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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낯설음은 뭐지?'

 

영화 끝나고 크레딧 올라가는데 든 생각이 이겁니다. 얼마 전 보았던 '클라우드 아틀라스'처럼 복잡해서 두고두고 공부(?)해야 할 것 같지도 않으면서도 기존 다른 영화와는 다른 구석이 있습니다. 일반인 사찰이나 정치인들의 비리 등은 물론이고 우리가 일상으로 여기는 모든 것들도 반 보 정도 떨어져서 새롭게 보도록 합니다. 익숙한 것이 새롭게 보이고 낯설게까지 하는.

 

늘 그러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다른 것을 틀린 것이라고 여기는 일이 많습니다. 그리고 그 것이 학교에서의 규칙이나 세금과 관련한 것들이라면 이런 것들에 딴지를 거는 것은 사회적으로 약간 거리를 만들기도 합니다. 뭔가 유달라 보이고 뭔가 위험할 것 같은 그런 느낌같은 것 말이죠. 그래서 모두들 같은 것 안에 안전하게 지내려고 하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영화의 원작이 일본의 것이라는 데 그 나라도 우리나라만큼 독특한 것에 불편해 하는 기질이 다분하지 않나해요. 그래서 그 이야기가 우리 나라에서도 어느정도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 이 영화가 어떤 이데올로기를 가졌는지, 혹은 정치적으로 사상적으로 어떤 것을 따르고 있는 지는 사실 제게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이야기 하고 있듯이 다름을 틀림으로 보지 않아도 좋은. 그런 여유를 발견하게 된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남쪽으로 튀어'는 힘이 센 사람이 힘이 약한 이들의 것을 뺏고, 학벌이 실력을 가늠하는 가장 큰 잣대가 되고 대부분이 일부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우리의 곳곳을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위험하다 싶은 곳에는 가지않으면서 정규교육 잘 따라 받아서 대학까지 나오고 평범하게 회사원 생활하면서 월급을 받기도 전에 온갖 세금을 떼이고 마는 유리지갑이 되어 살아가고 있는 것이 우리 대부분일지도 모르지만 그러한 우리외에도 먹고 자고 배우는 것에서부터 그 치열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부족함을 가진 이들이 있습니다. 한국 국적조차 없이 얼굴색이나 문화차이로 편견 속에 움츠러 든 사람들이 있다는 것도 더이상 간과하기에는 이들의 일부가 너무도 커져있습니다. 

 

이들의 시각으로 본다면 참 이상한 모양을 한 것이 또 지금의 우리 모습이 아닐런지요. 그래서 남쪽으로 튄다는 것에서 '튀는'것은 단지 도망을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모난 돌이 정맞는' 우리의 시대에서 도드라져 보이는 '튀는'것일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아쉽게도 영화 마지막에는 어찌하지도 못하고 정말로 어디론가 '튀는'부모의 모습이 있었지만, 그들이 휘날리는 행복의 섬 어느 곳에 정박할 배의 깃발은 끝까지 튀는 것이었어요.

 

주민등록증을 쪼개부순다고 더이상 국민이 아닐 수 없는 것처럼, 이 한편의 영화로 무언가 대단한 변화가 생겨날 수 없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가 나오고 개봉을 하고 보는 이들이 느낀바가 얼마간이 되어 모인다면 변화의 단초 그 조그마한 무언가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합니다. 절대 이 변화는 우리를 부정하고 있던 것을 깨부수어야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길 희망합니다. 그저 우리가 가진 것들 중에서 진심으로 함께 행복하고자 하는 마음과 구태의연하게 내려오는 편견이나 관습이나 규칙같은 것들을 새롭게 볼 수 있는 너른 시각을 갖춰 나가는 것으로 나아가길 바랍니다.

 

최해갑의 기타연주와 아들과의 씨름과 집수리와 배운전 등의 일련의 행동들이 생각과 문화를 아랫세대에 전하는 아버지들의 고군분투를 느끼게 했다면 좀 오버일까요. 우리에게 과연 이 아버지의 모습은 정말 불순분자이고 사회질서에 어지럼증을 유발하는 사람일까요.

 

코믹도 아니고 정치도 아닌 우물쭈물한 영화지만 오연수의 그 천연덕스럽고 자연스러움에 매료되기조차 하는 참 이상한 영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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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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