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단한 힘을 가진 영화이다.


사실 공연을 자주 보는 사람은 아니다. 어쩌다가 가게 되는 공연이라도 주로 가수의 콘서트나 뮤지컬이 대부분이다.

사실 조금은 통속적이고 대중적인 장르가 더 편하고 좋았다.

청바지바람에도 목도리를 칭칭감고 소리지르고 박수치고 깔깔 웃을 수 있는 그런 분위기가 너무 좋다.

하지만 가끔씩은 오페라나 클래식에서 진지함에서 묻어나오는 진정성을 얻고싶기도 하며, 그 힘찬 연습들과 한치의 오차도 없는 놀라운 조화를 격식있게 지켜보고싶다는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나는 오페라나 발레공연이나 클래식 연주회에는 인연이 없었고 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배운자들의 구별짓기에 의해 그들의 예의와 격식을 일일이 알지 못하는 탓에 혹여나 나의 무식이 들통나지 않을까 걱정한 면도 없지 않으며, 공연을 대하기 전에 필요한 예습이 그렇게 내키지 않은 게으른 탓도 있을 것이다.

  그런면에서 영화는 이러한 넘.사.벽과 같은 다른 문화를 조금은 편안하게 넘볼 수 있도록 하였다. 어쩌면 대안이고 위안이었을 지 모르는 그럭저럭한 시도라고.

이전, <빌리 앨리어트>에서 잠깐 맛보았던 남자 발레단의 그 과격하면서도 섬세한 공연에 대한 호기심이 지금, <블랙스완>에서 엄청나게 큰 스트레스를 달래가며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강한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는 주연 무용수의 심리적 교감으로 나를 성장시키는 느낌이다.

 주인공은 자신도 모르게 자라난 손톱으로 자학하기도 하며, 스물 여덟이나 먹고도 열두살짜리 소녀의 방에서 지낸다. 엄마로부터 스위티라는 애칭으로 가장 기쁜 순간과 가장 힘든 순간을 함께 한다. 한마디로 그녀는 온실 속의 화초처럼 엄마에게 길들여져 순진하고 열심히 하는 그런 성장이 멈춘 채로 살아가고 있었다. 그래서 그녀는 아름답지만 매력이 없다.
 
 

 영화에서는 주인공이 그렇게 갈망하던 주연의 자리를 어떻게 지킬 수 있을까. 그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본능적으로 깨닳는 과정을 지켜보도록 한다. 연신 그녀의 뒤통수를 좇아다니면서 그녀의 행동을 몰래 살피는 그런 시점으로 그녀의 움직임과 그녀의 시선과 그녀의 호흡을 가까이에서 경험하게 한다.
 


어쩌면 주인공 니나는 자신의 그 껍질을 깨기 위한 인생의 한 장면을 그녀의 직업인 발레리나의 스트레스로 풀어냈을 지도 모르겠다. 얼핏 보면 영화는 발레리나로서 아직 젊은 나이에 무대를 내려와야 하는 지는 별과 다시 떠오르는 별이 갖는 책임감과 그것을 지키려는 스트레스의 갈등등을 비추는 것 같지만, 어쩌면 이러한 모습을 메타포로 인생에서 자신의 모습을 반추하고 성장하기 위해 자신을 깨어부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영화를 좀 떨어져서 보자면,

  영화에서 공연을 다루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 지금까지 공연을 다룬 다양한 영화들 특히 뮤지컬을 영화화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것과는 다른 어떠한 영화만의 매력으로 공연을 압도한 그런 면이 있다. 그것에는 두가지 측면이 있는데, 첫째는 개인의 감성을 원하는 영상기호로 표현하여 모든 것이 생방으로 이루어지는 공연보다 적절할 것이고, 두번 째는 관객의 고정된 시점이 아닌 다양한 시점을 통해 다채롭고 깊이있도록 감동을 받을 수 있도록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춤을 추면서 빙그르르 돌며 다른 사람으로 변한다던가, 그녀의 표정과 그녀의 동작이 점점 정말로 검은 백조가 되어 깃털이 온 팔과 목과 등을 감싸 자라는 모습은 그녀의 착각과 스트레스가 빚어낸 끔찍한 사건과 겹쳐진행되면서 긴장과 몰입을 유도하였다.

 오히려 이영화는 무대에서 공연으로 전달하기가 훨씬 어렵고 평면적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큰 것 같다.

주인공의 움직임과 그녀의 숨소리 땀, 그리고 눈빛 등을 어떻게 수십 미터 떨어져서 느낄 수 가 있겠는가. 대놓고 그래픽 기술을 자랑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환상이 만들어낸 실재감 높은 영상들로 가지게 되는 그 감동의 크기는 어떻게 대신 할 수 있겠는가.



나약한 소녀가 여자가 되고 자시를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되기 위해 겪는 그 소름돋는 스트레스를 어떻게 겪어 이겨내고 마침내 완.벽.한 나를 만나게 되는 지를 이해하는 것에는 좀 더 솔직해질 수 있도록 하는 이 영화는 이해하고 감동했다고 말하고 싶다. 



Rita.
* 예전 글인데, 수정을 잘못해서 최신 발행처럼 나왔네요. 문체도 독백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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