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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적인 묘사의 액션 스릴러 장르를 많이 봐서 그런지 '7번방의 선물'의 비현실적 동화같은 이야기가 다소 불편하기는 했습니다. 그러면서 꺼이꺼이 울었던 것이 민망하기도 하구요.

 

모든 문화콘텐츠에는 장르적 지문이 있기 마련입니다. 물론 그것을 깨는 것이 신선하게 다가오기도 하여 그런 식으로 그 장르라는 문법을 깨는 것들도 많기는 하지만 이렇게 '깨다'라는 것은 이미 문법이나 정형화된 어떤 장르적 특징이 '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증명합니다. 그래서 영화같은 이야기나 드라마같은 상황 혹은 만화같은 캐릭터라는 말이 등장하곤 하지요.

 

그런데 그 모태라고 볼 수 있는 '만화'를 떠나 '웹툰같은'이라는 표현이 떠오르는 것은 웹툰이라는 장르적 특징이 무의식중에 떠올랐기 때문은 아닌가 합니다. 물론 그 안에서도 다양한 작품들이 있고 그 작품마다 그 특성이 다르기는 하지만, 웹툰하면 떠오르는 것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그 중에 언뜻 떠오르는 것은 칸과 칸 사이의 언어에 공백의 연출이라든지, 세로방향의 스크롤로 정지된 그림이 동적 효과를 노려봄직하다라는 것이라던지, 현재 진행형인 작품의 댓글이 작가와 소통하게 된다는 점 등이 있습니다.

 

영화는 규모의 경제라는 용어를 빌려 많은 사람들의 합작품입니다. 스크린 안과 밖으로 나누어 제각각 많은 일들을 하는 엄청난 사람들의 땀으로 만들어지는 대중문화인 것이죠. 그런데 웹툰은 웹툰 작가 혼자 혹은 스토리작가와 문하생 등의 몇몇에 의해 만들어 지고 그 작품을 감상하는 데에는 그다지 많은 비용이 들지 않습니다. (책으로 엮어 나와서 구매하기 전에는 거의 제로에 가깝죠.)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특징이 감상은 개인미디어를 통해 개인적으로 이뤄진다는 점이죠.

 

'7번방의 선물'은 판타지를 섞고 다소 진부할 수도 있게 비슷한 상징을 반복적으로 제시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그동안 보아오던 교도소의 풍경과 사뭇다르게 밝고 화사한, 마치 수감실이 유치원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영화초반의 박상면을 제외하면 교도소인지 어른들의 유치원인지 헷갈릴 정도니까요. 필요한 물품을 들여오는 과정이나 아이를 방안으로 들이는 장면은 우스꽝스럽게 표현되었죠. '아이엠 샘'에서 이미 알고 있는 똑똑한 딸과 바보 아빠의 모티브와 '쇼생크탈출'이나 '프리즌브레이크'에서 학습한 교도소 내부의 풍경을 섞고 그 안에서 신파를 엮어 내는 그럴듯한 그림이 완성되었어요. 여기에 노란 풍선과 열기구를 대칭적으로 배치하여 영화를 보고 나오는 관객들에게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를 완성시켜주었답니다.

 

 

그런데

왜 웹툰이냐구요? 그중에서도 그간 여러번 영화화 되었던 강풀의 웹툰과 몇몇 비교하여 이야기 해보고 싶습니다. 이게 웹툰으로 시작되어도 아무런 무리 없이 만들어 졌을 모습은 강풀의 '이웃사람'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까치라는 중복된 소재로 중요한듯 하면서도 관객이 콘텐츠에 의미를 부여하고 나름의 감상을 만들어 나가는 중심을 던져준 것 처럼, 열기구 혹은 노란 풍선으로 상징을 만들어서 영화 전체를 하나의 풍경으로 인식하게 만들었습니다. 또 인물의 관계가 단순하고 그 구성이 앞뒤 합을 맞춰나가면서 앞으로 다시 스크롤해서 확인함직한 이야기 구조를 갖추고 있어요. 아이의 죽음으로 누명을 쓴 때와 박상면이 불을 지르면서 소장이 위험에 처한 때, 그리고 수년이 지나서 결국 모의재판이라지만 누명이 벗어지는 그 긴장의 순간이 골고루 배치되어 각각이 마치 한회한회의 에피소드를 구성하고 있는 느낌이 듭니다.

 

웹툰이 이제 십년의 세월을 지내왔고 나름의 문법과 장르전환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웹툰에 익숙한 대중이 그의 지문을 가진 영화등의 다른 장르의 향유가 이렇게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어요.

 

아 ... 이런 스토리인 줄 알면서도 꺽꺽대고 울었던 리타의 아주 개인적이고 이야기와 전혀 상관없는 리뷰였답니다.

이 영화 박신혜 하늘 올려다보는 옆얼굴하고 노을 배경의 열기구빼면 시체아니었나하고 우겨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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