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그것에 대하여, 30대 여자들의 우정이란
당연히 서른 넘은 여자라서 리타가 이 웹툰에 끌린 것이겠지만, 이상하게 여자들은 사춘기를 두 번씩 겪는 다는 생각을 다시한번 하게 됩니다.
가족과 학교 그리고 친구들과의 '우리'에서 '나'라는 독립된 어른으로 자라나가는 20대 초 중반부터 몇 년이 외롭거나 치열하거나 아뭏든 다사다난합니다. 그러다 보니 서른 즈음이 되면 여자들은 우리 인생을 되돌아 볼 필요를 느끼는 게 아닌가 해요. 대학까지 숨가쁘게 달려왔다가 다시 취업을 하고 회사에 익숙해지고 어느 정도 경력이 만들어질 즈음 혹은 아직도 도대체가 무엇을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생각할 즈음 이러면 안되겠다 싶은, 꼭 무언가를 실행해야만 하는 사람들처럼 고민에 빠지고 여행을 가게 되나봅니다.
예상하지 못한 이별로 혼자 술을 마시는 서이수의 모습으로 시작하는 웹툰<그것에 대하여>
올레마켓웹툰에서 해인작가가 연재중인 <그것에 대하여>는 십여년 전에 큰 인기를 누렸던 미국 드라마 <섹스앤더시티>를 연상시킵니다. 서른넘은 미혼 여성들의 우정에 대하여 이야기 하는데, 그 내용이 조금 더 한국적이고 조금은 덜 화려합니다. <섹스앤더시티>에서의 캘리처럼 글쓰는 것이 직업인 김우람이라는 친구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드라마에서처럼 극을 이끌어 가는 화자는 아니고 박소희, 서이수, 강아영의 4명의 친구의 이야기가 번갈아 가면서 진행됩니다.
그렇게 수다를 떨고나도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오는 수많은 '그것'들에 대하여 웹툰은 이야기를 하거나 위로를 하거나 판단을 내립니다. 그리고는 한 번쯤은 비슷한 일을 겪었을 우리 미래의, 과거의 30대 여성들이 공감을 꾸욱~ 누르도록 합니다. 목구멍 따갑게 슬플 정도는 아니지만 코 끝이 괜히 찡 할 정도의 여운을 남기면서 해인작가의 위로하는 듯 건내는 이야기들이 꽤 흡입력이 있습니다.
주로 남녀 간의 사랑에서의 썸이나 이별이나 청혼 혹은 결혼까지의 여자들이 흔히 나누는 가십거리 이야기가 나오는 것 같지만, 그보다 이 웹툰을 보면서 크게 느끼는 것은 젊은 여자들의 '독립','행복하기'에 대한 끝없는 고민이 좋다는 부분입니다. 가족간의 갈등이나 결혼에 대한 주변의 압박 혹은 고민, 커리어를 쌓아나가는 성인으로서 담담하게 살아가는 주위의 우리를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로맨스나 판타지는 잠시 고이 접어두고 좀더 현실을 마주하면서 씩씩하게 걸어나가는 여자친구들을 사귀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림체가 유려하거나 스토리가 긴장감을 마구 조성한다거나 미디어 특성을 십분 활용해서 연출의 묘가 있는 것은 웹툰은 아니지만, 가끔은 열마디 이야기보다 한 줄의 시가, 때로는 침묵의 위로가 더큰 위안이 된다는 것을 몸소 알려주는 그런 쉼표 같은 웹툰입니다.
혹시 아직 '과연 여자들에게도 우정이 있는 것일까?', '여자의 적은 여자라던데...' 라는 생각을 하는 분들이 있다면 리타가 과감하게 아니라고 말하고 싶네요. 꽤나 열정을 불사르던 20대를 지나보니, 미워하거나 싫어하는 사람들에 대해 사실은 그들이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에 대한 유치한 반작용이었음을. 따지고 보면 나도 그들에게 딱히 좋게 대해주지 않았음을 알았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다 잘 맞지 않는 듯, 그런 이들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 되는 것이고, 정말 좋은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의 단점은 과감하게 이해하고 좋은 점을 공유하면서 행복해지는 것이 여자들의 우정이 아닐까 합니다.
<그것에 대하여> 웹툰 보러가기 : http://webtoon.olleh.com/toon/timesList.kt?webtoonseq=96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올레웹툰 #그것에대하여 #해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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