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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맨인블랙3>는 앞 선 두 편의 영화만큼 신선하지는 않습니다. 첫 편을 보았을 때의 기발한 상상력에서 오는 생경함이 워낙 컸던지라 웬만한 색다름이 아니고서는 관객들의 실망만 끌어낼 뿐이겠죠. 아마 지난 10년간 속편을 만들어 내지 않았던 것도 그것에 대한 부담감 탓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안타깝게도 윌 스미스의 생글거리며 익살떠는 모습은 조금 수그러들었고 포스터에서마저도 힙합 보이틱한 스타일은 찾아보기는 힘이 듭니다. 그런데, 헐리우드가 어디 그냥 헐리우드겠습니까? 10억불의 신화라는 문구만큼이나 세계적인 센세이션을 올린 MIB브랜드를 활용하면서 앞서 이야기한 기대충족의 잣대를 슬며시 빗겨나가는 것을 전략으로 삼았죠.

 

그 전략의 핵심은 바로 추억을 통한 아날로그감성의 특제 소스입니다. 아날로그와 복고에 대한 트렌드는 계속 되어오던 것인데다가 십년의 공백을 기가 막히게 활용하는 스토리 아닌가 합니다. 또 이 아날로그라는 것이 절!대! 그런 것은 아니지만 왠지 촌스러운 구석이 있고 좀 어설픈 무언가가 있다는 생각이 들죠. 그리고 감정에 대해서도 덜 인색해지게 됩니다.

 

그 어설퍼서 조금은 덜 팍팍해 보이는 시절, 과거의 MIB본부의 외계인들조차도 알록달록 반짝이 무대의상을 오려 입은 것 같은 어설픈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젊은 히피들이 생명을 노래하고, 밝고 알록달록한 의상을 갖춘 남녀가 나란히 소파에 앉아 평온한 일상을 보여줍니다.

 

맨인블랙은 초절정의 첨단기술을 가지고 지구인이 모르게 외계인을 다루는 임무를 수행하는 이들입니다. 검은 수트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입 꼭 다물고 표정도 없죠. 그런 그들이라서 이 아날로그코드는 참으로 절묘하게 들어맞아 보이는 건 아니었을까요.

 

 

 

 

어쨌거나, 제이는 케이를 구하기 위해 40년 전 달 탐사선이 발사되는 순간을 찾아 갑니다. 그리고 젊은 제이를 만나게 되고 지난 14년간 못한 이야기를 단 하루에 나누기도 하지요. 이쯤이면 더 이상 관객들은 MIB3에서 새로운 외계인의 모습이나 첨단 기술을 탑재한 무언가를 찾지 않게 됩니다. 드디어 두 캐릭터가 만들어 가는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그들이 만들어 온 역사를 더듬어 보게 되었죠.

 

제이와 케이의 관계가 더 공고하게 되고 급기야 마지막에는 눈시울을 붉히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네요. 어쩌면 누군가는 윌스미스가 주인공인 <백투더 퓨쳐>라고 할 수도 있고 또 어찌보면 이전의 문법을 그대로 가지고 와서 새로울 것 없는 이야기의 반복이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간여행 영화에 꼭 등장하는 현재와 과거를 잊는 추억, 역사적 사건, 관련 인물이라는 문법을 고스란히 사용하고 있죠. 새로운 외계인의 분량도 극히 제한적이고 그 형태도 기존의 것과 다를바 없었습니다. 그리핀은 <반지의 제왕>의 호빗족과 다를 바 없었죠.)

 

그래도 이번 영화는 의미가 깊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앞의 두 편 모두 큰 성공을 거둔 영화지만 단편적인 시리즈물로 미션의 수행과 클리어를 다룬 것이었다면, 이번 영화는 <맨인블랙>의 브랜드를 한 단계 올려주는 신화를 만들어 넣은 것이 아닌가 합니다. 슬쩍 멋진 근육을 자랑하기는 했지만 윌스미스도 그렇고 더더군다나 토미리존스의 나이가 있는지라 이들의 <MIB4>를 기약하기는 힘이 들지 않나 싶으니 이렇게 훈훈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어떻게 보나 좋은 결말이지 않나 싶었어요.

 

저는 디지털로 봤는데 굳이 3D로 보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건 또 취향이니까! ^^

 

개봉일을 기다려서 조조영화로 한달음에 달려가 보게 된 영화<맨인블랙3>. 십여년 전 유럽 여행할 때, 독일에서 [맨인블랙 쯔바이(2)]라는 성우의 음성이 아직도 생생해서 그런지 유독 애착이 갑니다. 그 이후로 지하철역 사물함을 유심히 쳐다보게 되었죠.

 

암튼 결론은 훈훈하고 재밌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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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맨인블랙 2 재밌게 봤었는데
    3도 한번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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