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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tv 방송 리뷰

골든걸스, 댄스유랑단과의 차별점은?

by feelosophy 2024. 1.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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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서 프로듀스를 맡은 박진영은 골든걸스를 5세대 걸그룹이라는 말로 소개한다. 걸그룹 5세대까지 나왔었나 싶은데 실제로 지금 가장 주가를 달리고 있는 아이브, 뉴진스가 4세대에 속하고 거슬러 올라가면 1세대에는 S.E.S와 핑클이 위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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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 걸그룹은 저고리 시스터즈로 1939년 데뷔했으며 많이 알려진 김시스터즈는 1953년 데뷔하였다. 사실 인순이도 1978년 희자매라는 걸그룹으로 데뷔를 했으니 따지고 보면 걸그룹 조상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걸그룹이라는 아이돌 시스템을 전면에 내세운 것은 3대 기획사를 세운 박진영이 프로그램의 중심에 있어서 가능하다. JYP는 SM과 YG와 함께 최근 하이브를 포함하여 소위 1군 대표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는 종합 기획사다. 아이돌은 단순히 개개인의 노래실력 외에도 댄스실력, 글로벌 매너, 표정연기 등 활동에 필요한 다양한 방면의 체계적 관리를 받게 된다. 대부분 수익은 열성팬으로부터 오는데(걸그룹과 보이그룹의 비중은 다소 상이하지만) 이 때 팬들이 몰입할 수 있는 세계관, 컨셉이 중요하다. 

1세대 아이돌들의 열성팬은 이미 40대가 훌쩍 넘었다. 나아가 아이돌 팬질의 영역에 열성 트로트팬들이 가세하였다. 임영웅을 선두로 영탁 등의 인기 가수들은 아이돌의 전유물로 여겨진 차트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높은 순위를 얻고있는데 이를 위한 투표, 무한 스트리밍 공세 등 기존 아이돌 그룹 팬들의 화력에 비교하여 뒤지지 않는다. 

그래서 이미 세대와 장르의 확장으로써 어른들의 덕질은 현역 10-20대 아이돌 그룹 팬들의 덕질과 교차하면서 세대간 공감을 이끌어 냈다는 것이 골든걸스의 강력한 장점이다. 이미 보컬로 검증된 개개인의 배테랑 솔로 여가수들이 전혀 다른 장르와 시스템의 걸그룹이 되었다는 것도 흥미로운데, 서바이벌 프로그램처럼 매주 어려운 미션을 수행해 나가는 과정에서 번듯한 아이돌이 되어 가는 과정이 의외로 짜릿하다. 

각자 유명 아이돌의 노래를 커버무대를 하고, 듀엣 공연으로 평소 입어보지 않았던 스타일의 옷을 입고 두명이 동작을 맞추고 나아가 네명이 대형을 바꿔가며 라이브 노래를 선보이는 과정에서 아이돌 못지 않은 비주얼이나 동작에도 불구하고 가창력이 어마어마하다는 사실에 화제성이 올라갔다. 

급기야 신곡을 발매하고 뮤직 비디오를 찍고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더니 현역 아이돌과 품앗이 숏츠를 찍기도 한다. SNS 스트리밍 소통을 하고는 게릴라 팬미팅을 하기도 하고 공항패션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한다. 
마치 몇년전 광풍이 일었던 부캐 처럼 이들 골든걸스는 데뷔 30-40년 가수가 아닌 가장 최근 데뷔한 5세대로 새롭게 태어났으며 선배 아이돌그룹에게 그들만의 제스처로 깎듯하게 인사를 건낸다. 


<댄스유랑단>은 이효리를 주축으로 엄정화와 김완선, 보아와 화사를 잇는 여성 댄스 가수의 계보를 프로젝트로 엮어 이들의 브랜드 개성을 살리는데 주력하였다. 각자 다른 세대의 시절을 겪었고 그 시대의 정점을 경험했던 가수들이 선배에서 후배로 언니에서 동생으로 이어지는 끈끈한 우정을 맛보았다. 서로 노래를 바꾸어 부르고 대표곡을 새롭게 편곡하여 선보이는 방식으로 주로 오프라인 지역 공연, 팝업 스토어를 통해 소통하였고 이효리는 이를 통해 SNS를 다시 열고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하였다. 

<골든걸스>는 멤버 누구 하나가 이효리처럼 주축이 되지 않으며 맏내와 은쪽이처럼 아이돌 그룹내 캐릭터를 담당하는 멤버들만이 있다. 프로듀서로 자처한 후배인 박진영이 선배 가수들을 수발(?)하는 것은 흡사 <꽃보다할배>의 이서진을 연상케하지만 그만큼 연륜과 실력이 있는 가수들을 리스펙트해서 쩔쩔매면서도 욕심을 주체할 수 없는 것이 보는 이들에게 흥미를 끌어낸다. 

<골든걸스>는 개개인의 넘처나는 실력을 가진 가수들이 철저하게 부캐로 포장된 또다른 하나의 걸그룹으로 조화를 이루어 걸그룹의 과정을 밟아나가고 있다는 점에서 <댄스유랑단>의 개별 브랜드에 기댄 화제성과 비교하여 성실하다. 또한 기존 팬층에 기대지 않고 다른 세대인 젊은 아이돌 문화에 투신하여 마음껏 그들의 실력을 인정받고 있는 것이 뭔가 마음 속에 벅차오름이 생기게 한다. 


분명 <댄스유랑단>은 <골든걸스>와 비교할만한 점이 많다. 유명 여성 솔로 가수의 조합이라는 것도 그렇고 이들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무대밖 모습도 신선하다. 무엇보다 팬과의 만남에서 가수 개개인의 벅차는 감정과 감동은 이 두 프로그램이 화제성이나 시청률에서 통하게 하는 촉매였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댄스 유랑단>이 화려한 정점의 순간을 재생산하는 방식으로 과거팔이라는 비아냥을 견뎌야 했던 것과 달리 <골든 걸스>는 5세대 걸그룹 부캐의 새로움에 신곡의 새로움을 더한 미래지향적 이미지로 환호를 만들어 내었다고 볼 수 있다. 자기 실력을 기반으로 전혀 새로운 무대와 문화 속에 기꺼이 생고생을 하는 진정한 아이돌의 성장기를 통해 과거의 영광에 머물지 않는 성장캐로서의 중견 여가수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들의 신곡처럼 <One Last Time>은 아마 순간이 아니라 지금부터 현재진행형이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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