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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행복지도/육아와 가족관계

초등저학년 여자 아이 친구 관계가 걱정인 엄마에게 추천하는 3가지 방법

by feelosophy 2024.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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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육아에서 새로운 국면이 열린다. 새로움의 정도를 가늠해보자면 아이가 처음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것의 열 배 정도였다. 맞벌이 때문에 9시 등원, 4시반 하원인 유치원을 다니지 않고 등하원 시간이 조금 더 융통성 있는 어린이집을 줄곧 다니다가 초등학교에 입학했다. 그래서 단순히 아이를 안전하게 보살피는 보육의 개념이 아니라 아이를 하나의 존재로서 키워나가는 교육의 개념인 학교는 초등학교가 처음이었다.

처음에는 아이가 8시 55분까지 학교에 갔다가 점심먹고 바로 집에 돌아오기 때문에 방금 아이를 데려다 준 것 같은데 바로 데리러 가야 하는 기분이 드는 것부터 적응이 힘들었다. 하이클래스, e알리미 등 초등학교와 소통할 수 있는 전용 앱을 사용하는 것도 서툴렀다. 학기 초에는 접종표같은 제출해야 하는 서류나 확인서 같은것이 많아서 신경을 더 기울여야 했다. 방과후 수업은 무엇이고 돌봄은 무엇이며, 학교 외 다른 기관의 돌봄이나 프로그램은 어떻게 진행되는 지를 파악하고 활용하고 시간에 맞게 챙겨야 하는 것들을 모두 챙겨야 했다. 

 

이런 저런 행정적인 부분이 적응이 될 즈음부터 아이의 학교 생활이 궁금해지졌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학교에 갈 수도 없고 선생님께 시시콜콜 여쭤 볼 수도 없다. 이미 한 반에 아이들이 스무명이 넘기도 하고 유난스럽게 굴면 안될 것 같기 때문이었다. 

 

먼 지역의 어린이집을 다니다가 입학한 아이는 동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을 다니다가 들어온 또래 아이들과의 친분이 없어서 입학부터 소위 비빌 언덕이 없었다. 나 역시 직장이 멀었던 워킹맘이어서 동네 또래 아이들의 엄마와의 왕래가 전무했다. 그래서 아이의 입학만큼이나 도저히 2시간 거리 회사의 출퇴근 시간이 맞지 않아 육아휴직을 한 엄마도 초등학교 1학년의 1년은 어수선할 수 밖에 없었다. 

 

학교 선생님은 어린이집 선생님처럼 아이를 먹이고 씻기고 살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가 그 연령대에 익혀야 하는 도덕, 예절, 지식을 가르치는 것이 본분이다. 아직 어린 학년의 아이들과 그 부모들 일부에는 어린이집처럼 많은 케어를 요구받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선생님들도 학부모들도 점차 적응과 하나의 성장의 국면으로 잘 넘어가려고 협력하여 잘 넘어가고자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 여자아이의 또래 집단의 삭막함을 몰랐다. 아이는 친구가 좋지만 좋아하는 아이라고 우리 아이를 좋아한다는 보장은 없었다. 어릴 때는 그러고 말면 그만인데 나이가 드니 소외감이나 거절에 대한 서운함이 커지는 듯 했다. 또래 집단 속에 어울리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생각해보면 우리 아이가 왕따라도 당할까봐 신경이 곤두서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아이들의 성정이 서로 달라서 그것이 맞는 아이들이라면 잘 지내지만 똑같기만 할 수는 없기에 아이들끼리도 부침이 있을 수 밖에 없다. 그런 과정을 지나서 서로 관계를 돈독히하면서 서로서로 두루두루 잘 지내면 좋겠지만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요즘처럼 핸드폰으로 분절적으로 관계가 이어지거나 학원이나 다른 과외활동으로 선택적으로 여가시간을 함께 보내게 되는 또래집단이라면 그 잠깐의 관계가 오히려 더 크게 다가온다. 

그래서 잘 지내는 아이가 있으면 마음이 놓이면서 그 아이를 좀 더 보게 되게된다. 한편으로는 다른 아이들과 친해지는 과정에서 우리 아이의 이기적인 행동이나 말 실수가 있을까 싶어서 아이를 단속하기도 하였다.  다른 아이들이 상처받게 된다면 나중에 다시 돌아오게 될까봐서다.

 

그러는 와중에 불안과 걱정에 기름을 붓는 글을 보았다. 

