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혹, ‘운이 좋아서 성공한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습니다. 그들은 시간과 공간이 절묘하게 딱 맞아 떨어지는 순간 It 산업이 발달한 지역의 중산층의 아이로 태어나고, 또 사회 문화적으로 젊은이의 자유와 열정에 몸을 내던져보기도 한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 시간과 공간을 똑같이 가진다고 하더라도 모든 이들이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 혹은 무라카미 하루키나 송창의가 되는 것은 아닐 겁니다. 아마도 그들이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살만큼의 성공을 거둔 것은 타고난 약간의 운을 자신의 운명으로 만들어 내는 데에 용기를 더하였기 때문일 겁니다.
<격을 파하라>는 PD로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었던 송창의의 지난 경험들을 솔직하고 담담하게 풀어 놓았습니다. 어쩌면 이름부터 ‘창의’적인지...
미디어를 생각하며 콘텐츠를 만들라는 이야기를 하는 문단입니다. '솜털이 먼저 듣는다.'
이 책은 젊은이들에게 열정적인 삶을 살라고 조언하는 따뜻한 책입니다.
사람은 항상 자의든 자의가 아니든 누군가를 따라하게 되어 있나봅니다. 특히나 소위 성공하고 멋지고 존경할만한 사람들의 행동은 세수하는 방법까지도 왠지 따라하고 싶어지죠. 그래서 어린 아이들에게 위인전이 그렇게 많이 읽혀지고 자라서까지도 기억에 남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다보니 누구나 다 알만한 <일요일 일요일 밤에>나 <세 남자 세 여자>, <세 친구> 등의 그 시대의 아이콘이라고 할 만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낸 성공한 PD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힘이 실리게 됩니다.
평소 케이블 TV를 보지 않던 저도 최근들어 몇몇 프로그램은 챙겨보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벌써 시즌9회를 맞은 <막돼먹은 영애씨>입니다. 그 솔직담백한 다큐 형식도 좋고, 캐릭터들이 바로 내 주위의 사람들처럼 생긴 탓에 감정이입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글의 처음 이야기 한 것처럼 송창의PD(지금은 본부장이라지만 PD라고 부르고 싶습니다.)도 운이 좋은 사람입니다. 그가 이야기 한 것 처럼, 지금의 케이블 TV는 예전의 변방이 아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몸 담고 있는 케이블 TV의 프로그램들은 오리지널리티를 가지고 그 개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오히려 공중파에서 케이블 TV의 성향을 따라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현상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그가 처음 입사하였던 MBC의 PD시절의 ‘나름의 권력’은 변방이라 움츠려들기 십상인 케이블방송국에서도 이어지고 있는 기가 막힌 타이밍을 타고 있는거죠.
그럼에도 그가 참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하는 부분은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에 짐심을 다 하고 신념을 밀어 붙일 수 있는 배짱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시도해보지 않은 일들을 과감히 시도해서 얻어 낸 성공은 그가 젊은 시절 <카타리나>에서 유영했던 시절에 이미 만들어 진 것일지도 모르죠.
두껍지도 않고 그의 꽤 잘생겼던 젊은 시절의 사진들이 많아 금방 읽히는 책에서 건져 올린 키워드는 이것들입니다.
창의, 열정, 설렘, 관계, 음악 그리고 청춘
별다를 것도 없는 단어들은 그의 살아온 구체적인 추억들 하나하나에 의해 불이 밝혀집니다. 누군가는 끔찍이도 싫어하는 자기계발서를 제가 그렇게 열심히 읽는 것은 그 평범하고 뻔한 주제때문이 아니라 그 진리를 깨닳게 된 과정을 엿보고 싶어서 였습니다. 마찬가지로 송창의PD가 이야기하는 그 비행을 일삼던 청춘의 고백은 지금 그의 나이가 될 때까지 앞으로의 나의 세월을 꿈꾸게 만들었습니다.
앞으로도 크리에이터로 파격적인 창의력을 내뿜는 모습을 이어 나가기를 응원해봅니다. 또한 저역시 그만큼의 재미있고 열정적인 크리에이터가 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우선 무심히 들었던 음악들에 더 귀를 열어두는 것으로 시작해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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