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사는 사람들이 부럽습니다. 난시가 심한 눈을 안경이나 렌즈없이 그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일부러 집중해서 보지 않으면 무심히 지나치기에 좋은 시야를 가졌기 때문일겁니다.
사진은 그림과 달라서 보고싶은 것만 그릴 수는 없습니다. 눈앞에 놓인 장면을 한장의 사진으로 담아낸다는 것은 렌즈의 왜곡이나 찍는 이의 프레임의 위치로서 창작을 하도록 합니다. 하늘의 구름을 한 떼의 양으로 만들어 내거나 순진무구한 어린 아이의 눈 속에 수많은 방울방울을 끌어 내는 사진을 보면 실제하는 것들에서 전혀다른 감동을 얻게 됩니다. 늘상 보던 것에서 낯선 신선함을 느끼는 미학.
이렇게 가까이 있어서 더 실감나고 그래서 더 벅차게 하는 멋진 예술이 아닌가요.
사진을 좋아하는 네명의 작가들이 모여 문을 열었을 때만 해도 문래동의 다른 대안공간들에 비해 특별한 것이 별반 없는 공간같았습니다. 하지만 조그마한 공간은 일년남짓한 시간동안 50명이 땀을 흘려가면서 가득 채우며 몇 점의 사진과 소소한 공연에 가슴을 쓸어 내리는 훈훈한 경험들이 쌓여 왔습니다. 2주에서 한달간 꾸준히 사진전이 열리고 그 사진전의 오프닝에는 케이채님의 섭외가 빛을 발하는 멋진공연들이 있어왔습니ㅏ.
그렇다보니 인적 드문 문래동 철공소 한 가운데 쌩뚱맞게 들어앉은 빛타래라도 사람들의 발길이 계속해서 이어졌답니다. 빛타래에는 항상 누군가가 지키고 앉아서 벽에 걸린 사진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믿음때문이겠죠. 직접 내려주는 커피도 있고 작가들의 기존 작품집이나 상품들이 진열되어 있는 아기자기한 공간은 도심 속의 나만 알고있는 마음의 별장같다는 느낌입니다.
사진공간 빛타래
열정은 주변에 핑계를 만들지 않습니다.
저는 빛타래를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낍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공간의 크기 때문에 애시당초 포기하는 일은 없습니다. 공연을 하면 한겨울에도 땀이 흠뻑날 정도로 꽉 메운채로 환호가 흘러 나오구요. 직접 혹은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충분한 기간동안 기획하고 준비하여 올립니다. 최근에는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외국작가의 전시( http://www.bittarae.com/181 ) 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작년 봄인가 처음 만났던 케이채님은 빛타래 공간을 사진을 위한 좋은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고 했습니다. 여유가 좀 더 되면 시설도 더하고 뒤편 공간을 확장해서 더 넓히고 싶다고도 했습니다. 그리고 문래동 다른 문화공간들과 많이 교류하고싶다고 이야기 했어요.
지금 그 이야기가 모두 그대로 실천되었답니다. 조금이지만 뒷부분에 있던 공간을 확장해서 더 너른 공간이 되었구요. 해외로 국내로 왕성한 활동을 하시더니 스크린설치며 오디오 설치를 하셨다지요. 그리고 최근에는 문래동 예술기획자 모임을 빛타래에서도 진행하고 주변 공간과도 교류가 활발하답니다.
제 마음을 사로잡은 사진들. 오른편 여자아이 사진은 정말 소장하고 싶은 마음이 열렬했답니다.
능력은 열정에 비례하고 그 움직임도 힘이 있어 멋있어 보입니다. 혼자만 아는 변명꺼리나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이런저런 상황들은 진지하게 부딛혀서 겪어내어 이겨보는 사람에게는 별로 통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저런 이유로 멈추지 말고 지금 하고 싶은 것을 위한 작은 실천들이 무엇인가를 이야기하고 그것을 지키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그 애정어린 열정을 배워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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