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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는 담을 쌓고 살아온 리타인 탓에 유명한 작가들이나 그들의 작품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합니다. 고등학교 때 힘들게 읽었던 <죄와 벌>, <달과 6펜스> 대학교때 재미있게 읽었던 <향수>, <삼국지> 외에는 기억에 남는 책이 많지 않아요. 그나마 요즘 들어 소설을 읽게 되었는데, 그래서 그런지 특정 작가의 작품에 대한 호불호가 딱히 없어요. 그래도 유명한 작가들의 이름은 이리 저리 들어서 알고는 있는데요. 그 중 하나의 이름이 바로 무라카미 하루키입니다.
<상실의 시대>나 <노르웨이의 숲> 그리고 최근의 <1Q84>도 들어 본 적은 있지요. 그런데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잡문집>이라는 말 그대로 여러 글을 묶어 내놓은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상실의 시대>나 <노르웨이의 숲> 그리고 최근의 <1Q84>도 들어 본 적은 있지요. 그런데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를 <잡문집>이라는 말 그대로 여러 글을 묶어 내놓은 책을 통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결론 적으로는 이 책을 읽으면서 무라카미 하루키와 '첫 인사', 그의 책을 읽기 위한 '워밍 업'이 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친구 이야기로는 제가 미지근한 사람이라서 딱히 독특한 취향이 있다거나 죽고 못하는 취미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그런 지 음악이나 책에서도 들리는대로 잡히는대로 듣고 보게 되는 거죠. 이것도 나름의 개성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가끔씩은 꼬리의 꼬리를 물듯이 특정 주제로 파고 드는 것이 더 편리한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무라카미 하루키는 꽤나 열정적인 사람이었던 것 같아요. (누군가 그의 글을 묵직함으로 표현하기도 하고 그의 음성을 튜바에 비유하기도 하던데요.) 일본 경제의 활황기를 거친 세대면서도 그 규칙의 틀에서 한발짝 나와서 살아온 사람이기에 더 그렇게 보였는지도 모르겠네요. 군대도 안가는 일본에서 7년 동안 대학을 다니고 그 와중에 결혼도 하고 가게도 차리는 경력은 꽤 유달라 보입니다. 게다가 작가가 되겠다는 생각이 없었던 시절 음악에 심취하여 팝과 재즈에 몰입하였던 시기에 대한 이야기가 책 이곳 저곳에서 들려오는데요. LP판이나 오디오를 설명하는 대목에서 그에게 최적화된 음악과 음악감상법이 있다는 것이 부럽게 느껴졌답니다.
많은 분들이 동의하실 것 같은데, 이 책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 중에 하나가 '나는 누구인가'를 설명하기 위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한 번도 보지 못한 사람에게 나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나의 생김새나 나의 살아온 배경이나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로 구구절절 늘어 놓을 수도 있겠지만, 간략하게라면 특정 물건에 대한 설명을 해보라는 것이었죠.
무라카미 하루키는 예시로 '굴튀김'에 대한 묘사를 선보였답니다. 자그마한 가게에서 맥주를 곁들이는 굴튀김은 그야말로 그가 사랑하는 음식이기에 방금 튀겨져 나온 굴튀김에 대한 인격적 감상에 문득 빠져들어버리고 말았어요. 그러다가 '꼴깍!' 침이 넘어가더라구요.
그래서 리타는 '나는 누구인가'를 설명하기 위해 코끼리를 묘사해보면 되겠다 싶었어요. 코끼리의 거대한 몸짓과는 이질적인 순수함 수많은 주름 사이로 파고드는 다양한 상상력 등을 이야기 해보고 싶었어요.
뒤이어 글을 쓰는 법으로 고양이라는 가설을 차곡차곡 조심스레 쌓아 나가는 것이라는 힌트를 얻고 으쓱해지기도 하고, <언더그라운드>를 집필하면서 인터뷰하였던 뒷 이야기를 통해 일본이라는 나라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제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물론 미야자키 하야오가 애정을 가지고 꽤 많은 분량을 할애한 음악에 대한 부분도 좋았지만, 바로 그가 번역을 하고 번역이 되었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가장 좋았습니다. 서로 다른 언어를 가지고 또 다른 문화와 사고방식을 가지면서 이야기가 전해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이야기가 공감을 얻어 내고 새로운 독자들을 만나게 된다는 것은 작가가 아닌 독자로서도 가슴 설레는 일인 것 같았습니다. 꽤 유명한 작가인 무라카미 하루키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겠지만요.
많은 이들이 즐겁게 읽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들. 우리는 그 작가들이 왜 우리가 이토록 재미있게 글을 쓰는 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꼭 알려고 들지도 않지요. 그런데 무라카미는 자신이 즐겁게 읽고 또 번역했던 다른 작가들의 작품과 그들의 문체에 대해 자유롭게 설명을 합니다. 인종이나 학력 혹은 시대적 배경을 달리한 다양한 작가들에 대한 묘사라든지, 왜 이야기가 그렇게 개성을 가지게 되었는지를 이야기 하는데요. 저도 그 작품들을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무라카미의 눈으로 말이죠.
그래서 결국.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읽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제 책상에는 <노르웨이의 숲>이 올려져 있구요. 꽤 귀여운 모습의 그림이 그려진 예쁜 책은 정말 뚝딱! 읽힌답니다.
서점에서는 일본의 복주머니에 비유한 무라카미 하루키의 의도대로 겉포장을 한 채로 판매를 하더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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