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것을 얻을 것이라는 생각은 우선 접어야 합니다.
'사이언스이즈컬처'는 그간 각 분야의 최고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에 대한 이해가 어느 정도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거나, 오히려 도대체 어디서부터 인문학이나 현재의 과학에 접근할 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책은 24개의 두명의 대화를 엮은 일종의 잡지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선행학습이 없다면 겉돌아 읽힐 수 밖에 없습니다.
마음에 드는 몇 가지 주제를 잡아서 그 안에서 소개된 또 다른 저작을 따라가 본다든지, 그 주제와 관련한 요즘의 새로운 지식을 따라가보아야 그 두사람의 대화가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이 책은 일종의 이정표나 새로운 경험을 위한 실마리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저 같은 경우에는 노암촘스키, 스티븐 핑거, 미셸공드리, 척 호버먼, 조너선 레덤 등에 주목하게 되었고 그들의 활동과 저서를 따라가 볼 생각입니다. 주제로는 <의식의 문제>, <시간>, <전쟁과 기만>, <음악에 관하여>, <소셜 네트워크>와 관련한 것에 흥미 들였습니다.
어느 주제건 그 분야에서 오랜 시간동안 다해 온 이들은 정말 심오하고 철학적이기까지 한 이야기를 참 편안하게 던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있으면 '어떤 일에 30년의 시간을 들여 경험하지 않고서는 얻지 못할 지혜'로 스스럼 없이 숨쉬게 되는거죠. 한 교수님의 수업이 참 쉽고 편하다고만 생각해서 얻는 것이 별로 없다는 불평을 한 적이 있는데요. 시간이 지날 수록 그 말씀이 가슴에 심기고 뿌리내리더니 나중에는 그 말씀 하나에서 여러 갈래로 가지가 자라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아마 정말 현자는 어려운 것을 쉽게 이야기 하고 범인은 쉬운 것을 어렵게 말하기도 합니다.
'스스로를 밖으로 끌어낸다'
복잡한 패턴의 리듬이나 음높이, 그러니까 음악이 그런 건데, 이런 것을 들으면 사람은 스스로를 통제할 능력의 일부를 포기합니다. 이완 상태가 되고 그저 소리의 흐름을 따라가죠. 음악에 굴복해서 스스로를 내맡기는 것입니다. 그래서 반쯤 잠들고 반쯤 깨어 있는 상태로 빠져드는 것,
오늘날은 기술의 발달과 문화의 변화로 사적인 공간에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수만년에 걸쳐 오직 공동체 차원에서만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수만 년에 걸쳐 오직 공동체 차원에서만 음악을 들어온 것을 생각하면 이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음악에 대하여> 대니얼 레비틴, 데이비드 번
장솨 인간의 조건에 미치는 영향
인간의 본성에는 떠나고 싶은 측면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움직이는 가운데서도 어떤 장소와의 연결을 유지하려는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우리 DNA 속에 방랑의 욕구가 있어서 더 멀리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만큼이나 지금 있는 장소에 머물고 싶어 한다는 얘기죠.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이 이동하는 모습을 보면 이런 장소가 없어요. '거기'라고 부를 만한 곳이 없다는 뜻입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윌 셀프, 스펜서 웰스
문화기획을 하면서 사회의 다양한 시선을 담으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장소와 문화 그리고 삶이라는 것은 누구의 눈으로 보는가에 따라 더 크게 보이는 것도 있고 삭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영감을 얻고 그것을 잘 드러낼 수 있는 하나의 사건을 창조하는 것은 흥분되는 일이 아닐 수 없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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