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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통영에도 재래시장이 있었습니다. 바닷가라 신선한 수산물들이 있어 더 생기가 도는 느낌이었습니다. 조금 더 구불구불하고 조금 더 비좁은 재래시장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와 시장을 향했습니다. 어제 버스를 타고 지나다 중앙시장이 있다는 것을 눈여겨 봐뒀거든요. 시장에 들어서니 제가 대구에서 온 것을 알았나봅니다. 대구 포목점이 딱 보이더라구요. 너무 억지인가요?
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회를 떠서 혼자 청하한잔을 할까 하다가 참았습니다. 그러다가 식당을 들어섰어요. 메뉴판도 없고 식당 테이블은 장판으로 쌓여 있습니다. 무언가 흘려도 스윽 한번만 닦으면 금새 닦이는 편리한 테이블인 셈이죠.
아무렇지 않다는 듯 앉아서 과감하게 '밥주세요'했습니다. 그랬더니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고 밥을 가져다 주셨어요. 감자, 도토리묵, 깻잎, 무생채, 젓갈, 부추김치, 고구마줄기나물에 흰쌀밥, 홍합이 들어간 미역국 그리고 생선찜이었습니다. (저 생선의 이름이 무엇인가요?) 이렇게 해서 6000원. 물론 가격도 계산할 때 알았어요. 아무것도 적혀 있지 않습니다.
별다른 반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식당에서 흔히 먹는 주 메뉴가 있는 밥은 아니었지만, 괜히 엄마 생각도 나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깻잎도 그렇고 감자조림도 그렇고 생각보다 맛있더군요.
지나다 보니 시장 할머니들이랑 아줌마들도 저랑 똑같은 메뉴로 밥을 먹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요. 아마 이집에서 배달한 음식인 것 같았습니다. 그들에게는 이 밥상이 얼마일까 궁금하더군요. 아마 같지는 않을꺼야... 하고 생각했어요.
식당 테이블 위에 놓인 수저통과 이쑤시개 통과 두루마리 화장지, 제각각의 원통형이 이렇게 놓여 있으니 정물화가 그리고 싶더군요. 시골 시장의 밥상다운 저 물그릇이 보이십니까? 아참 그리고 저 수저통을 보고있자니 엊그제 다녀온 안동 하회마을이 생각이 났습니다. 그곳에서 찍었던 꽃이랑 너무 닮아있어서 꽃사진 가지고 와봤어요. 닮은 것 같나요?
밥을 먹고 한가로이 거닐다 보니 시장반대쪽 입구에 이런 광경이 펼쳐졌습니다. 비가 잠시 그친 조용한 선착장입니다. 구름이 한폭의 그림처럼 주변을 감싸고 있는 것이 포근하게 느껴졌어요.
선착장 주변을 따라 걷다보니 꿀빵이라고 적힌 상점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천안에는 호도과자 경주에는 황남빵 그리고 통영은 꿀빵이라던가요?
제과점에서 사먹는 생도넛같은 맛에 속에는 고구마, 커피, 팥 등이 들어있습니다. 저렇게 세개에 3천원이고 다양한 형태의 포장으로 팔고 있더군요. 저는 간단하게 맛만 보려고 3개짜리 두개만 샀습니다. 한두개 먹고 집에 가져가서 어머니, 아버지, 동생 맛만 보여드리려구요.
선착장 옆에 카페베네가 있었습니다. 공격적으로 체인점을 늘리더니 통영 바닷가 시장옆에도 카페베네가 들어와 있더군요. 모처럼 앉아서 커피한잔하고 쉬었습니다. 가져간 책도 읽고 꿀빵도 맛보고 그러다 밖으로 보이는 풍경이 액자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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