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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리뷰] 저 게으름뱅이는 무엇이든 잘한다, 일잘하고 싶은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by feelosophy 2024. 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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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가 복잡해서, 무엇인가 더 잘하고 싶어서 밤잠 못자고 시간을 쪼개서라도 붙잡고 싶은 무언가가 있다면 일단 내려 놓으라. 

 

게으른 구루인 로런스 쇼터와 마갈리 샤리에가 이야기하는 게으름뱅이는 공간을 만들고 여유를 즐기도록 마음을 놓아둘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아몰랑', '어쩌라고'를 시전하는 무책임하고 더럽고 이기적인 게으름뱅이가 아니라 너무 성실하고 부지런해서 손해보고 사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잠시 쉬고 숲을 보라는 조언인것이다. 

 

 

게다가 <저 게으름뱅이는 무엇이든 잘한다>는 책의 내용과 책을 풀어내는 형식이 일치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게으름, 비움, 멈추기, 감각에 충실하기, 놓아버리기를 이야기하면서 빼곡한 텍스트로 책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심플한 그림으로 천천히 자기 호흡으로 책장을 넘기며 글쓰고 그린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갈 수 있게 구성한 것이다.

 

그림책은 그 상상력이 책장 속에 담기고 책장과 책장 사이에, 두 면을 넘나들며 눈으로 보고 있지만 머리로 상상하게 한다.  

 

 

가끔 우리는 우리의 길을 찾기 위해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시간을 쪼개서 루틴을 만들고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으면 하는 욕심이 든다. 그런데 그런 루틴들은 우리에게 생각하고 창조할 수 있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한 수단이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바로 비워두기, 비움, 여유 그리고 한발짝 물러서서 천천히 생각하는 것.

 

초조한 상황, 바쁜 상황에서도 자신의 호흡으로 능력을 끌어올리는 것은 단순히 분주함으로 증명되는 것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수많은 인파 속을 헤치고 제갈길 가는 사람들처럼 아무 생각없이 그저 흘러가는대로 가지도록 내버려두라고 말한다. 해야 할 것,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생각하다가 정작 아무것도 못하는 것이 아니냐면서.

 

멈추고 우리의 감각을 열어두라. 그리고 마음에 꽁꽁숨겨둔 감정을 놓아버리라. 

 

 

결국 <저 게으름뱅이는 무엇이든 잘한다>는 삶의 자세를 통해 마음 속의 감정을 다스리고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일이 생기기 위한 방법 7가지는 친절베풀기, 침대명상, '해야되는데'버리기, 지저분한 것 청소하기, 긴장 내려놓기, 몰입하기, 소통하기다. 나의 마음, 나의 주변, 관계를 돌아보고 그것을 챙기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나도 무언가 하지 않은 게으른 날에는 무척이나 불만스러워했던 기억이 있다. 숙제를 해야하는데 하지 않고 계속 마음만 조리다가 결국 땡땡이치는 것조차 잘 하지 못하던 시절이 있다. 

 

그런데 사람은 쉬고 비우고 마음 속 감정을 마주할 시간을 가져야 하는 존재다. 그런 시간을 가지는 사람들을 게으름뱅이라고 정의한 것뿐이다. 

 

나도 오늘 잠시나마 게으름뱅이가 되었고 마음 속 불안보다는 봄기운 완연한 하늘과 주변 풍경을 잔뜩 가슴에 담아보는 하루였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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