SNS에서 만난 그 떠도는 말에는 1,2학년 여자 아이들 사이에는 나름의 그룹이 만들어진다고 하였다. 대개 3개의 그룹인데 A그룹은 리더십있으면서 또래에 비해 똘똘한 아이그룹, B그룹은 A그룹에 끼고 싶지만 비교적 평범한 아이들, C그룹은 혼자 다니거나 다른 그룹에 잘 들지 못한 아이들이었다. 학기 초에 만들어지고 대개 2-3명씩 몇 그룹이 만들어지며 조금씩 깨지고 이어지면서 약간의 변화는 있다고는 한다. 그러나 학기가 좀 지나고 나면 관계가 어느정도 형성되기 때문에 아이들은 견학을 가는 버스에서 함께 앉는 자리, 점심 먹는 자리를 가지고도 신경을 쓰게 되고 그 와중에 그룹에 잘 안착하지 않은 아이들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이야기였다. 

아이가 A,B,C그룹으로 나뉘는 것을 생각하기도 싫거니와 그 속에서 아이들이 속상해하는 모습을 생각하는 것조차도 기분 좋은 것이 아니었다. 우리 아이의 경우는 외향적인 성격이라 내성적 아이들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성격일 수 있다. 친해지고 싶은 아이에게 먼저 다가가고 같이 놀기도 잘 하지만 놀다가 갈등이 있으면 그 반응도 큰 편이라 아이들 성향에 따라서는 힘들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아이가 놀 때 옆에서 지켜보면서 최대한 개입은 하지 않지만 그런 성향이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긍정적이지만은 않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 때문이다. 

외동아이들에게는 선택권이 많고 대개는 그동안은 그것이 받아들여졌을 가능성이 높다. 다른 아이들과의 놀이에서도 서로가 주인공이 되려고 한다. 당연히 부딪힐 수 밖에 없다. 문제는 그 갈등을 스스로 잘 해결해서 다음에는 서로간에 순서대로 양보를 하고 두루 잘 지낼 수 있어야 하는데 누구 하나가 '안놀아!'하고 저만치 가버리면서 마무리가 되면 더이상 그 관계는 부드럽게 이어질 수 없게 된다. 

아이에게 친구와의 갈등에서 상대방이 서운할 수 있는 점을 이해하고 또 자기의 서운한점을 잘 설명할 수 있다면 다음에는 그런 상황에서 싸우지 않아도 된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한 두살 많은 언니 오빠와의 관계에서도 깍듯하게는 아니라도 어느정도 언니, 오빠 대우를 잘 하고 잘 따르도록 지도하였다. 

 

다행히 아이는 놀이터에서 알게 된 친구, 동생, 언니, 오빠들과 그때그때 잘 어울리기도 하고 싸우거나 오해로 말싸움을 하고 들어오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대로 잘 풀어내고 잘 어울려 놀게 되었다. 저녁을 먹기 전 아파트 놀이터에서 한시간이 아쉬울 정도로 잘 놀고 들어온다. 나도 어떤 친구와 친한지 그 친구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너무 자세하게 묻지 않는다.

엄마가 개입을 많이 하면 시시콜콜 작은 갈등이 있을 때마다 전화하고 집으로 들어와서 일러바치게 된다. 그런 모습은 다른 친구들에게도 좋지 않다. 혼자서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고 일러주고 혹시나 너무 큰 언니 오빠가 때리거나 하는 등의 상황에서 알려달라고 했다. 가끔은 모르는 것이 약일 때가 많은 것 같다.  일일이 코치해주지 않아도 알아서 잘하는 때도 있기 때문이다. 

중간중간 아이가 너무 멀리 놀러 갔다 오지는 않는지, 함께 어울리는 아이들이 얼마나 바뀌었는지를 챙기는 것은 필요하다.

아무래도 1학년때와 비교할 때 2학년은 조금은 생활 패턴이 익숙해지고 그만큼 여유가 생긴 덕일 것이다. 그리고 친구와의 갈등상황에서 아이가 억울하다고 일러바치는 경우에는 우리 아이가 잘못한 경우를 따져 볼 수 있는 냉정함도 중요하다. 아이도 사람이라서 자기 입장에서 유리하게 말하는 능력이 생각보다 많이 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아이 말만 믿고 남의 자식한테 서운하네 마네 하고 일을 키웠다가는 나중에 부끄러운 상황이 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아이를 냉정하게 객관적이고 입체적으로 살피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른 아이들 엄마 아빠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고 그렇지 않았을 경우 문제삼을 수 있다. 

 

지금까지 아이의 교우관계를 두고 고민했던 점에 대한 1차적인 대응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아이가 학교 생활이나 외모에서 다른 친구들에게 부정적인 생각이 들지 않도록 신경쓴다.

