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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일상의 전환/여행& 맛집

관훈맨션, 인사동 데이트 올드 빈티지 레스토랑에서 경양식 눈으로 먹고 왔지요

by feelosophy 2024.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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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날을 앞두고 아이와 데이트겸 인사동 나들이를 다녀왔다. 모처럼 연휴라 에너지 안배를 위해 남편은 전략적으로 쉬었다. 나만 아이와 다녀왔는데 아무리 아이라도 여자들끼리라서 그런지 도심 데이트는 또 그만의 맛이 있었다. 

 

어린이날을 맞은 5월의 날 좋은 주말, 거리에는 나처럼 아이를 데리고 나온 엄마 아빠, 외국인들, 노인들, 여자들, 남자들, 연인들이 넘쳤다. 애시당초 이 인사동 거리가 목적지였으니 거리 곳곳의 상점과 길가의 먹거리들을 구경하는 것에 집중하였다. 오랜 터줏대감인 쌈지길을 한바퀴 돌아주고, 안 와본 사이 곳곳에 생긴 기념품 가게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아이가 잘 모르는 탕후루 원조격인 꿀타래도 언뜻 보여주었다. 

 

소소한 몇가지 기념이 될만한 것을 사기도 하고 이것저것 사달라는 아이를 적당히 설득해서 볼 것들은 얼추 본 후에는 다시 집으로 가야 하는데 아이는 배가 고프단다. 

 

 

사실 가족이라는 것이 있을 때보다 함께 없을 때가 더 그리운 법이다. 남편이 아침에 볶아둔 고기를 점심에 볶음밥을 해먹고 콩나물국을 곁들이라고 메뉴까지 선정을 해주고 나왔건만, 우리끼리 그럴듯한 이른 저녁을 먹고 들어가는 것이 조금은 걸렸다. 

 

그렇다고 해도 모처럼 나온 도심에서 아이에게 흔한 패스트푸드나 간식 한가지 먹게 할 수도 없었다. 그래서 인사동에서 가끔 찾았던 한식집에 가서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하였다. 예전에 선생님께서 데려가주셨던 여자만이라는 이름의 한식집이나 그 근처 비슷한 한식집을 가야지 하고 기억을 더듬어 인사동 옆구리골목으로 후비고 들어갔다. 두사람이 지나가기 비좁은 외통수 길을 따라 돌다가 뭔가 길을 잘못 들었나 싶은 길에서 관훈맨션을 만났다. 

 

만약 앞쪽에 견본 음식 진열대가 없었다면 뭔가 테마파크나 영화세트장에서나 볼법한 비주얼의 입구라서 들어가기가 주저했을 것 같다.  

 

 

 

나같은 사람이 많았나보다. 저 멋스러운 입구와 내부 인테리어와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간판과 메뉴 전시대라니. 생각보다 역사가 길지 않은 since 2018이라는 문구에 관훈맨션이라는 큼직한 글씨에 경양식, 호프, 와인, 커피라는 글씨가 보였다. 왠지 좀 안심이 되는 느낌이다. 1988에서 정봉네가 외식했던 그런 곳인가 싶은 예감이 들었다. 

 

 

엄마니까 당황하지 않고 과감하게 문을 열고 들어섰다. 아이는 신기한 곳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는지 약간은 상기된 얼굴이었다. 애시당초 이 곳을 가보자고 벼르고 온 것이 아니고 어찌저찌 샌과치히로의 행방불명처럼 운명처럼 맞딱뜨린 곳이라서 아무런 정보가 없었던 것이 오히려 더 좋았다. 

 

 

 

입구 근처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내부 안쪽이나 지하, 2층을 잘 둘러볼 기회는 없었지만 붐비는 시즌이나 시간이 되면 이 곳은 많은 사람들을 충분히 들이고 북적북적 나름의 분위기에 젖을만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은 한참 지났고 저녁이라기엔 좀 이른 애매한 시간에 갔어도 1층 홀은 다 차있었다. 마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는 가족단위 엄마아빠와 아이들을 보니 집에 있는 남편이 떠올랐다. 

