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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손 때가 묻고 이런 저런 것들이 가득 들어차서 뚱뚱해진 빨간 지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빨간 지갑은 돈이 많이 들어 온다고 해서 여자들이 많이 사용하기도 하지요. 저는 손에 쥐었을 때 푹신하고 감기는 맛이 좋은 가죽 지갑을 좋아한답니다. 그런데 이 지갑은 더 이상 쓰고 싶지 않아졌나 봅니다. 자꾸 다른 지갑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거든요.

동생이 결혼을 하고 신혼 여행에 올랐다가 큰 맘 먹고 좋은 지갑을 선물로 준 게 있기는 합니다. 명품 브랜드라서 그런지 디자인과 색상이 그럴 듯합니다. 그런데 꺼내서 이리저리 뜯어 보고는 다시 상자에 넣어 둡니다. 아마도 그 지갑을 넣고 다닐 가방이 지갑보다 싼 것이 마음에 걸렸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쏙 드는 지갑을 만나버렸습니다.(지난 주말 찾았던 파티의 셀러존에서) 첫눈에 반했다고 해야할까요. 아니면 그 동안의 반지갑 생활에서 벗어나 좀 널찍한 장지갑을 바라던 참에 딱! 하고 만나버린 걸까요. 



마음에 쏙 드는 장지갑입니다. 빨간 담요에 올려놓고 찍으니 조금은 과한 느낌이지만 실제로 보면 그렇게 두드러지는 색감은 아니랍니다. 가죽공예 작가님이 디자인부터 하나하나 조각하고 염색하고 한 땀 한 땀 꿰매는 과정까지 5 단계에 걸쳐 꼬박 1 주일을 고생하며 만든 자식 같은 작품이라고 해요. 제가 살 때에도 물 조심하고 잘 아껴서 써 달라고 신신당부를 했답니다. 그래서 그런지 저는 이 지갑에 더 애착이 느껴져요. 사랑받은 누군가를 책임지게 된 새신랑의 느낌이랄까.




자세히 보시면 나뭇 잎의 잎맥 하나 하나 조각을 한 것을 볼 수 있어요. 두 가지 색이 섞여 주황색이 되어 번진 듯 한 부분도 마음에 들고요. 아마 시간이 지나서 손 때가 묻고 세월이 묻으면 붉은 기운이 더 올라와서 아주 자연스러워진다고 하는데, 어떻게 멋스럽게 변할지 그 모습이 궁금해집니다. 


내부는 오렌지 색이에요~ 안 쪽에 널찍한 지퍼공간이 있어서 동전을 가득 넣을 수 있습니다. 물론 지갑 모양이 상할까봐 그득하던 동전도 지금은 많이 줄여놓았답니다. 그리고 똑딱이 버튼이 두 개가 안정감 있게 자리하고 있는데요. 하나만 있는 지갑보다는 충동구매를 좀 막아주려나요~


카드 수납 공간인데 앞에 6개 저쪽에 두 개 해서 총 8개를 꽂을 수 있습니다. 물론 저는 이 것 저 것 포인트 카드까지 하니 두개 겹쳐서 넣은 곳도 있어요. 그러면 늘어나서 나중에도 계속 여러 개를 끼워야 하는데 걱정입니다. 







바깥면 전체를 찍어봤어요. 다 피지 않은 꽃 봉오리며 줄기가 이어져 잎사귀들이 겹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가시를 두드러지지 않게 표현한 것도 보여요. 나중에 시간이 된다면 전체 나뭇 잎이 몇 개인지 세어 봐야겠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 처럼, 물건과도 인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나 마음에 들어하고 갖고 싶어하는 물건이 있을 수 있겠지만, 각자의 취향에 따라 어느 누군가에게는 아무 것도 아닌 것이 다른 누구에게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갖고 싶은 그 것이 분명히 있으니까요. 

