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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manhole)은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구멍입니다. 그래서 man에 hole이 붙은 거죠. 그 맨홀을 그냥 두면 길을 다니는 사람들이 빠질 수 있으니 뚜껑을 덮어둡니다. 그것이 바로 맨홀 뚜껑입니다.

사전에 따르면 맨홀(manhole)은 다음과 같이 설명을 하는군요.

 

“노면(路面)에 지하로 사람이 출입할 수 있게 만든 구멍인데 설치하는 장소는 관의 굵기 ·방향이 바뀌는 곳, 기점이나 교차점, 길이가 긴 직선부의 중간에 설치되며, 통풍이나 관거(管渠)의 연락에도 이용된다. 모양은 시공하기가 수월한 원형이 가장 많고, 이 밖에 사각형 ·타원형 등도 있다.”

[출처] 맨홀 [manhole ] | 네이버 백과사전

 

맨홀뚜껑에 대한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떠오르는 것은 맨홀뚜껑이 왜 둥근 모양이냐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많이들 아시겠지만, 뚜껑이 어느 방향으로도 아래로 빠지지 않기 때문이랍니다. 사각형은 대각선 방향으로 돌려서 세워넣으면 빠뜨리기 쉬우니까요. 예전에 어느 일본 만화에서 맨홀구멍에서 괴물이 뛰쳐 나와 사람을 해치는 내용을 만난적이 있는데 그 이후로 맨홀에 묘한 관심이 생긴 것 같습니다. 의식하지는 못했었지만 말이죠.

 

묘한 관심이라는 것이라 해도, 별다를 것은 없습니다. 그저 지나가다 맨홀뚜껑에 뭐가 그려져 있고 구멍은 몇 개인지 들여다보는 거죠. 얼마전 뉴스에는 하도 경제가 안좋다 보니 고물상에 팔려고 맨홀뚜껑을 훔쳐가는 사람들이 있었다는 데, 일단 그 형태와 재료, 그리고 그 구멍 아래에 무엇이 있을까에 대한 호기심이 뒤엉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것같아요.

 

그런데 급기야 얼마 전, 맨홀뚜껑 사진을 사기도 했습니다. 맨홀뚜껑 사진이 아름다우면 얼마나 아름답겠으나 그 사진에 담긴 이야기가 마음에 들어서 사고 싶어졌어요. 김멍멍이라고 닉네임을 쓰는 배우 김병찬의 사진전에서 만닌 사진이었죠.

 

'기다림'이라고 이름 붙여진 사진이었는데요. 사진에는 맨홀뚜껑이 그려져 있고, 그 맨홀뚜껑에 어지러이 꽃들이 꽂혀 있습니다. 그런데 이 꽃들은 작가가 설정으로 꽂은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그렇게 해 둔 걸 발견 한 것이래요. 광화문거리에서 말이죠. 누군가가 꽃을 거기 구멍에 하나하나 꽂았을까요? 그러면서 제목처럼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을까요? 다시 돌아오라고 말이죠.

 

 

 

 

그러고 보니 작년 여름 휴가 때, 저도 통영에서 맨홀 뚜껑 사진을 찍었습니다. 거북선이 그려져 있고 칠이 되어 있는 것이었죠.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밤에 숙소를 찾아 헤매다가 대형마트에서 맥주한캔 사들고 나와서 만난 맨홀뚜껑입니다. 빗물이 맨홀뚜껑을 반짝이게 만들고 있었죠. 맨홀뚜껑에 앉은 그 빗물처럼 리타도 어딘가 좀 가만히 쉬고 싶었던 피곤한 여행 이튿날 밤이었기에 잠시 바라보게 되었었죠.

 

 

 

우리는 마음 깊은 곳에 아름다운 추억이나 감추고 싶은 비밀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끔씩은 꺼내볼 수 있는 맨홀 뚜껑같은 것이 어딘가에 있으면 좋지 않을까요? 그 추억과 비밀이 잘 있는지 확인해볼 수 있는 구멍이 있다면 가끔 들어가서 쌓인 먼지도 좀 털어내고 흘러 들어온 이런저런 거추장스러운 것들도 덜어내고 그러면서 온전히 나만의 공간에 차분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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