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시니어의 삶을 감상하다.
평균 수명이 80세가 넘어가고 100세 수명이라는 말이 익숙한 요즘입니다. 시니어 혹은 실버 산업이 미래 산업의 주요 테마로 거론된 지도 벌써 오래입니다. 하지만 아직도 젊다 생각하는 우리에게는 시니어라고 하면 그저 힘없이 자식 눈치나 보는 주변인이기 쉽습니다. 지금의 시니어는 그간의 이미지와는 사뭇 다릅니다. 건강과 재력을 가지고 현재와 미래를 준비하며 노련한 전문성까지 갖추어 당당하게 생활하는 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또 그렇게 살고자 합니다.
최근 보는 드라마 중에 <디어 마이 프렌즈>는 그런 시니어들의 삶을 다양하게 조망합니다. 위의 시니어의 표본이라고 할 수 있는 검사출신 엘리트 시니어 이성재(주현님)나 비록 암을 겪고 있지만 화려한 삶을 사는 중년 탤런트인 이영원(박원숙님), 젊음을 쫓는 억척 사업가 조충남(윤여정님)뿐만 아니라 우리가 익히 아는 '꼰대'스러움의 대표 주자인 할아버지 김석균(신구님), 치매 증상을 보이는 4차원 조희자(김혜자님), 젊은 시절 매운 시집살이에 가출을 감행하는 문정아(나문희님)가 등장합니다. 이들은 어린 학창시절부터 알아온 사이로 언니오빠 친구 관계입니다. 그들의 자식들도 이모, 아저씨로 부르며 먼 친척보다 살가운 사이로 지내죠.
모두가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드라마에 명목상 주인공 화자로 등장하는 이가 모든 이의 개딸로 인정받는 박완(고현정님)입니다. 소설가인 그는 과부로 억척스레 사는 엄마(고두심)과 티격태격하지만 그 누구보다 사랑하고 또 거역하지 못하는 착한 딸입니다. 그래서 불구가 되버린 연인(조인성)과 이어지지 못하고 있기도 하죠.
완이의 눈으로 그리는 이들 시니어의 삶은 우리가 생각하던 것과 사뭇 다릅니다. 그들도 언니 오빠, 친구들과 함께 청춘을 보내고 사랑을 하고 이별을 겪어 온 우리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 그 사뭇다른 점입니다. 어린 시절 잠깐 함께 살았던 외할머니의 나이거 67세였고 지금 생각하면 한참 젊은 나이인 그 때 할머니를 나는 말 없으시고 소심하고 조금은 궁상스럽게 떠올리고 있었을까요.
나름의 사랑을 하고 아직도 설레고 지금도 먹고 사는 문제를 고민하면서 남편, 아내에 대해 아직도 모르는 철없는 시니어들의 삶은 분명 현재 진행형입니다. 소설가 완이의 소설을 드라마로 만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듯 나래이션이 주가 되며 각기 다른 삶을 골고루 조망하듯 펼치는 드라마가 편안함을 주면서도 가슴 저릿하게 느껴집니다.
문득 문득, 꼰대들의 독선이나 고집일 수 있었던 행동들이 알고 보면 그간의 경험에서 우러나온 냉철한 가치판단이고 그것의 단호한 표현이었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되었다는. 꼭 부모님을 보내드리고 남은 불효자의 가슴 먹먹한 깨달음을 이 드라마에서 찾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합니다.
지난 주말 부모님께 까탈부린 리타로서는 이 드라마 속 꼰대들의 이야기가 마치 내 부모님의 이야기는 아닐까 하는 생각에 마음이 움찔움찔합니다. 말이라도 이쁘게 할걸.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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