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영화 리뷰

빅히어로6, 친근한 너무나도 친근한

by feelosophy 2015. 2. 26.
반응형

 

빅히어로6, 친근한 너무나도 친근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히어로물에 환호하는 사람이라면 <빅히어로6>는 중박 이상입니다. 익숙한 헐리웃 액션 히어로 영화의 공식을 이으면서도 픽사의 <인크레더블>의 위트를 넘보는 친근한 녀석이 나타났습니다. 슈렉이나 쿵푸팬더의 체형을 이으면서도 가장 젠틀하고 순수한 천사 베이맥스를 좋아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마블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디즈니의 야심작이기도 한 이 애니메이션은 전작인 <겨울왕국>에서 다소 소외되었던 남자아이들을 대상으로 삼은 것은 아닌가 합니다. 물론 리타처럼 로보트 좋아하는 어린 여자아이들도 은근 있습니다. 마블 인수 이야기를 모르더라도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어벤져스>의 향기를 지울 수가 없습니다.

 

리타의 눈길을 끈 것은 일본의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차용하면서도 미국의 정서를 담은 히어로물이라는 점입니다. 아무리 일본의 색을 입혀도 일본의 가치관, 문화까지는 담지 않았다는 거죠. 그래서 기존의 히어로물인 <배트맨>이나 <어벤져스>를 어렵지 않게 떠올립니다. 이것은 오히려 그간의 히어로물의 이미지는 새로운 것으로 바꾸면서도 그들만의 공식은 놓지 않으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익숙한것을 생경한 것으로 바꾸어 놓는 <부자데>인 셈이죠.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본 영화라서 더욱 일본의 이미지를 곳곳에서 찾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도시 이름을 아예 센프란시스코와 도쿄를 합성한 <센프란소쿄>라고 지은 것부터 건물, 트램, 음식 부터 배경이 되는 것들에 일본의 것을 입혀놓습니다. 일본 남자 어린이 날에 띄우는 잉어 연을 본뜬 부유물 위에 두 주인공이 나란히 앉아있는 장면은 손에 꼽을만합니다.

 

물론 가장 친근한 캐릭터인 베이맥스는 비닐소재의 뚱뚱한 몸을 하고 있는데, 격투신에서 스모선수들의 제스처를 녹여놓았더군요. 그 몸매와 그 행동이 배경과 어우러지면서 일본적인 것을 꼼꼼하고 집요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재기발랄한 분위기나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때문에 <인크레더블>을 먼저 떠올리다가도 오히려 <배트맨>이나 <어벤져스>를 떠올리는 이유는 그 장르전환에 따른 영특한 연출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물론 대부호의 자본에 기대어 멋진 히어로물이 만들어진다는 설정이라든지, 한 도시를 구해내는 영웅들이라든지, 서로다른 능력을 가진 영웅들이 힘을 합하여 공동의 적을 물리친다든지의 내용도 한몫하고 있습니다. 공간 포털을 통해 물건이 빨려 나가고 감동의 절정이 되는 순간 다시 빠져 나오는 주인공의 장면은 어벤져스의 그것과 너무 흡사하죠.

 

영특한 연출이라 함은, 만화를 원작으로 했던 헐리웃 히어로 영화의 클리셰를 그대로 본뜬 애니메이션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하는 이유로 실사 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가 흐려지기도 하였지만, 만화를 실제 배우들이 연기하는 영화와 또다시 그를 흉내낸 애니메이션을 보면서 쉽게 이해하게 되는 관객들의 모습을 주욱 이어 볼 때에 그런 재미가 느껴진다는 것이죠. 실제로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캐릭터의 물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움직임을 철저하게 계산하고 실제의 움직임처럼 만들어 내는 제작과정을 생각해볼 때, 마치 이들 캐릭터를 데리고 실사 영화를 찍는다고 보아도 무방하지 않나도 싶습니다. 

 

형의 죽음에 대한 찝찝한 의문이나 숨은 악역들의 활약을 기대하게 되면서 시즌 2, 3의 여지를 남기기도 합니다.  스토리와 연출을 기존의 것에서 취하되, 그것을 드러내는 이미지는 새로운 것을 입히면서 뉴브랜드를 만들어 내는 디즈니, 물론 지브리가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히트쳤던 방식이기도 하지만 다시한번 기존 콘텐츠의 활용과 시너지를 일으키는 영리한 연출이 얼마나 값이 나갈것인가를 기대하게 만듭니다. 

 

 

친근한, 친근해도 너무 친근한 스토리, 이미지 그리고 캐릭터의 모습.

빅히어로의 평가 한줄입니다.

 

 

 

사족이지만, 로봇을 주제로 다루면서 초반의 리얼스틸스러운 장면이나 명문대 연구실을 볼 때는 공대시절로 돌아가 무엇이든 다 만들어 낼 것 같은 자신만만한 기운, 부러움 등등이 복합적으로 드러나기도 했습니다. 최근 드라마<레드>에도 조금 조잡하기는 해도 사람의 상태를 살피는 로봇이 등장하던데 말이죠. 아 그러고 보니 신주쿠에서 로봇 전시장을 지나친 것도 생각나는군요. 물론 베이맥스의 진짜 모델은 카네기멜론대의 한국인이 개발중인 특수 비닐로 만들어진 '안고싶은' 로봇이라고 하더군요. 

 

 

신주쿠 거리를 지나다 쇼윈도에 전시된 로보트의 모습

 

 

 


빅 히어로 (2015)

Big Hero 6 
8
감독
돈 할, 크리스 윌리엄스
출연
다니엘 헤니, 라이언 포터, 스캇 애짓, 제이미 정, T.J. 밀러
정보
애니메이션, 액션, 코미디 | 미국 | 108 분 | 2015-01-21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문화마케팅, 전시기획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