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 여행에서 천연 동굴을 만날 지 몰랐다. 사실 단양의 고수동굴이나 제주의 만장굴처럼 천연 동굴로 이름을 알린 곳은 한 두 번은 가 본 기억이 있고, 광산을 문화공간으로 꾸민 광명동굴에도 좋은 추억이 있다. 모처럼 아이와의 여행에서 황금박쥐가 살고 있다는 동굴을, 그것도 아파트가 코앞인 도심에 있다는데 들러보지 않을 수 없었다.
천곡 황금박쥐동굴은 4~5억 년 전에 만들어진 다양한 희귀석을 만나볼 수 있다. 천연 석회석 동굴로 주변 탐방로 등 자연체험공원으로 아이와 함께 들러보기 좋은 곳이다.
동해시 동굴로 천곡황금박쥐동굴을 발견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아파트 공사를 하던 1991년 지하에 가득 물이 차들어가는 동굴을 발견한것인데, 일반에는 1996년 알려졌다고 하니 우리 가족이 탐방하여 다녀온 천곡황금박쥐동굴은 세상에 알려진 것이 30년이 되지 않았다.
입장객이 뜸한 평일 낮 시간대에 도착했는데 해설사 선생님이 내려오셔서 동굴에 대해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게다가 운이 좋게도 황금박쥐는 아니나 동면에 들어간 박쥐가 있다고 하시면서 위치를 안내해주셔서 난생처음 박쥐를 볼 수 있었다.
동굴은 이승굴과 저승굴로 공간을 나누어 안내하고 있으며 크고 작은 종유석과 석순의 모습이 전혀 다른 세계에 온 것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였다. 석순이 흡사 불상을 닮았는지 불상의 이름을 지어 설명을 달아두거나 말을 닮은 모습을 포착해서 포토존을 마련해두거나 너른 벽면에 음악에 따라 이미지가 변화하는 조명을 설치해두어 왕복 30여분 걸리는 탐방길이 단조롭지 않았다.
같은 석회석 동굴인 고수동굴과 비교할 때 안전모를 써야 지날 수 있을만큼 협소한 동굴을 지나게 되는데 그만큼 오랜 동굴의 느낌을 아주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다소 어둑하고 무서운 마음이 들만도 한데 아이는 연신 신이나서 앞장서며 다양한 모양의 동굴 내부를 유심히 관찰하였다. 석회동굴에서 만들어지는 기이한 형태의 석순, 종유석, 석주라는 이름도 알려주고 아이는 여러 모양들을 보면서 익혀나가는 것이 부모로서 뿌듯한 마음도 들었다.
체구가 큰 어른의 경우 지나기가 힘겨운 코스도 있고 널찍한 계단과 통로가 마련되고 있어서 길이 흥미롭다.(안전모가 없었다면 몇 번이나 머리를 다칠 뻔 하였다.) 아이들도 지루하지 않을 만큼의 길이라서 다녀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금박쥐동굴이라고 작명센스가 돋보이지만 정작 황금박쥐는 사람이 들어갈 수 없는 곳 깊은 곳에 있어서 만나볼 수는 없다고 한다. 그래도 몇 마리는 있다고 하니 다른 박쥐를 만난 행운으로 그 아쉬움을 대신할 수 있었다.
관람은 여름에는 아침 8시반~저녁 7시반, 겨울에는 아침 9시~ 저녁 6시까지이다. 입장료는 어른 4000원, 아이는 2000원이고 청소년과 군인은 3000원이다. 강원도민은 반값 할인이 되고 유아, 노인은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주차비는 당일 하루종일1~2000원으로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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