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음악이나 인디영화는 들어봤지만 인디게임은 많이 들어본 것 같지 않다.
인디(independent)라는 말이 붙으면 일단은 대중적이지만은 않으나 무언가 끌어들이는 오타쿠 또는 매니아적 매력이 듬뿍 담긴 그러한 것들을 일컫는 말인 것같다.
게임은 무엇인가.
주로 요즘의 게임은 컴퓨터를 기반으로 모니터 안의 세상에 나를 투영하여 또 다른 나를 조작하는 그러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로제 카이와가 이야기 한 놀이의 네가지 중에 게임은 경쟁을 하는 아곤Agon이나 환상, 역할놀이의 미미크리Mimicry의 영역에 가까운 듯 하다. 물론 모든 게임장르를 통틀어 이야기 한다면 모든 놀이의 종류를 망라하겠지만 상호작용성을 가장 큰 특징으로 하고 나와 일체가 되는 또는 또다른 나를 만들어내는 가상세계나 가상 체험 등의 이슈가 붉어지는 요즘의 게임에서 경쟁과 환상의 경험을 특징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발자가 만들어 놓은 선형이 아닌 그물과 같은 이야기 구조에서 내가 반응하는 것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로 진행되어 만들어가는 독특하고 쾌감을 느끼게 하는 게임들이 우리 주변에서 항상 우리를 유혹하고 있다.
boingboing이란 대단한 블로그에서 2010년 인디게임의 학생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개성있는 학생들이 만들어 놓은 게임들이 눈에 들어온다. 다양한 종류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색다른 게임들을 살펴 볼 수 있어 좋은 경험이 되었다.
그 중 몇가지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Devil's Tuning Fork
http://www.devilstuningfork.com/download.php
착시현상을 불러읽으키는 소리쇠굽이 그려진 독특한 느낌의 게임이다. 전체가 줄무니의 움직이는 것들을 가로지르면서 지나는 것으로 환상적인 경험을 이끈다.
Dreamside Maroon
덩굴이 자꾸 자라서 달까지 가봅시다!
동화같은 게임이다.
Igneous
http://www.igneousgame.com/IgneousDownload.html
신나게 굴러간다. 마그마가 나를 덮치기 전에 얼른 뛰어넘고 굴러가야만 한다.
Paper Cakes
http://bamboo.wacom.eu/minis/en/#/mini/PaperCakes
종이에 낙서처럼 그려진 그림을 접고 선을 주욱 그으면 저 조그만 주인공이 그대로 움직인다. 평면을 접고 뒤짚고 그 위를 움직이는 귀여운 대상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Puddle
실험실에 온 것마냥 다양한 색상의 액체들(점성이 조금씩 다른듯 하다.)이 흘러 내리면서 물방울로 튀기도 하고 무중력공간에서 둥실 떠서 움직이는 듯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목적지까지 될수 있는 많은 액체를 보내보도록!
Spectre
http://www.spectregame.com/play.php
스토리가 있는 게임이다.
한남자의 9가지 기억을 가지고 좀 더 밝은 결말을 이끌어 내기 위한 게임이다. 50가지의 결말이 있다고 한다.
어떻게 그를 이끌어야 할까.
Ulitsa Dimitrova
http://www.uni-kassel.de/hrz/db4/extern/trickfilm/spiele/
가장 '골때리는' 인디 게임이다.
그림만 보면 이게 게임인가 싶기도 하다. 그림 가운데 있는 7살짜리 남자애가 주인공이다.
거렁뱅이여서 길에서 산다. 구걸을 하고 벤츠 엠블럼을 따다가 모으기도 한다. 가게에서 소소한 물건들을 약탈하기도 하고 그 것을 가지고 담배로 바꾸어 피우기도 한다. 엄마는 길거리의 여자다. (더이상 나빠질 것도 없을 것 같다.) 이 아이는 계속 걸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추운 러시아에서 살아남을 수 없기 때문이다. 추위를 느끼고 앉고 눕고 잠이 들고 눈을 맞고 죽는단다.
참 허무한 게임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재미와 놀이에 대한 생각을 잠시 했었다.
혼자 있을 때면 심심해서 기본게임으로 들어있는 지뢰찾기를 한다. 상급도 꽤 빠른 시간내에 99개의 폭탄을 찾아낼 수 있다. 폭탄이 터져서 빨갛게 모든 폭탄이 드러나는 순간 끝이 아니다. 다시 시작인것이다.
아주 사소하고 보잘것 없어 보이는 것에서 가끔은 내 삶을 돌아보게 하는 경험을 했다.
엄청난 돈을 들여 만들어 공급되는 많은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이 인디게임들은 하나의 상품이기보다 하나의 작품이고 자신의 표현인 것으로 보여 무척이나 대단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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