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 문화강좌 프로그램 중의 하나인 '비로소 글을 쓰다'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단순히 수업을 참관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수강생이 되어 내 글을 완성시켜보는 것이죠. 그동안 많은 글을 써왔고, 지금도 글을 쓰고는 있지만 항상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 지에 대한 고민은 많이 하지 못했습니다. 글을 읽는 이들의 반응을 보고 내 글이 얼마나 의미있는 것인지 간접적으로 느껴보는 정도이지만 스스로의 글에 대한 책임이랄지 확인이 부족하다 여겼습니다.

 

항상 내 글은 촌스러운 것 같고 진부하고 그래서 어떻게 고쳐봐야 할까는 떠올려도 그 실천은 어려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나 컨셉 등은 좋다쳐도 그것을 순순히 풀어나가는 것은 분명 노력과 연습이 수반되어야 한다는 것도 사실이죠. 문제는 그 걸 알면서도 실천해보기는 참으로 힘듭니다.

 

그래서 마음 굳게 먹고, 작심삼일의 최소한의 집중력이 허락하는 시간만큼 짧은글 한편이라도 내 글을 지어보고 그 글에 대해 책임을 다해보는 글쓰기 수업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글짓기'와는 조금 다릅니다. 글이라는 것은 참으로 다양해서 신문의 사건위주의 기사부터 정서적 에센스가 녹아들어간 한편의 시에 이르기까지 무척 다양하죠. 그러한 글 중 원하는 것을 위한 준비도 당연히 다를테지만 만약 글쓰기에 기초체력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 기본은 아마 조금은 단순하고 압축적이지 않을까 합니다. 이를테면 글의 주제와 단락의 키워드, 그들을 꿰어보는 덩어리로 확장하고 또 그 덩어리가 좀 더 재미있고 매력적이기 위한 여는 글을 자꾸 만들어 보는 연습같은 것 말이죠.

 

무작정 글을 쓰는 것은 배추한포기 사놓고 무작정 김치를 담그겠다고 큰소리치는 새댁과 다를게 없습니다. 기호에 맞게 (조금 맵게 할지 시원하게 할지 아니면 잘 익도록 싱겁게 할지 등등) 양념을 준비하고 큰 그릇과 버무리기 좋은 편안한 자세를 잡고 마지막에 김치 버무리기를 해야 하는데도 자꾸 만들어 놓지도 않은 벌건 양념을 버무리는 것만을 상상하고 있는건 아니었나요.

 

 

 

 

 

총 세 차례에 걸처서 진행된 수업이라 수업내용은 딱 <준비-쓰기-엮기> 입니다. 참 단순하죠. 그런데 이 강좌의 백미는 글쓰기 책 어디서나 볼 수 있는 그런 이론적인 이야기보다 개인의 그 지루한 글을 읽고 침착하게 던지는 선생님의 피드백이었습니다. 첫 시간에 각자 쓰고 싶은 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보고 자신의 언어 습관이나 취향에 대해 돌아보는 것은 나만의 글을 쓰는 데 아주 중요한 것임을 두 번째 시간에 깨닳게 되었습니다. 별다를 것 없는 개인적 이야기를 하다보면 과연 이 수업을 통해 얻어 낼 수 있는 것이 무언가 싶기도 할겁니다. 하지만 아무 단서없이 무작정 자신이 정한 주제에 맞는 쪽글을 미리 알아본 자신의 언어습관을 되돌아보며 써보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것을 선생님은 글쓰기 회원카페에 올리고 공유하고 검토해본 후 마침내 개인에 맞는 또는 장르에 맞는 글쓰기에 도움이 될 만한 것들을 풀어 놓아주신거죠. 이는 세번째 시간에 피드백대로 수정해보고 발전해보는 글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에 맞는 엮기와 실제로 인쇄와 출판에 관한 실제적인 이야기까지 마무리를 보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 수업은 선생님과 직접 만나는 6시간보다 글을 써보겠노라고 결심하고 교실까지 오는 시간과 글을 썼다 지운 습작시간과 그글을 카페에 올려서 누군가가 읽었는지를 들여다 보는 것과 그 글을 고쳐보는 것과 나만의 개성을 들이는 연습과 개인단어수첩에 빼곡히 메모를 하는 그 모든 시간이 포함되어 풍성하고 충분해지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경우는 터키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터키의 이야기로 채워보려고 했습니다. 여행이라는 것이 떠나기 전 그 곳을 그리며 이런 저런 준비를 하며 설레는 감정부터가 시작이라면 떠나지 않고도 여행은 시작된 것이죠. 그러한 여행의 준비를 꼬박 걸어서 터키까지 가는 것으로 본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가지고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그래서 평소 '공유'나 '창조'같은 단어를 좋아하고 다소 행정적 글쓰기를 해온 습관을 좀 더 개성적이고 주관적인 글쓰기로의 연습을 해볼 수 있기를 기대했습니다. 그래서 써본 글이 <터키에 걸어가다-시작>이었습니다. 이 글을 카페에 올리고 두번째 날 선생님의 피드백은 안에서 밖을 찾는 역설의 아이디어가 좋다는 평과 함께 단락별 주제키워드와 그 키워드를 잇는 덩어리감있는 글쓰기에 대해서 말씀주셨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부분을 찾아 그 부분을 전면에 내세워 보다 흥미있는 글쓰기를 해보라고 하셨죠. 그래서 저는 흥미로운 부분인 구체적인 수치를 내세우고 호기심을 일으키기 위한 단서로 시작하여 이렇게 수정해보았습니다. <터키에 걸어가다 0Km>

 

처음 글쓰기를 해보고 싶다는 생각뿐이었을 때는 무작정 고무장갑을 낀 채로 참 어색한 김장준비를 했던 것이 이제는 조금이나마 방향을 잡아보려는 용기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혹여 싫증을 낼까봐 최소한의 차시로 강제성을 줄여본 강좌를 구성한 것도 나름 신선하고 재미있었지 않았나 싶어요. 1주에 한번 세 번의 시간이 흘러 한 달이 가까워지면 비록 다소 촌스럽지만 완성해낸 나만의 글을 쥐어보게 되니까요.  몇몇 사람들과 진지하게 내 글을 돌아보는 이 경험을 얼른 내 습작을 위한 긴 시간으로 바꾸고 싶지 않겠어요?

 

3월 6일 개강, 비로소 글을 쓰다 (2기) 모집 안내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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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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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직접 체험하면서 배우는 좋은 강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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