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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부쩍 더워졌어요. 장마까지 겹쳐서 그야말로 후덥지근한 날씨가 계속됩니다.

그런데 참 사람 심리가 재미있는 것 같아요. 그렇게 더운데도 뜨끈한 국물을 마시면서 '이열치열'을 외치니까요. 아마도 더운 가운데 더운 것을 먹고 흘리는 맑은 땀덕분에 시원함을 느끼게 되어서 그런건 아닌가싶습니다. 지금 당장은 더욱 덥다고 할지라도 뒤이어 찾아올 청량감을 위해 기꺼이 불가마에 들어가보리라. 어쩌면 이런 심리는 힘든 지금을 이겨내기 위한 똑똑한 전략은 아닌가해요.

 

그래서 그런 심리적 비타민을 얻어보고자 리타도 백숙집을 찾았습니다. 원래 물에 빠뜨린 닭은 좋아하지 않아서 삼계탕도 어쩌다 한번 먹을까 말까해요. 모름지기 고기는 굽거나 볶아야 맛있는 것 아닌가하구요. 하지만 모처럼 몸에 이 한여름 잘 보내자는 고사도 지내야하니 마음 먹고 좋은 음식점에 찾아가보기로 했어요.

 

그런데 용인 장수촌을 찾은 소감은 '사진으로는 알 수 없는 2프로 부족함'이었습니다. 한적한 교외에 자리잡은 음식점이라서 그런지 마치 여행을 와서 좋은 음식 잘 차려 먹고 간다는 기분이 들기 충분했답니다. 직원들의 어수선함만 아니었다면 말이죠.

 

너른 마당에 큼지막한 물레방아가 돌아가는 늦은 오후, 하늘엔 적당히 구름도 있고 해도 하루를 정리하는듯 나른한게 걸려있는데 여기에 또 적당히 출출하니 누룽지백숙이 무척 먹고 싶더라구요. 일단 음식점 내부로 들어서니 높다란 천장에 깔끔한 죄식 내부가 무척 큼지막하고 청량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미 많은 손님들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백숙을 먹고 막국수를 나누는 모습을 보았답니다. 우선 적당한 자리에 앉았더니 금새 겉저리와 백김치를 가져다 주더군요.

 

그런데 그게 전부였답니다.

계속해서 들어오는 손님을 받고 자리를 지정하고 주문을 받는 매니저로 보이는 남자직원은 연신 무전기에 소란스럽게 호출을 했구요. 동동거리면서 다니고 주변에서 물이나 김치를 더 달라고 요청을 하면 직접 움직이기보다는 다시 누군가에게 호출하고는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손님에게 접시를 건네다가도 바깥쪽에서 도착하는 손님들을 살피느라 이미 앉은 손님에게 정성을 쏟지 않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소란스러운 움직임에 먹는 내내 호젓한 한옥집의 선선한 맛놀음은 저리가고 뭔가 빨리 먹고 비껴줘야 하는 건가, 김치나 물은 셀프였던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뿐만 아니라 다 먹고 들어가는 손님들상을 정리할 때도 곧장 그 자리에서 잔반을 한 그릇에서 박박 긁어 넣는 것이 보기 안좋았답니다. 바로 옆에 다른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는데 바로 치우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이리저리 소리를 내면서 음식물을 정리하는 것이 그닥 입맛돌지 않지 않을까요? 얼른 치우고 뒤에서 음식물 처리를 하는 것이 장수촌정도 되는 규모를 가진 멋스러운 음식점에서 가져야 할 서비스스타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직원교육이 아직 덜 되었는지 주문 음식이 잘못 들어가거나 한참을 앉아있어도 주문을 받으러 오지 않고 기본반찬이나 물도 제때 채워주지 않으니 멍하니 천정이나 창밖을 보는 시간이 많아집니다. 다행히 백숙은 맛있었어요. 닭 특유의 냄새는 전혀 나지 않았고 항아리에 담겨 나오는 누룽지백숙은 담백하고 고소했어요. 둘이서 한마리가 좀 많다 싶으면 죽은 따로 포장도 해주더군요.

 

과장되게 무릎꿇고 손님손님하면서 콧소리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높다란 천장을 가진 깔끔하고 시원스런 한옥 음식점에 담백하고 정성스러운 음식이라면 거기에 어울리는 직원서비스가 있어야 또 찾고 싶고 머물고 싶은 음식점이 되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컸을 뿐입니다. 신속정확하면서 손님들에게는 여유있는 미소와 차분한 행동은 쉬운 일이 아닐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앞에 앉은 손님과 말을 하거나 음식을 건낼때만은 그 손님이 만족할만한가를 살피는 정도의 집중력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곧 복날도 다가오고 이래저래 대목을 찾을 음식점이기에 그 부분에 조금 더 신경써 주시면 찾는 가족들이나 연인이 맛과 영양 뿐만 아니라 여유와 편안함이라는 경험을 가져가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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