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남동 막쇼, MAKSHOW 2015
문득 '막'이라는 단어를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함부로', '망설임없이'같은 부사가 떠오르다가 이야기를 구성하는 '장,막'같은 단위인 것eh 같습니다. 또 '베일'같이 무엇인가 흥미로운 것을 가려놓은 천 같은 것이 여러 이미지를 두루 갖춘 단어입니다.
이처럼 '막'이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행동에 과감함을 주면서도 이야기를 펼치는 하나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한다는 의미라고 결론짓는다면 꿈보다 해몽일까요.
이번 주말 친한 작가가 그림 안그리고 이번에는 공연 연출을 한다기에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리타는 그 내용이 궁금해서 지성은 작가의 공연이 포함된 프로젝트를 거들떠 보기 시작했어요.
총 8개의 팀이 벌이게 되는 공연은 서울 연남동의 플레이스 막(마포구 연남동 227-9, 서울 121-865)이라는 곳에서 4월 10일부터 5월 31일까지 거진 두 달 동안 열립니다.
(자세한 내용 http://www.placemak.com/)
우리가 예술에 소외되었다고 느끼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연남동 시각예술전시공간 플레이스막과 막사는 이렇게 공간을 설명합니다. "연남동이라는 주거지역을 연고지로 삼으면서 예술 불모지에서의 부족한 예술 향유를 해소하는 역할의 중요한 임무를 갖게 되었다. ... 앞으로도 플레이스막과 막사가 지역사회와 함께 생산된 예술적 담론으로 지속될 수 있길 바란다."
<눈을 깜빡이면 안되는데>, <난 작아서 서비스>, <0kg 삼만리> 등 다양한 공연의 라인업입니다. 홈페이지에는 각 공연의 소개가 나와있는데 알듯 말듯 한 내용도 있으면서도 흥미가 동하는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예행연습과 관련 포스터 등 준비상황을 엿볼 수 있는 페이스북 이벤트 페이지도 있으니 한번 들러보시면 좋겠네요. (https://www.facebook.com/events/791852904244255/)
지성은 작가의 <눈을 깜빡이면 안되는데>포스터인데요. 감독님이라고 불러야 할텐데 자꾸 작가님이라고 하네요. 지난번 공연에 섰을 때는 지배우라고 너스레를 떨면서 기념촬영을 했던 게 생각이 납니다.
기념 엽서가 만들어졌다는 소개가 있었는데요. 지성은 작가가 진행해오던 드로잉 작품들을 보는 느낌이 듭니다. 연필이나 펜으로 필요한 선 이외의 것은 그리지 않는 명쾌함이 특징인데요. 이번 공연도 그 작품과 느낌이 이어질지 궁금합니다. 녹화가 된다는 공연이라 또 외모에 신경을 쓰고 가야하는 지도 사실 신경이 좀 쓰이네요. (하하)
홈페이지에서 다른 공연들도 둘러보다가 막장의 쇼와 느낌이 이어지는 것 같은 포스터를 하나 업어왔습니다. 미스터 바넘 프릭쇼를 재현한다고 하는군요. 미스터 바넘 프릭쇼는 다니엘 부어스틴의 <이미지와 환상>이라는 책에 실린 내용입니다.
예술이 대중문화와 경계를 가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리타입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을 앞두고 호기심을 가진 한 사람의 대중으로서 그들이 이야기한 '부족한 예술향유를 해소'를 어떻게 이룰 것이며, 대중과의 소통과 모순을 이루는 '엘리트주의'를 그런대로 잘 벗어날 수 있는가를 살펴 볼 생각입니다.
다소 아쉬운 점이라면 기왕 웹페이지와 SNS를 통해 공연에 관한 다양한 소통을 하였다면, 다니엘 부어스틴의 <이미지와 환상>을 재현했다는 공연은 그 것이 원래 공연이었는지, 책에 나온 것인지도 몰랐던 대중의 무지에 조소를 날리지는 않았는지, 눈을 깜빡이는 행위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생각할 단초를 주지는 않았는지. 엘리트주의를 배격하지만 향유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현장 현금만으로 공연비를 수령한다는 불편함의 개선 의지는 없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업적으로 자본적 SWOT분석에 목표한 수익률을 이루기 위한 철두철미한 마케팅전략보다는 예술적 생산과 그 고민이라는 곳에 방점을 두었다는 점에서, 그 안에서 자유롭게 경험하고 논의할 수 있는 '장'을 펼친다는 진지한 포부라는 점에서 여전히 긍정합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문화기획, 전시기획, 문화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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