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잠든 사이에, 드라마 속 영화 다시보기 (3)
종영까지 한 주를 남겨둔 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소제목에 등장한 영화들을 다시보는 세번째 글이다. 소제목으로 등장하는 영화들은 드라마의 전개에 필요한 단어를 포함하거나 이미 알려진 영화 속 캐릭터를 통해 드라마 주인공의 캐릭터를 더 입체적으로 꾸며주거나 혹은 영화의 구성, 주제가 드라마의 구성에 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 세상을 보게 된다는 말이나 세상에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새삼 떠오른다. 마지막 두 영화는 어떤 것들일지 벌써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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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 액션, 류승완, 박성빈, 류승범
네이버 줄거리 맨 위에는 ‘꽃같은 세상 날려버린다’라는 문구가 써 있다. 바닥에서 보면 세상은 너무 평온하고 너무 평범해 보인다. 친구 때문에 억울한 운명이 시작된 성빈은 자기를 구렁텅이로 들어가게 만든 석환에 대한 앙심이 자기도 모른새 자라있었다. 급기야 그 구렁텅이를 벗어나지 못하고 그 곳에 살아남기로 마음먹은 후에는 석환의 동생이 제발로 들어오는 것을 굳이 막아내지 않는다.
정말 사소한 사건으로 인생이 180도 나뉘어 버린 두 사람의 이야기에서 인생의 허무함이나 씁쓸함 같은 것이 있다. 드라마에는 제자를 죽이고도 뻔뻔한 갑질 교수가 등장했다. 뇌사 판정을 받은 이의 부검은 아들을 죽인 범인을 밝히는 것이지만 장기 이식을 받을 수 있는 7명의 사람을 구할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이기도 했다. 부검을 통해 범인을 밝혀 원통함을 풀어줄 것인가. 아니면 장기 이식 수술을 통해 꺼져가는 더 많은 이들을 살릴 것인가.
12. 노킹 온 헤븐스 도어(1998) 범죄코미디, 틸 슈바이거, 잔 조세프 리퍼스
처음 기타 코드 배우면서 불렀던 노래가 바로 ‘노킹온 헤븐스 도어’였다. 죽음을 앞 둔 두 암환자의 로드 무비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더욱 소중하고, 죽음을 받아들였기에 더욱 자유롭다는 것을 실감나게 한다. 전혀 다른 성향을 가진 두 남자가 일확천금을 실은 자동차를 몰고 한번도 본 적 없다는 바다를 향해 달린다는 이야기만으로도 우리는 가슴 두근거린다. 악당들이 뒤쫓지만 그들에게 공포심보다는 죽음 문턱에서 느끼는 각성을 깨워줄 뿐이다.
드라마는 바다로 향하는 두 사람의 모티프를 따른다. 이 사건은 잘 해결되고 우리는 바다로 떠나게 될 거라는 거짓말은 재찬을 채찍질한다. A or B가 아닌 A and B의 결심에 부담감도 컸지만, 결국 무엇이 본질인가를 따져 묻는 재찬의 진심은 통하고 말았다. 마주한 바다는 소녀, 소년이었을 때 마주했던 바다와는 다른 의미였다.
13. 지금 만나러 갑니다(2005) 멜로 판타지, 나카무라 시도, 타케이 아카시
비의 계절에 돌아온다는 말을 남기고 떠난 엄마, 남겨진 아빠와 어린 아들의 이야기다. 비의 계절에 돌아와 6주간 새로운 추억을 만들고는 하지만 언제나 이별은 가슴 아픈 법이다. 기억을 잃었지만 비가 내리면 다시 처음부터 사랑하기 위해 다시, 만나러 가는 엄마의 사랑이 가슴에 와 닿는다.
종반부에 다다른 드라마는 이제 홍주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범인이 누구인지 서서히 밝혀지게 된다. 꿈 속에서처럼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면 그 범인이 누군지 똑똑히 알고 그를 만나러 가야 할 것이다. 13년 전 두 주인공의 아버지를 죽음에 빠뜨린 탈영병의 형이었던 경찰도 다시 만나게 되었지만 반가워할 겨를도 없이 오랜 사건에 다시 휘말리고 만다.
14. 캐치 미 이프 유 캔(2003), 범죄 스릴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유명한 영화다. 희대의 사기극을 다룬 영화로 문서 조작을 통해 신분세탁을 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사람들은 허울에 쉽게 속고 있는가를 알게 해주는 영화다. 영리하고 약삭빠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그를 쫓는 톰 행크스의 쫓고 쫓기는 연기가 일품인 영화.
드라마는 드디어 홍주를 위험에 빠뜨리는 범인의 베일을 벗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이유범은 자기의 실체가 세상에 드러날 처지에 처했으며 억울하게 죽어간 누명쓴 죄수의 아들은 원망과 분노가 끓어오르기 직전이다. 재찬은 사랑하는 연인을 구하고 이유범과의 악연을 끊고 검사로서 잘못된 판결을 바로잡을 수 있게 될까. 과연 잡을 수 있으면 잡아보란 식의 괴씸한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비로소 문화콘텐츠 브랜드 연구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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