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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영화 리뷰

<신들의 전쟁> 남성관객을 위한 한풀이!

by feelosophy 2011.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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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의 제작진들과 <더 셀'the cell'>이라는 작품을 만들었던 타셈 싱 감독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어느 정도의 영상은 기대를 했던 터였습니다. 
 
로맨틱 코미디라거나 아니면 신나는 모험을 다루는 이야기가 아니라서 아주 좋아하는 장르의 영화는 아닐지라도 남성스러움이나 영웅주의의 컨셉이 확실함, 이미 검증을 거친 제작팀의 영상 하나에 새겨진 의미를 따라가보는 것은 의미있는 것이라 여겼습니다. 

 

<300>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이 있기도 했지만 그 영상에 대한 분석에서 만큼은 그렇게 악평이 달리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 <신들의 전쟁>에서도 남자배우들의 혹! 하는 근육은 보는 즐거움(?)이 <300>을 떠올릴만 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역시나 수 만명이 움집하여 치뤄지는 전투씬이나 인정사정 보지 않는 살육씬은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게 하더군요. 슬로우 모션이 들어가서 전신이 갈기 갈기 찢기는 악당들을 세세하게도 표현해주기도 했습니다. 이러한 잔인함의 끝을 보여주는 싸움을 보았을 때는 영화가 명확하게 타깃을 남자들로 잡았음을 단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저는 이들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에는 아직 제가 맥락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는 생각이 자꾸 드네요. 북구 유럽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 등을 들어보기는 했지만, 띄엄띄엄 아는 사람들로서는 어릴 적 읽었던 동화책 속의 이름들을 거슬러 올라가면서 이해하는 수밖에 없었기에 이야기를 따라가는데 힘이 조금 부치기는 했습니다. 브레드피트가 주인공이었던 <트로이>만큼 유명한 이야기었더라면 그런 수고로움은 덜했을텐데 말이죠. 

<신들의 전쟁>은 <반지의 제왕>이나 <300>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올해 초에 개봉했었던 <타이탄>과도 궤를 달리 합니다. 인간들과는 그 격이 다른 신들의 이야기, 기원전으로 올라가 인류의 선배들이 펼치는 가장 근원적인 삶의 투쟁을 성토하듯 드러내면서 '운명'과 '책임'이라는 주제를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인종이 뒤섞여 있고 오랜 종교의 모습을 드러나며 사람과 야수의 경계도 모호해진 그런 시대에서의 '책임감있는 돌진'이야말로 남자들이 즐거워하는 카타르시스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 부분이 잘 어필된다면 영화가 잘 될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또한 덧붙이지 않을 수 없는 건, 절대 악역인 미키루크의 연기입니다. 어쩌면 그렇게 흉포하고 능청스럽게 연기를 잘 할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내 눈 앞에 바로 나타난다면 아마 울어버릴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마구 듭니다. 언제부터인가 그런 극악의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악당 연기를 너무도 잘 해내고 있는 것 같네요. 오렌지를 신경질적으로 뜯어 먹고 뱉어 내는 모습, 인정사정없이 하나의 원칙만을 위해 돌진하는 그의 모습은 잘못 발을 들여놓은 아집의 덩어리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항상 저를 뒤돌아 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게 잘못된 아집으로 말도 안되는 일을 벌리고 끝끝내 자멸하게 되지 않으려면 말이죠. (조금 오버한 감이 있군요. ^^)

2-30대 여성타깃의 꽃미남 총출동이나 달달하고 눈물 빼는 영화가 아니라 울그락불그락 하는 남자들의 땀내 진동하는 영화를 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전 브레드 피트의 <트로이>보다 더 현실적인, 그래서 더 추악한 인간의 고통을 다뤘다는 점에서 불편하고 보기 힘들었던 영화라고만은 하지 않게됩니다. 

어쨌거나, 남성관객들은 이런 저런 볼 거리들이 넘치는 영화를 오랜만에 대하게 되어서 신이 좀 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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