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열치열 여름에도 칼국수 한그릇, 총각손칼국수
리타의 엄마요리는 차분하고 성실한 성격이 묻어있습니다. 먹고나서 한참 지나야 그 맛을 느끼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사실 먹을 때는 싱거운듯한 간에 화려하지 않은 비주얼로 후루룩 하고 먹곤 해서 그런지도 모릅니다.
한창 더운 요즘, 이상하게 엄마의 음식이 먹고 싶습니다. 귀한 재료 듬뿍 들어간 요리로 한상 거하게 차려 놓은 것이 아니라 딴짓하다가도 엄마가 불러서 건성으로 금새 후루룩 먹고 말던 칼국수가 당겨서 모처럼 칼국수 집에 들렀습니다.
점심에는 줄서서 먹는 집이라서 어정쩡한 시간에 갔더니 다행히 여유있게 먹을 수 있었어요. 직접 손으로 밀어서 만든 면발이 쫄깃하고 무심한듯한 국물도 시원하니 상상하던 그 맛입니다. 리타 엄마는 손으로 밀어서 만든 면발을 넣고 푹 익혀서 만드는데 그래서 국물이 다소 걸죽합니다. 그런데 여기 김가루가 녹아서 후루룩 마시면 그맛이 또 맛이 있었거든요. 물론 이집은 국물이 그정도로 걸죽하지는 않습니다.
날이 더워서 그런지 김치가 익었는데 반찬이라고는 요것 하나입니다. 처음 나오면 양이 꽤 많은 것 같은데 그래도 연신 후루룩 하다보면 금새 그릇을 비우게 되었네요. 국물도 깔끔하고 면발도 탱글해서 입맛없는 여름에 이열치열으로 점심 한끼 하기 좋은 메뉴가 바로 칼국수가 아닌가 싶습니다.
벽걸이 선풍기가 돌아가는 투박한 식당입니다. 사람 많을 때는 정말 땀 뻘뻘 흘리면서 칼국수 먹을 것 같아요. 지난번 왔을 때는 안쪽 테이블까지 다 차서 좀 기다려야했는데 이번에는 금새 먹을 수 있었습니다.
입구쪽에 쌓여있는 밀가루 푸대들이에요. 저 많은 밀가루들이 금새 동이 날 정도로 많이 팔린다면 정말 식당 주인은 부자일거에요. 착한 식당이라는 컨셉으로 주류는 판매하지 않고 딱 칼국수만 판매하는데 가격이 가물가물하네요. 아주 싸지도 그렇다고 비싸지도 않은 칼국수 가격이었는데 말이죠. 5000원이었던 것 같네요.
'총각손칼국수'라고 이름을 지었는데 커피프린스처럼 꽃미모 총각은 없는걸로. 저녁시간 전에 김치를 담그는 손길이 바빠 직원들이 한가한 홀을 비워두고 주방에서 분주하였습니다. 곧 복날도 다가온다는데 한여름에 모처럼 엄마 생각하면서 뜨끈하게 칼국수 잘 먹고 왔습니다. 냉장고 넣어둔 천도복숭아나 시원하게 먹으면 입가심이 되겠죠?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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