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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그냥 이름을 지었다지만 그늘진 습지에 조용히 자라는 기분나쁜 이미지의 이끼라는 식물은 왠지 그림체와 닮아있다.

 

웹툰이라는 것은 웹 상에서 창작과 향유의 시간 공백이 크지 않게 이뤄진다. 또한 한번 보이고 마는 것이 아니라 연재해서 몇회 또는 몇 십회를 이어가는 호흡을 가지고 있다. 연재가 끝난 작품이라면 정주행이라는 말을 쓰면서 단숨에 하루에라도 읽어 내려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앟고 연재중이라면 매주에 한 두번 가뭄의 단비가 내리는 것을 기다리듯 해당 웹페이지를 기웃거리게 만드는 것이기도 하다.

 

스크롤을 내려가며 읽어야 하는 웹툰은 기존 종이만화와 읽는 방식에서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림과 그림 사이의 공백이 가지는 의미는 퇴색하지 않았다. 기존 종이만화의 칸 개념을 거의그대로 가지고 온 작가도 있지만 대부분의 작가는 한 눈에 한칸(칸의 경계가 없기도 하다)이 들어오도록 하고 칸과 칸 사이의 공백이 넓게 되어 있다. 한번 스크롤을 내릴때 영유있게 하나의 그림을 눈에 담아주기 위한 배려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칸과 칸 사이의 의미는 크다고 볼수 있다. 소설의 줄과 줄 사이의 공백에서 정신분열적 상상의 앞뒤 안맞는 영상들이 머리속을 일렁이게 만드는 즐거움을 주듯 만화에서도 작가가 그려주는 이미지 외에 읽고 있는 나만의 이미지를 그 사이에 끼워줄 여유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만화가 영화보다는 많은 창조적 여지를 가지고 있는 것일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의 정성은 변화가 없지만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웹 상에서 읽어지는 그림들의 색상이나 효과에 크게 제한을 받지 않게 되었다는 점에서 환호할만 하다. 종이에 컬러를 입히고 그것의 질에 따라 만화책으로서 구입해야 하는 비용은 꽤 상승하게 된다. 하지만 웹툰에서는 그림의 복잡도나 컷의 수 등만큼 컬러의 수나 화면의 질(화면의 질이 있기나 할까. LCD모니터인지 CRT인지 작가가 알게 무어냐)은 큰 고려사항이 못되는 것 같다.

드디어 총천연 색깔을 부담없이 쓸수 있는 작가들이 의식적으로 그들의 텔링을 위해 색을 제한하며 작품으로 옮기고 있는 것이다.

 

대사나 독백 또는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말 아니면 서술자가 들려주는 말은 주로 공백에 존재한다.

다음 그림이 어떨지 앞 그림과 관계가 어떻게 될지...

 

그림의 연속성을 살리려는 작가의 경우는 글씨가 많은 것을 피하는 듯 하다. 재빨리 스크롤을 내릴 때의 애니메이션 효과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글씨를 읽는 데 방해를 받아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영화의 자막이 한줄에 너무 많은 글씨가 들어가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 처럼

그들 스스로 그림만큼 대사와 글씨수 때로는 글씨체까지도 염두하는 것이다.

 

웹툰을 읽다가 아주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기도 하다. 왜 이런 대사가 나온 것인지 이 장면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알고 싶을 때가 있는 것이다. 반대로 내가 알아낸 사실을 누군가에게 말하고 싶어 입이 근질거리기도 하다.

 

웹툰을 읽고 다음 회로 바로 넘어가기 전에 리플들을 보면 일종의 작가와 독자의 상호작용성을 알게 해준다. 가끔 번외로 작가의 말을 연재 중간에 넣기도 하는데 그때 독자들이 궁금해 하거나 아쉬워 하는 부분에 대한 답을 들려주기도 하고 직접 말은 하지 않더라도 작품속에서 반영하는 듯 보인다. 그러면서 좀 더 대중성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끼 속에서는 다른 웹상의 토론 장에서 하는 듯한 실제 정치, 경제상황을 닮았다고 주장하면서 여러 의미를 꺼내려는 사람들도 있었고 그들에게 대리만족을 주기도 하는 듯 했다. 그래서 실제 작품의 이야기가 조금 느슨해지고 극적 긴장감이 줄어든다 할지라도 웹툰이어서 가능한 소위 리플놀이의 배려로서 그 부분이 양보가 되는 듯도 보인다.

 

어쨌거나 웹툰이 자리잡고 작가들의 개성도 눈에 띈다. 어떤 작가들은 유명세만큼이나 경제적으로도 높은 수위로 올랐을 것이고 그들의 팬들에 대한 위트있는 작품들은 다시 우리를 즐겁게 하고 그들을 풍족하게 해줄 것이다.

 

물리적인 상품보다 정서적, 정신적 상품의 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점점 영리한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 같다.

 

최근 이끼는 영화화되고 있다. 유명 배우들이 산골 어디선가 고생을 하고 있을 것이다.

정말 숨막히게 긴장감 높은 어둡지만 마음 후련하게 밝히는 그런 영화가 나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꼭 봐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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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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