 밤 속초 앞 바다는 여전히 씩씩하게 제 할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려주려는 듯이 아주 나름의 리듬을 찾아 철썩거리더군요. 가장 날씨가 춥다는 해뜨기 직전의 그 시간에 덜덜 떨며 올려다 본 하늘에는 아쉽게도 별을 볼 수 없었습니다. 달이 꽤 밝게 리타를 맞이한 탓일거에요. 스스로 빛을 내는 별들을 제치고 코앞에서 햇빛받아 밝히는 주제에 당당하면서도 고혹적이기까지 한 달을 보며 새삼 처음 본 것처럼 꿈뻑 눈인사를 해 보았습니다.

 

연말이라 그런지 밤이 더 어울리는, 그래서 밤에 어디론가 떠나보는 것이 꽤나 감성적으로 비치는 것이라 이번 겨울 깜짝 여행도 꽤 괜찮았다 생각해봅니다.

 

얼어 붙은 몸을 녹이는 조개찜에 얼얼하게 소주 몇잔 털어 넣어보는 설정도 해보았어요.

멀찌감치 파도 소리 들리는 데서 삼삼오오 모여 앉아 난로 옆 명당자리부터 채워나가는 포장마차 횟집은 그 자체로 정취가 있었답니다. (뜨내기 손님 대하는 곳이라 그런것인지 너무 늦은 시간이라 그런 것인지 뭐라도 해줄 거 같은 횟집 사장님과 종업원 아줌마는 참으로 까칠하더라구요. 여지껏 본 속초 아줌마들 중에 워스트 상 줘야할 것 같았습니다)

 

준비없이 들어서는 숙소가 다 그렇다는 듯 우풍도 심하고 화장실도 마음에 들지 않는. 얼어죽지 말자라는 미션만 수행하면 되는 그런 숙소에서 해가 뜨는 걸 확인하고 다시 속초나들이를 이어 나갔답니다.

 

속초는 맑고 파랗고 맛있었습니다.

 

 

 

 

 

 

 

중앙시장 구경을 나서서 유독 길이 길었던 호떡집을 지나

그 많은 닭집 지나쳐 굳이 '만석 닭강정'을 손에 들었을 때 그 뿌듯함

 

만만하게 생각하고 한봉지 달라고 했던 쥐포가 만원이나 하길래

억울한 마음에 하나 서비스로 구워달라고 졸라보는 유치함

 

전국5대 짬뽕의 명성을 간판에 내세웠길래 본점도 아닌데 찾아들어간 교동짬뽕집. 왜 내가 사는 동네에는 없는걸까요.

 

 

남의 동네 가서 빅맥까지 사먹고 오는 현지인 코스프레까지 완료한 후에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참으로 즐거웠답니다.

 

 

 

시원한 물살로 마음까지 시원한 겨울바다 보러, 많이 비싸지도 않으면서도 맛나고 아기자기한 먹거리 만나러 속초로 한번 가보시는 건 어떨까요?

이 포만감과 버라이어티하게 넘치는 감성은 하와이여행에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거라고 생각해요!

되돌아 오는 굽이굽이 산등성이 반짝이는 눈빛은 덤이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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