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친구 집에 놀러가는 일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막상 가고나면 너무 잘 다녀왔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딸의 친구라는 이유로 푸짐한 저녁상을 내어주시는 어머님을 만날 수 있었다. 또 오랜 친구에게 한껏 먹이겠다고 족발에 통닭에 친구의 신랑은 소주를 넉넉히 따라준다. 그리고 그제 오전. 내내 동동거리면서 4인분쯤 될 넉넉하고도 맛있는 음식이 식을까 호호불며 권하는 친한 언니가 있다.
나우언니네 집에 놀러가니 이런 대접을! 단 둘이 먹은 테이블입니다. 저 닭요리를 하려고 손을 다쳐가며 손질하고 우유, 양파로 간을 한 수고로움이 충분히 맛으로 보상되더이다. 정말 정말 고마운 밥상!
몇 년 전인가 실연했을 때, 친구가 담담하게 구워주던 꼭 그 삼겹살 같은 ‘생활밀착형 보물들’이 이렇게 있다.
2. 어젯밤. 오랜 기다림 끝에 일전에 부탁했던 일에 대해 물으니 딱 잘라 ‘차라리 자기를 혼내라’는 후배의 말이 돌아왔다. 그 순간 나는 딱, 덜도 더도 아닌 혼내기만 하는 선배가 되어 있었다. 참 어색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그 아이를 그렇게 방어적으로 만들어 버린 것은 다른 사람도 아닌 바로 나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먹먹했고 쓸 데 없는 허기가 올라왔다.
삶의 질이나 행복이라는 것도 주관적이어서 자기애, 보람, 긍정적인 생각들이 많다면 빵 한 쪽으로도 행복해진다고 한다. 그래서 주체적인 자아를 만들려고 노력해야겠다 생각했다. 누군가와 비교하고 남의 시선에 움츠려 드는 것을 고쳐보려고 했다. 그런데 또 다시 생각해보면 그들도 하나의 주체적인 생각을 키우고 다른 사람과 다른 자신을 사랑하고자할텐데... 그렇게 되면 우리는 하나씩의 섬이 되는 것은 아닌가. 결국 다시 서로를 보듬고 이어지려하다보면 상대적인 무언가가 적절히 존재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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