오랜 기간 동안 제가 즐겁고 행복하게 때로는 홧김에 돈을 쓰던 저의 추억이 고스란히 베인 빨간 지갑은 이제 화장대 서랍에 넣어 두었습니다. 그 지갑을 사주었던 사람도, 그 지갑을 잃어버렸을 때 혼비백산 했을 때에도, 바닥에 처음 떨어뜨려서 마음 아팠던 적도 깨끗하게 손질하려고 클리너로 정성스레 닦아주던 때도 모두 생각이 납니다. 카드며 동전이며 쓸데 없는 영수증까지 꽉꽉 품고 있느라 축 늘어진 지갑은 이제 편히 쉬게 되었답니다. 그 추억들도 아마 이제는 조금은 멀어지겠죠. 
 
대신 새로운 추억들을 담을 지갑이 있습니다. 앞으로 즐겁게 걸을 때 손에 자랑스레 들려서 어디든 멋진 소비를 함께 할테니 그 미래가 두근두근 기대됩니다.
 

그러면서 무언가 기분 좋은 일이 리타에게 생길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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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 이런 후기..보자마자 프리허그 하고 90도인사후 큰절 올려드리고 싶은 글이네요ㅜㅜ 저 다단계 좋아하는데.. 아 다단계 아세요? 피라미드식 홍보 사랑합니다 :-) 모쪼록 제 자식같은 아이이니 많이 사랑해주세용! 열씨미 쓰다보면 막 닦은 구두마냥 광이 눈을 어택합니다.
    • ㅋㅋ 처음 만났을 때는 무척 내성적으로 대하시더니만 이렇게 댓글로 만나보는 작가님은 사뭇 다르군요~ ^^ 광이 눈을 어택할때까지 잘 쓰겠습니다. ^^ 종종 들러서 다른 물건도 사고 정말 새로운 브랜드 함께 런칭해볼 구상도 좀 해요 우리! ^^
  2. 장인이 한땀한땀 수놓은 정성이 가득 보입니다... 명품이네요... ㅎㅎ
    이 지갑에 돈이 마구 마구 들어오길 바랍니다... ㅎㅎ
    • 그렇죠. 광고로 만들어진 이미지가 명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직접 쓰면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그런 제품이 오래 오래 사랑받을 거란 생각을 해요~ 들러주셔서 감사합니다.
  3. 오~ 사용할 수록 더 매력이 더해질것 같은 지갑이네요...장인정신이 들어간듯한...ㅎㅎㅎ
  4. 오옷! 이렇게 좋은 지갑이라니!^^ 거의 예술품인데요. 저라면 가지고 다니기 황송해서 집에 모셔둘 그럴 수준입니다. 좋은 지갑 득템하신 것 축하드려요. 담에 볼 때 구경시켜주세요!^^ 리타님 파이팅!^^
    • 우리 엄마가 선물로 사드린 지갑을 모셔두고 쓰지 않으셨더랬죠. 그럴거라면 이월상품 사드리지 뭐하러 신상품 사드렸을까... 라고 푸념을 한 적이 있습니다. ^^ 좋은 아침 보내고 계신가요? 니자드님!
  5. 센스가 보이는 지갑이네요 ^^;
    동남아에서 알록달록 멋진 지갑들 많이 봤는데,
    한국에서 과연 쓸까 싶어서 손에서 놓은게 수십개는 되는 것 같습니다. ㅎㅎ..
    결국은 손때묻은 몽블랑 지갑으로 회귀했어요.
    • 김치군님은 취향이 은근 세련된 듯! ^^ 저도 몽블랑 좋아하는데... 물론 가지고 있는 건 아직 없지만, 개인적으로 그런 느낌이 저에게 맞는 것 같아요. 소중히 잘 쓰셔요~
  6. 그야말로 한 땀 한 땀 정성이 가득한 지갑이네요.
    소중하게 간직하시고 행복한 한 주 되세요.
    • 네 볼 때마다 마음이 좋아요~ 연애 시작하는 기분... ^^ 이곳은 날이 좀 흐리지만 살랑살랑 포근해서 기분 좋은 한 주 시작 했답니다. ^^ 건강하시고 좋은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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