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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자의 단어장] 재매개, 미디어 진화의 원리

by feelosophy 2016.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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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자의 단어장

 

[재매개] 미디어 진화의 원리

 

[문화기획자의 단어장: 013 재매개

 

하나의 미디어가 다른 미디어의 표상 양식(representation), 인터페이스, 사회적 인식이나 위상을 차용하거나 나아가 개선하는 미디어 논리

 

제이 데이비드 볼터와 리처드 그루신(Jay David Bolter & Richard Grusin, 1999/2006)이 같은 이름의 책에서 통찰력 있게 구성해 제시한 개념이다. (뉴미디어 이론, 2013. 2. 25., 커뮤니케이션북스)

 

 

 불과 몇년 전, 전자책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기존 종이책이 위협받는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작고 가벼운 디바이스에 수백권의 책을 가지고 다닐 수 있으며 멀티미디어 기능을 겸비한 새로운 형식의 도서를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학계나 업계 소비자들의 관심이 모아졌죠. 지금도 현재진행형인 이 전자책의 개발과 관심의 다른 한편에는 기존 종이책의 건재함을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보이는 라디오를 통해 라디오를 듣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시간으로 시청하고 있으며, 웹을 통해 버라이어티 쇼나 드라마를 감상하는데 전혀 어색해 하지 않습니다. 이는 팟캐스트나 웹드라마 등이 등장하여 새로운 미디어로 발전해나가는 특성을 앞의 예와 같은 기존 미디어 개선 사례에서 엿볼 수 있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많은 미디어가 생겨나고 그것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면서 쟁합니다. 도태되기도 하고 앞서 나가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흡수하거나 변형되기도 하면서 기존의 미디어는 경제적, 사회적, 기술적 이유로 등장하는 수많은 미디어들과 함께 우리와 소통하고자 합니다.

 

 이러한 가운데 '재매개'라는 단어와 그 개념에 대한 고민은 중요합니다. 물론 각 미디어의 특성을 완벽하게 연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거니와 복수의 미디어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특성은 그때마다 새로울 것이기에,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전해지는 온갖 데이터나 메시지 혹은 콘텐츠의 특성을 공통적인 것과 개별적인 것으로 나누어 볼 여유가 없을 것도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시기마다 우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미디어는 분명히 존재하고 그것들이 다른 미디어와 재매개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는 믿음은 큽니다. 그러므로 미디어의 특성과 더불어 다른 미디어와 재매개 하는 것의 의미와 특성을 이해하는 것은 문화기획자가 문화를 이해하고 그것을 하나의 이벤트나 콘텐츠로 담아내는 데 있어서 중요한 개념이 될 것입니다.

 

 재매개의 개념을 알아보고자 할 때,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하나는 '비매개'라는 것으로 미디어 고유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현전감을 주고 익숙함을 전달하며 몰입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비매개적 특성입니다. 이는 미디어의 정체성을 갖도록하고 본질적인 특성이라 볼 수 있습니다. 다른 한편, '하이퍼 매개'는 다중성이나 분절을 담당합니다. 사회적 물질적, 정신적으로 신선하게 느껴지도록 하며 익숙한 세계를 낯설게 만들어 냅니다. 이들 비매개와 하이퍼매개는 상반된 개념이나 여집합으로 모순된 관계가 아닙니다. 바로 서로 공진하면서 우리가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이죠.

 

 즉, 재매개는 하나의 뉴미디어가 기존 다른 미디어와의 소통하는 논리를 의미하면서 하나의 미디어 속에 콘텐츠를 관객에게 소구시키는 논리입니다.

 

 콘텐츠에서는 상호텍스트성이라는 개념과도 이어질 재매개의 특성은 기존 미디어의 특성이 콘텐츠의 스토리텔링에 영향을 끼친다는 당연한 전제를 염두해본다면 재미있습니다. 시리즈나 스핀오프로 만나보는 콘텐츠, 여러 미디어를 통하여 통합적으로 이야기를 조합해 나가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에 대해 생각해보는 데 있어서 이 재매개의 개념은 선발/중심 미디어의 콘텐츠가 다른 미디어와 어떻게 관계맺을 것인가를 고민하는데 열쇠가 될 것입니다.

 

 

 

다음 영상은 배트맨 시리즈 중 'Dark Knight'의 바이럴 캠페인 영상입니다. 밈(Meme)이 되버린 'Why so serious'라는 조커의 대사와 조커 특유의 찢어진 입이 강조된 이미지가 영화나 광고 혹은 디지털 게임을 벗어나 현실로 나와 대체현실게임이 된 사례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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