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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행복하게 살기/여행& 맛집

동인동 매운 갈비찜

by feelosophy 2011.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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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고기가 먹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고기 맛을 잘 아는 사람도 아니지만, 씹을 때 베어 나오는 육즙이나 그 탄력있는 질감이 좋습니다. 잇몸이 포근하달까요. 그러면서 씹으면 뇌를 자극하는 것도 같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무기력한 사람에게 무언가 생존 욕구를 느끼게 해주는 그런 의미라고 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매운 것이 당길 때가 있습니다. 분명히 먹고 나서는 후회할 텐데 매운 것을 먹을 때의 그 게운함을 아는 사람은 알 거에요~ 쓴 것(염기성)이나 신 것(산성)이 자꾸 당기는 것은 몸의 산성도를 (중성쯤으로)맞추기 위한 것이라고 하고, 단것은 혈당때문에 당기는 것이라던데요. 매운 맛은 몸의 어떤 이유로 당기게 하는 지는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매운 맛은 엄밀히 말하자면 맛이라고 보기보다는 통증이라고 해야 맞다고 하지요. 혀는 짠맛, 신맛, 단맛, 쓴맛을 느끼게 되어 있고 매운 것은 통각이라는 고통을 느끼는 센서에 의한 것이니까요. 

매운 음식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한국사람은 고추의 그 은근한 매운 맛에 중독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겨자나 후추 혹은 카레 등과 같은 다른 향신료의 매운 맛과는 달리 묵직하죠. 그렇다 보니 먹고 나면 그 은근한 매움이 온 입안을 자극하고 결국 입 주위까지 벌겋게 물들이고 연신 물을 들이키게 만들어 버립니다. 어떤 사람은 맨 밥으로 혀를 누르는 방법으로 매운 기를 달리기도 하더군요.

간만에 친구와 찾은 신사동 '동인동'이라는 가게에서 파는 매운 갈비찜도 같은 맥락의 음식일 겁니다. 고기음식이면서 매운 음식이니 일석 이조! 힘이 불끈 솟아나는 고기음식입니다.

여자 둘이서 찾은 음식점에 매운 갈비찜만 시키면 될 것을 입가심으로 모듬 전까지 넉넉하게 시키고는 막걸리와 소주 중 어느 것을 음료삼을까 하고 고민합니다. 왠만한 장정들이 와서도 이렇게는 안 시킬꺼라고 하면서도 묵묵히 잘도 먹었지요. 이날 우리는 청하로 깔끔하게 시작했습니다.


자리는 마치 횟집을 개조해서 만들었나 싶은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떼어내기는 했지만 방문 구들창이 남아있고 식탁들도 준비되어 있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 마음 동하라고 입구 쪽에서 각종 전을 즉석해서 부처나오고 안쪽 주방에서는 찌그러진 양은 냄비에서 덜그럭 거리며 매운 갈비찜이 조리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가끔 매운 음식에 밥 비벼 먹고 연신 호호 입김을 뱉으며 땀을 흘리면서 마음 맞는 친구와 한잔 술 기울이는 것이 바쁜 한국인들의 스트레스 해소법은 아닐까요? ^^ 그러고 보니 조만간 또 한번 들러야 하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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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1.22 | 지도 크게 보기 ©  NHN Cor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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