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퍼즐을 좋아한다. 특히 직소퍼즐을 좋아하는데 모두 같아보이는 조각들의 모자이크처럼 분절된 색깔을 맞추어가다보면 전체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다. 처음에는 한면이 편평한 조각들을 모아놓고 그들을 조합해 큰 틀을 만들어 나가 밖에서 안으로 들어가곤한다.

 

<영국식정원살인사건> 이라는 이름을 누가 지었는지 너무 잘 지은 것 같다. 감독의 영리한 추리소설을 흉내내려는 무언가 부족한 듯한 단서들과 상징들의 뜻을 알아내기 위한 노력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4번의 계약, 12장의 그림, 3개의 석류

사다리, 옷가지, 혼자 돌아온 말, 자켓, 장화

 

사진과 같은 정확하게 똑같은 그림만을 원하는 주인공 네빌은 자신이 왕이나 장군과 같이 저택의 곳곳을 봉쇄하고 지시하며 안주인과의 방탕한 흥취에 적시며 권력을 행한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똑같기만한 그림이 덫이 될 것이라는 것을 모른채 서서히 권력은 두 모녀에게 역전되고 (사실 처음부터 두 모녀의 권력이 우위였다.) 무기력한 남성으로 제시된 저택의 다른 남자들과의 갈등이 격화되기에 이른다.

 

인물관계가 대칭적이다.

네빌과 허버트부인과 다른 남자들의 관계

네빌과 텔먼부인과 텔먼씨와의 관계가 대칭적이다.

하지만 텔먼부인은 젊은 여성으로서 좀 더 적극적이고 담대하게 그리고 영리하게 나서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영화를 이끌어가는 영화속의 서술자의 역할까지도 하는 것 같다.

 

그리고 하나 더

 

중간중간 특히 극의 초중반에 자주 등장하는 벌거벗은 동상의 모습이다.

온갖 겉치레에 휘감긴 그래서 우스꽝스럽기까지 한 다른 캐릭터들과는 달리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그들을 염탐하는 (모두가 다 알고 있는, 그러나 알지 못하는)

그의 움직임에서 궁금증과 불쾌함과 불편함을 느끼게 했다.

극중 20분대에서 50분대까지 네차례나 등장하는 데 그 시기가 애매한 증거들로 관객을

애거서 크리스티류의 추리소설의 범인을 밝히고자 눈을 크게 뜨고 있는 시기여서

좀더 영화에 집중하게 만드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

 

감독인 피터 그린어웨이는 화가이기도 하다. 이 영화를 만들기 전년도 여름의 자신의 스케치가 영화의 시작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17세기의 허식과 위선이 인간의 순수함을 조롱하는 것

신화속의 석류이야기를 따오고

결국 결론을 애매하게 만들어 영화를 보고나서도 생각에 잠기게 만드는

 

감독은 머리가 좋아야 하는 것일까

불친절해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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