 

메뉴판을 보니 관훈맨션 이름을 딴 관훈 정식이 있길래 우선 그것을 하나 시키고 다른 메뉴를 하나 고르라고 하니 아이는 크림소스 파스타와 오므라이스를 골랐다. 아니 하나를 고르라고. 

 

 

내부 인테리어는 다소 어둡다. 조명은 따뜻한 주황색이고 등이 낮게 걸려있어서 각 테이블의 조명빨이 좋은 편이다. 데이트하고 서로에게 집중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준다. 주변의 소품이나 커다란 샹들리에는 특유의 오랜 빈티지 경양식 집의 분위기를 자아낸다. 

 

 

여기는 종로3가 복잡한 거리를 건너서 숨어들듯 몰래 와야 하는 그런 공간처럼 보였다. 

 

 

어린이날을 맞아 대우해주기 위해 특별히 제로 콜라도 하나 시켜주었다. 직원분이 센스있게 얼음잔을 두 개 주셔서 아이와 나누어 마시게 해주었다. 돈까스에는 콜라가 역시 잘 맞는다.

 

 

 

식전 스프가 나왔다. 옥수수스프같았는데 달콤하면서 부드러운 맛이 오뚜기 크림 스프와는 많이 다른 맛이다. 

 

 

관훈정식은 돈까스, 생선까스, 함박스테이크가 함께 나오는 메뉴다. 각각 자기 소스가 부먹으로 나오는데 각 소스 맛이 바로 경양식집을 분식집과 구별짓는 포인트구나 싶었다. 튀김도 바삭하고 신선한 맛이었고 각각의 소스도 시판 소스와 다른 맛이라서 돈주고 사먹는 기분이 한껏 날 뿐더러 한번에 세 가지를 넉넉히 먹는 기분도 좋았다.  

 

관훈맨션 경양식집의 가격대는 관훈정식이 19500원, 새우로제파스타가 18000원 정도다. 

평일 점심에는 대략 4000원정도 할인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다. 평일 조용하고 여유있게 점심을 먹을 장소로 좋을 듯 하다. 

 

다른 리뷰들을 보니 돈까스만 시켜도 좋았겠다는 글도 있었는데 나는 생선까스때문에라도 관훈정식이 좋은 것 같다. 함박스테이크는 다른 튀김의 기름지고 바삭한 식감에 비해 투박하다고 할 수 있는데 나름 밀도 있는 맛이 있엇 잘게 잘라서 먹으니 맛을 잘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양배추 샐러드, 콘샐러드도 넉넉히 곁들여 나오고 깍두기도 함께 나와서 좋았다. 한국식 경양식집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겠다. 블로그를 염두해 두고 각 단면을 잘라서 사진을 찍어보았는데 사진으로는 약간 먹다 찍은 사진 같아서 아쉽다. 

 

 

오므라이스도 소스가 특별한 맛이 났다. 아이는 오무라이스를 야무지게 소스와 섞어서 잘 먹었다. 아이 입맛에도 잘 맞는 듯 했다. 

 

 

2인 세트 메뉴는 스프, 관훈정식에 파스타 1가지, 샐러드, 음료 2잔 정도 세트였던 것 같은데 샐러드가 아니라면 개별 메뉴로 먹고 싶은 것을 골라 먹는 것도 괜찮은 것 같다. 

 

화장실은 2층에 있는데 들어가는 입구에 턱이있어서 조심하는게 좋다. 어두운 실내라서 자칫 걸려 넘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장실은 깨끗하고 내부 인테리어와 같이 빈티지 느낌이 물씬 세심함이 보인다. 

 

관훈맨션은 11시 30분에 오픈하고 저녁 9시에 닫는다. 

평일에는 2시 40분 - 5시 브레이크 타임 , 주말에는 2시 30분 - 4시 브레이크 타임이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8길 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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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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