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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대학원 동생을 만났습니다. 한창 바쁠 때라서 모처럼 약속을 잡고 만나기는 했지만 불러낸 언니로서는 조금은 미안한 감은 있었어요. 여자들이 하는 이야기들이 별반 다를 것 같지는 앖지만, 이 친구는 만나볼 수록 속이 깊고 친구같은 동생이자 선배입니다.

사회 생활을 한지 시간이 흐를 수록 이런 저런 변화들이 생겼고 아마 그녀의 시야도 많이 늘었을거에요. 처음 만났을 때보다 몇 살은 더 먹었으니 앞으로 공부나 일 혹으 연애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이 만들어지고 키워져 나가겠지요.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찾은 술집은 (술집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어색한 감이 있지만... 일전에 이런 분위기의 카페에 가 본 적이 있었죠.) 좌식의 인도풍 인테리어였습니다. 지하에 자리하고 입구에서부터 뿌연 안개같은 향기가 흩여져 반기더군요. 음악에 맞춰 내키면 한두번씩 장단을 마추는 연주자가 한켠에 앉아있는 뭔가 나른한 분위기의 장소였습니다.


가게 중간에는 얕은 연못이 있고 생화 꽃잎이 둥실 떠 있습니다. 중간에 뜰채로 건져내고 새 잎을 넣는 모습을 봤는데요. 여기저기 아로마 향초가 있어서 그런지 나른한 분위기 절로 피어납니다. 이 주변으로 둘러 싸면서 앉아서 쉴 수 있는 자리들이 마련되어 있고, 한 켠은 몇몇 계단을 올라가게 되어 있어 공간을 분리하면서 입체감을 만들어 덜 답답하게 해주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앉을 만한 공간도 마련되어 있구요.

우리는 한쪽 구석에 자리를 잡고 종업원이 가져다 준 담요를 덮고 편안하게 벽에 기대 앉았어요. 중간 중간 벽이 세워져 있고 조병도 흐릿해서 촛불을 켜놔야 앞에 앉은 사람이 볼 수 있는 공간이다 보니 주변의 몇몇 다른 손님들은 별로 보이지가 않더라구요. 이런 곳은 남자친구와 와야 제격인 그런 곳인데 말이죠. 그렇다고 몇번 만나보지도 못한 남자를 데려가기에는 뭔가 의심쩍게 쳐다볼 수 있는 그런 공간 같기도 합니다.

 

 


음료 등은 셀프라고 하는데요.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저는 준벅을 시켰습니다. 이곳 분위기와는 다소 맞지 않은것 같지만 공부라도 하듯 멀뚱히 오래 서있기는 좀 그렇더라구요. 그 아래로 이러저러한 소품들이 장식되어 있고 한켠에는 물담배가 만원이라는 안내문이 걸려 있었어요.

 

음료를 가지고 오는 와중에 옆자리에 앉은 커플은 거의 누워있다시피한 편안한 자세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더라구요. 그렇게 애로틱한 모습이 아니라 엠티온 친구사이같은 쿨한 모습이었습니다. 약간 어슴푸레한 조명에서 여자 둘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좀 더 솔직하게 되는 것 같았어요. 공감대가 몇몇 있는데다가 알콜이 섞인 색다른 공간에서 경험하는 그 무언가때문이었겠지요.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한자리 차지하고 나른하고 편안한 음주를 여유있게 즐겨볼까 합니다.

상상마당 건너편 조폭떡볶이 지나 골목으로 충분히 들어가서 우회전하면 갈 수 있는데 이렇다할 간판은 없었습니다.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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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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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확실히 분위기 좀 있는 곳이네요. 저도 누군가와 같이 이런 곳에서 여유있게 쉬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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