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오뎅바에서 갖가지 오뎅꼬치를 골라먹는 재미가 있었는데 요즘은 오뎅바를 찾기 어려워진 것 같다. 그래도 좋은 어묵으로 만든 꼬치를 마트에서 사다가 보글보글 한가득 끓여내면 잠시 예전 종종걸음으로 겨울 길을 다니다가 잠시 추위를 달래주던 꼬치 어묵의 정서가 살짝 돌아서 어느정도 위안이 된다. 물론 따뜻한 우리집에서 한 개로는 부족해서 여러개 먹는 호사를 누리지만 말이다.
부산 오뎅이 워낙 오뎅으로 유명해서 아마 고래사 어묵, 삼진어묵 이름은 많이 알려진듯 하다. 트레이더스 마트에 갔다가 모듬 어묵을 사려다가 꼬치어묵으로 그럴듯하게 끓여서 술안주로도 해볼까 하는 심산으로 사두었던 고래사 어묵 꼬치를 꺼내 끓여보았다.
13000원선에서 우리가 많이 아는 고불고불 접어서 꽂은 사각어묵과 핫바로 먹어도 좋을 가래떡 모양의 새우봉 어묵 두가지맛이 10개씩 총 20개가 들어있다. 길거리 오뎅도 3개 2000원, 1개 1000원인걸 생각하면 좋은 어묵인 것까지 생각해서 좋은 가격이다. 그리고 어묵탕은 국물맛이 8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이 제품에는 쯔유가 들어있어서 간단하게 무와 파를 넣고 끓이기만해도 맛있는 꼬치어묵탕을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
어묵은 밀가루 함량이 적고 어육 함량이 많은 것이 풍미도 좋고 오래 끓였을 때 탱글한 식감이 있는데 고래사 어묵이 그런 맛이다. 그런데 사람에 따라 어렸을 때 붕어빵을 기다리면서 옆에 어묵을 사먹던 그 싸구려 오뎅이 생각이 나는지 흐물흐물 불어터진 얄팍한 어묵이 더 좋다는 사람도 분명 있다. 그에 비해 고래사 꼬치어묵은 탱글한 식감이라 오래 끓여도 식감이 살아있어 조금은 다른 느낌이다.
간장 베이스의 국물이 감칠맛이 있어서 우동면이나 국수를 삶아서 함께 먹어도 식사로 손색이 없고, 김밥이나 다른 메뉴와 함께 곁들이면 세상 든든하기도 하다. 또 꿀호떡이나 호빵, 냉동 붕어빵 데워서 함께 먹어도 간식으로 넉넉하게 먹일 수가 있어서 방학기간 하루종일 보내도 뭔가 전투식량 구비한 것같다.
오늘 아침에도 보글보글 오뎅탕을 끓이고 쌀로만든 소면을 삶아두었는데 아이는 늦잠 중이다. 아침에 자기 방을 치우기로 해놓고는 아직도 꿈나라에서 헤어나오지를 못한다. 어묵이 불어서 부드러워지는 걸 아이는 좋아하니 뭐 느긋하기는 하다. 방학이고 하루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다보니 투닥거리고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지만 아이와 눈맞추고 오물오물 밥을 먹이는 하루 세번의 시간이 가끔은 기다려진다. 그 생각이 아이가 자고 있을 때만 드는 것이 문제지만.
건강을 생각해서 햄이나 어묵처럼 가공식품에는 첨가물이 들어가는 것이 다소 걸리기는 하는데 뜨거운물에 담가두거나 살짝 삶아 물을 버리고 다시 조리하는 방식으로 방부처리한 성분을 조금 빼주고 적당한 양을 먹으면 좋을 것 같다. 골고루 날씨와 기분에 따라 맛있는 요리를 대할 수 있는 행복감이 오히려 건강에 더 좋을 수 있다는 생각이고 가공식품이라도 조금 더 성분이 좋은 제품을 잘 골라 먹으면 좋을 것 같다. 아예 안먹고 살만큼의 성격도 아니고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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