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홍도, 한국형 원피스
전에 없던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낸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그 속에 존재하는 것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만들고 그 속에서 또 밸런스를 맞춰줘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대부분은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의 세상과 비슷한 세계를 그리면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이미 모두가 이해하는 세상에 조금 독특한 이야기를 끼워 넣는 것으로 탄탄하게 구성해 나가기 좋을 겁니다.
그런데 다음 만화세상에 연재중인 웹툰<홍도>는 그런 어려움에도 굳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었습니다. 작가 s-owl이 밝힌대로 그림 스타일이 동양적인 이미지가 강해서 동양의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개화기의 구한말 정도쯤의) 시대적 배경을 가진 웹툰을 그리고 싶었기에 과거의 시점을 선택하였습니다. 역사적인 내용을 다루기에는 고증이나 자료 검증에 많은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렇게 적절하게 상상력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판타지를 선택한 것이 나아 보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세계를 만드는 것이 어렵더라도 스토리 전개에 적절하게 작가 입맛대로 다양한 장치를 넣을 수 있다는 것이 고통 속의 놓칠 수 없는 단맛이 아닐까요. [<홍도>의 세계관에 대한 글]
<홍도>의 공간 (중국과 비슷하지만 전혀 새로운 세계라는군요)
이야기는 홍도라는 이름의 주술사가 나라를 지켜내야 하는 의무를 저버리고 아직은 밝히지 않은 이유로 까마귀를 쫓는데서 시작합니다. 비록 서자로 태어났지만, 남다른 끼와 재능을 가지고 있어서 특출나게 강력한 주술을 행할 수있는 홍도는 시시껄렁하지만 매력적인 캐릭터입니다.
<홍도>는 지난번 리뷰를 썼던<묘진전>과는 많은 부분에서 다릅니다. 한국의 전설이나 민담같은 전통적인 소재를 사용하고 한복같은 의복 형태를 가져다 쓰고는 있지만, 환타지와 서양 문물의 도입시대를 다루었기에 전통적인 색채만이 주요한 것은 아닙니다. 게다가 우리나라의 것만을 사용하는 것도 아니어서 오히려 중국의 개화기 시절의 모습을 많이 연상하게 합니다. 더러 독자들은 일본식의 복식을 언급하기도 하였는데, 작가는 오히려 중국의 전통 옷차림을 참고해서 그린 부분들이 있음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동아시아의 역사와 문화를 두루 공부하고 있다는 작가의 말대로 아무래도 한중일의 의복을 적절하게 변형하여 이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동네 아이들이 갖고 노는 수놓은 공이라던지, 주인공 옷차림이 한복을 개량한 것이라든지의 우리 것을 드러내고 알리려는 노력은 곳곳에 숨어 있습니다.
인간의 감각 중에 가장 중요하다고 일컬어지는 부분이 시각이고 본다면, 비범한 눈을 가진 주인공들에 대한 이야기는 대단한 게 아닐 수도 있습니다. <묘진전>의 묘진이 눈을 잃었거나 <귀신>에서 히나자와가 한쪽눈으로 귀신을 볼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에서 이런 예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요. 홍도도 금빛 눈을 가지고 제멋대로 구는 성격을 연기하고 있는데, 묘진과 닮은 점이라면 한쪽 눈의 비범함과 비범한 능력을 가진 신분이라는 것쯤이겠네요. 이 '선견'은 어떻게 또 작용할지 궁금해집니다.
어쨌거나 리타는 이 홍도에게서 <원피스>를 읽습니다. 서양의 다양한 이야기를 고루 섞어 기상천외한 모험담을 만들어내는 스토리가 왠지 닮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이 이야기가 <원피스>가 가진 그 드넓은 세계를 넘보는 것이 어쩌면 아직은 구만리쯤 되는 일일지라도, 다양한 인종이 등장한다거나, 세계 곳곳의 다양한 문화를 교합하고 그 안에서 교훈을 찾는다는 내용, 그리고 모험을 진행할 수록 친구들을 만들어 가면서도 각자의 캐릭터가 주인공인 홍도에 매몰되지 않는다는 점이 비슷하게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물론 모험을 떠나는 목적이 좀 덜 분명하거나 각 캐릭터의 능력이 아직 확실하게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것들이라고 보입니다. 조금 더 진행된 나중에는 각 캐릭터의 뒤 이야기를 조금씩 다루어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워낙 넓게 펼쳐놓은 이야기라서 모험의 이야기라면 흔히 원피스를 떠올리게 되는 것도 사실일테지만, 앞으로는 좀 더 <홍도>만의 개성을 찾아갈 수 있었으면 하는 응원도 함께합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 등장하는 강의 신,
꽤 인기가 많지만 그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가끔씩만 등장합니다.
신화나 전설의 다양한 존재들을 이야기 하고 주술이나 저주, 그것을 다루는 사람과 그들과 교합하는 다양한 생명체들. 영물로서 주변을 맴도는 다양한 동물들에 관한 이야기는 우리가 예전부터 들어온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익숙함을 친숙함으로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조금은 유리하게 시작했을지 모르는 웹툰이지만, 여기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구조로 풀어내야 하는 숙제가 남습니다. 몇차례 반복되고 새로운 공간에서 만나는 새로운 공동체와의 관계는 그저 에피소드로 끝나기보다는 큰틀에서 하나의 이야기로 얽혀나가는 구성이 나중에 더큰 힘을 발휘할 것이라는 사실을 역시 원피스의 경험으로 기대하게 합니다.
s_owl의 성의있는 그림체가 보는 맛을 더하기도 하고 사람들은 이것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만나보기를 원하는 이상, 더욱 공고하게 만들어진 세계안에서 스스로 잘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들을 만나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에 오만 공상을 더하자면, 시대가 약간 차이가 나기는 하지만, 한국 쪽으로 건너가 묘진과 만남을 가지는 새로운 웹툰을 기획해보면 어떨까... 하네요.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길까요. 허헛. 이 참에 한국형 마블을 만들어야 할까요.
http://webtoon.daum.net/webtoon/view/hongdo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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