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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귀엽고 털털한 이미연과 현명한 여성상을 보이는 김희애 뿐만 아니라 가장 젊은 감성을 소유한 김자옥과 나이보다 시크한 매력이 도드라지는 윤여정의 행동이나 말투 게다가 옷차림에까지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렇지만 이번 <꽃보다누나>는 지난 <꽃보다할배>와 많이 다릅니다. 1명의 젊은 짐꾼과 4명의 유명연예인이 함께 외국배낭여행을 떠나 일상의 소소하고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며 일생을 닮은 여행이라는 컨셉은 같다 할지라도 등장인물들의 관계와 방향이 전혀 다른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이서진은 그간 다소 개인주의적인 도시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꽃할배를 통해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부지런히 여행을 도와주면서 꽃할배들의 아들 때로는 친구나 보호자같은 의외의 모습을 보이면서 긍정적인 이미지를 얻었습니다.  한편 이승기는 짐꾼이 아닌 짐으로 전락하면서 기존 예의바르고 구김살 없는 이미지가 누군가 차려준 밥상만 받아보았던 철없는 어린 아이돌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내었습니다. 여행 초기 그가 느꼈을 자괴감이나 다른 여배우들이 불현해 하는 것이 많이 드러났습니다. 물론 꽃누나가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이승기의 이런 부정적인 이미지는 점차로 여린 여성을 지키는 젊은 남자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것을 쉽게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두 프로그램은 문제아가 지혜로운 사람들과 어울리다 철들었다는 말괄양이 길들이기 이야기와 세상모르는 애송이가 세상으로부터 소중한 이들을 지키고자 진짜 남자가로 성장해 가는 성장스토리의 이야기로 대별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짐꾼인 이서진과 이승기를 중심으로 연결된 네개의 선으로 이어진 다른 출연자들의 관계도 사뭇다릅니다. 기존 꽃할배는 오랜시간 함께 연기해오면서 사석에서 형님, 아우로 자연스럽게 행동하면서 일정이 마치는 저녁에는 술이 꼭한잔은 들어가야해서 이서진의 역할이 요리사로 하나 더 늘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꽃누나의 경우는 네명의 여배우간의 친분이 그리 돈독하지 않아 서먹서먹한 모양새로 시작합니다. 여성의 꼼꼼한 성격때문인지 이런 서먹함 때문인지 여행에서 서로의 관계에서 나오는 이야기보다는 그들이 덩그러니 들어앉은 주변을 둘러볼 기회가 더 많았습니다. 자연스레 여행정보를 원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먹을것, 묵을것, 살것과 볼것에 대한 정보가 많이 쏟아져 나오게 됩니다.

 

그런데 이런 비교는 자연스럽게 우리가 느껴서 만들어진 점이 아니라는 게 조금 불편합니다. 그것은 나도 모르게 '이건 연출의 힘이다'라고 말하고 만데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아직은 서먹한 관계에서 오는 그 정적을 자막으로 메우려는 듯, 영상의 편집과 음악 그리고 자막은 조금도 쉬지를 않습니다. 팽이나 노트가 중요한 소품이 되어 복선을 깔아 산만한 여행기를 하나로 묶으려고 연신 힘을 쓰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었습니다. 게다가 중간중간 들어가는 광고는 이미 기획단계에서 부터 협찬을 받았는지 광고의 컨셉이 프로그램에서의 이승기의 모습 그대로라 어디까지가 꽃누나고 어디부터 광고인지 모를 지경입니다. 광고주를 끌어들이기 위한 프로그램은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죠. ('응답하라 1994'의 경우도 그렇긴 합니다. 고아라가 괴팍하게 연기한 장면만 모아서 만든 화장품광고, 윤진이의 거친모습을 편집해서 보여주다가 반전 매력을 이야기 하는 자세교정을 도와주는 의자 광고 등 많은 캐릭터가 그 캐릭터 그대로의 모습입니다.) 

 

반면 김병만이 병만족장으로 등장하는 <정글의 법칙>은 전혀 다릅니다. 그간 많은 인기를 끌기도 하였지만 이번 시청률에서는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하는 꽃누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수치를 나타냈습니다. 이는 공중파로서는 오히려 케이블방송인 꽃누나에 비해 주목도에서 많이 뒤떨어진 성적이기도 합니다. 대개 케이블방송 프로그램은 그 방송을 신청하여 시청하는 인구 자체가 적기 때문에 인기정도를 따지기 위해서는 시청률에 5-8배 정도해서 기존 공중파 시청률과 비교하고는 하기 때문입니다. 

 

 

병만족장이 떠나는 곳은 밀림, 오지, 사막 등 문명의 이기와는 많이 떨어지는 곳입니다. 어쩌면 건강 심하면 목숨에도 위협이 되는 곳에서 춥고 덥고 배고프고 위생적이지 않은 환경을 그대로 감내해야 합니다. 이프로그램은 보는 이들에게 어쩌면 닥칠수도 있는 신체적 위협에 대해 대리하여 준비하게 해줍니다. 완벽하게 갖춰진 냉난방, 먹을거리, 교통과 통신시설과 상하수도 시설은 사실은 이 지구의 95%에는 존재하지 않는 것임을 새삼 깨닳게 합니다. 그래서 겸손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다시 지켜보게 되는 것이죠. 또한 출연자들은 그들의 기존 연예인을 가지고 있던 허울은 모닥불에 던져버리고 싱싱한 물고기바비큐를 진심으로 맛보고 있습니다. 

 

어차피 방송도 하나의 상품이라는 것은 동의합니다. 게다가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많아져서 관련한 광고나 인기몰이 제2, 3의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기 수월해진다는 점은 이미 여러차례 확인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기본으로 돌아가서 프로그램 하나만 두고 보았을 때의 가치에 대해 더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어느 시공간의 누구나 보더라도 가슴벅찰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비로 지금은 많은 관심을 받지 않더라도 스테디 셀러가 될 수 있는 힘을 지니게 되니까요. 

 

인스턴트같이 지금 우리만 보고 즐기면 끝인, 같은 추억이나 경험을 가진 딱 한정된 세대만을 위한 그런 프로그램들도 필요하겠지만, 그들이 모여 좀 더 큰 세대와 공간을 아우를 수 있는 큰 연결고리들도 생각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병만족들은 비록 그 프로그램에서만 만나게 되고 광고나 관련 상품이 만들어지지는 않더라도 그들 마음 속에 보석 한상자씩은 들어있을거라는 생각에 더욱 부러워지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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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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