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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tv 방송 리뷰

'나가수' 포맷 판매가 의미하는 것

by feelosophy 2011. 1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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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봄, <나는 가수다>는 거짓말 조금 보태어 '센세이션' 그 자체였습니다.

그당시 우리나라 방송은 <무한도전>,<1박 2일>과 같은 리얼버라이어티에서 <슈퍼스타 K>,<위대한 탄생>등과 같은 서바이벌방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인기가 넘어오는 순간이었습니다. 물론 미국은 <도전, 슈퍼모델>,<어프렌티스>,<프로젝트 런웨이>,<어메리칸 아이돌>과 같은 프로그램이 이미 꽤 예전부터 인기를 끌어오고 있으며, 그 중 몇몇은 직접 우리나라에서 방영이 되고 있습니다. <프로젝트 런웨이> 등의 포맷을 들여와 <OOO코리아>라는 이름으로 케이블 방송을 통해 나름 인기를 끌기도 했지요.

이러한 프로그램들의 인기는 '참여와 공유'라는 이제는 식상하기까지 한 21세기 화두에서 기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신시설의 발달, 검색기술의 발달 등에 의해 우리는 누가 어디서 무엇을 하였는지 몇다리만 걸치면 알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예전에는 다른 세상 사람같았던 연예인들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음을 각종 타블로지나 가십을 다루는 사이트들에서 지겹게 접하게 되었지요. 그러다보니 알려지지 않은 신선한 누군가가 나타나서 호기심을 자극하고 프로그램 안에서 발전과 성취를 목격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는지도 모릅니다.

앞서 이야기 한, 각종 기술의 발달은 헨리젠킨스가 이야기 한 것처럼 각종 문화가 뒤섞여 누가 어디에서 무엇인가를 하는 가를 엿보게 충동질 합니다. 그리고 시간과 돈을 들여서라도 캐내고 싶어합니다. 사람들은 그것을 통해 작게는 성취감에서 크게는 권위비슷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어떤 프로그램이 어디에서 촬영되는 지, 누가 떨어지고 살아남게 되는 지를 알아 맞히는 것은 그 프로그램에 몰입하여 출연진들의 캐릭터에 함몰되는 것과는 또 다른 향유방식입니다.

아마도 이와 같은 프로그램 내에서의 향유와 밖에서의 향유가 공존하는 것이 서바이벌 프로그램의 묘미가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물론 프로그램을 만들어 내는 제작자 입장에서는 철통보안을 생명처럼 여겨야 하는 불행이 뒤따르기는 했지만 말이죠.



이와 같은 분위기에서 <나는 가수다>라는 프로그램은 참으로 신선했습니다. 사실 나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일반인들이 영웅이 되는 과정은 아름다울지언정, 그들의 아름다운 도전에 관심으로 프로그램을 애청한 것이지 그들의 능력에 매료되었다고 보기는 그 가능성이 낮았다는 것을 깨닳게 됩니다. 그런데 <나는 가수다>는 이미 한 시기를 풍미했던 둘 째 가라면 서러울 가창력을 선보이는 진짜 '가수'들이 나오게 하고 그들로 하여금 아마추어들의 경연인 오디션의 포맷을 따르게 하여 엄청난 긴장감을 선사해 놓은 것입니다. 한 두명만 불러 모아도 대단하다고 입을 모을 판에 자그마치 7명이 그것도 서로 경쟁을 벌인다니 황송할 따름이었죠.


사실 그동안 많은 가수들이 탈락을 하고 몇 몇 가수들이 명예졸업이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하차하기도 했습니다. 처음의 긴장감이나 호기심은 많이 줄어든 것도 사실이지요. 일부에서는 가수들이 프로로서 자존심을 버린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었고, 긴장감을 조성하며 뜸들이는 편집방식을 질타하기도 했으며, 들어 오고 나가는 가수들의 캐릭터와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이는 무대에 따라 시청률이 춤을 추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두 세 계절을 지나 지금까지도 누가 들고 나가는 지에 대한 이야기가 트위터에 오르는 것을 보면 우리도 이 프로그램에 익숙해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출연하는 가수들이 자신의 노래를 돌아보고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새로운 가능성을 찾는데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들의 진지한 도전에 마음 속 깊이 감동을 준비하게 되었죠. 드디어 이러한 포맷의 프로그램에 거부감을 거두게 된 것입니다. 얼마 전 이들 <나는 가수다>출신 가수들이 호주에서 멋진 공연을 하기도 했지요.


이러한 가운데, 오늘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나가수'서바이벌 포맷 미국에 100만달러 수출' 

중국에도 판매가 되었으며, 일본과도 진행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옵니다. 각 나라마다 그 나라의 <국민가수>들이 있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유행가를 부르는 예쁜 연예인을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슴을 아름답게 울리는 그들을 그리워하고 있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일본의 프로그램을 베끼기만 하고, 수십만 대 자동차를 팔아야만 벌 수 있는 돈을 들여 프로그램을 수입해 방영하는 과거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드라마나 음원의 콘텐츠가 아닌, 포맷을 팔 수 있다는 것은 그 나라의 방송 품질이나 시스템의 수준이 높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진정성과 흥행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멋진 한국 방송 프로그램이 많이 나와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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