가장 기본적이지만 아이가 자주 지각을 하거나 숙제를 해오지 않거나 학교에서 받아쓰기, 준비물 등을 챙기지 않는 모습이 잘 보이면 아이들 사이에서도 신뢰가 쌓이지 않는다. 그래서 아이 준비물이나 숙제를 챙길 수 있도록 하고 기본적인 학습 과정을 잘 따라가는 지 중간중간 챙겨주면서 공부 습관이나 자아효능감을 높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받아쓰기 공부 함께 하고 다음날 100점 맞았을 때 성취감은 아이 자존감을 높이는 촉매가 될 수 있다. 

아침 시간이 없어도 아이 머리를 묶어주고 삔 한개라도 옷 색에 맞춰서 꽂아주려고 했다. 아이들끼리 좋아하는 캐릭터나 색깔의 머리핀을 보고 인사를 건낼 수도 있고 스스로를 깔끔하게 하고 다니는 아이들에게 함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옷도 학교에서 다시 구겨지더라도 스팀다리미로 대충이라도 펴서 입히려고 하였다. 

 

2. 아이가 개인적인 관계가 아닌 공적인 관계의 친구들을 만들도록 한다. 

동네 태권도에 아이 입학과 동시에 다니기 시작하였다. 하얀색 띠부터 시작해서 1년 이상 다니고는 띠 색을 올라가다가 국기원에서 공인 띠를 받기도 하였다. 학원에서 사범님으로부터 예절과 인성을 바탕으로 운동을 하면서 아이는 함께 운동하는 또래 아이들은 물론 두세살 터울의 언니 오빠들과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 지속적으로 꾸준히 학원을 다니면서 여럿이 몸을 부지런히 쓰는 활동을 하는 것이 좋았다. 

외동인 아이가 처음에는 언니 오빠들에게 버릇 없어 보이는 행동을 하기도 했다. 언니, 오빠라고 부르지 않고 친구처럼 부르거나 순서 양보같은 것을 하지 않아서 언니 오빠들이 버르자없다고 느끼게 행동한 것이다. 나중에 알게 된 이후 미안하다고 하고 그 부분을 고쳐 나가면서 점차 관계가 좋아졌다. 언니 오빠들의 예의 바른 행동을 보고 따라하기도 하였다. 학원이 끝난 후에는 두루 어울리기도 하였다. 그 친구들은 동생도 있고 또 그 위에 언니 오빠들이 있어서 많게는 4-5살 많은 언니 오빠를 만날 기회가 만들어지기도 하였다. 그 아이들이 사용하는 어휘를 경험하고 서로 간의 관계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모습을 옆에서 볼 수 있다는 점이 조금은 다행스러웠다.

물론 안좋은 쪽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여지도 있으므로 그런 가능성이 있는지에 대해 종종 챙겨 보는 것도 필요하다. 

 

3. 아이 스스로 단단하게 채워나갈 수 있는 기반을 함께 만들어 본다. 

지난 겨울방학부터는 아이와 도서관에 가서 책을 고르고 책을 만지고 책을 읽고 그 책에서 느낀 점을 적어보는 활동을 시작했다. 책을 읽으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는 연습을 했다. 또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서로 이야기해보고 느낀 점이나 인상 깊었던 부분을 적어보도록 하였다. 말로 한 것을 몇 문장으로라도 적어보기도 했다.

처음에는 어려워하고 싫어했다. 지금도 물론 먼저 나서서 하는 편은 아니다. 그렇지만 재미있게 읽은 책이나 인상깊었던 책을 만나면 한 페이지를 책에 대한 내용과 생각으로 채우는 것은 금방할 수 있게 되었다. 부가적으로 아이가 쓴 글의 글씨체를 보면서 아이의 나쁜 버릇을 알게 되어 고쳐주기도 하고 자주 실수하는 맞춤범, 띄어쓰기에 대해 이야기해주기도 하였다. 물론 지적질은 두번은 참았다가 하는 게 아이 기를 죽이지 않는 것 같다.

20권쯤 독서 메모를 쓰고나면 맛있는 저녁을 온가족이 먹으러 가기도 하였다. 친구와 함께하지 않고 혼자 스스로를 키워내는 시간에 익숙해지는 것도 중요하다. 아이가 책 속에서 다양한 정서를 이해하고 새로운 지식을 알았을 때의 신선함을 느끼고 나면 다른 아이와의 관계에서 느끼는 불안이나 불편함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해결해 나갈 힘이 생길 수 있으리라 기대했다. 

또 다른 아이들에게 기대지 않고 스스로의 시간을 충분히 만들어 낼 수 있는 아이에게는 오히려 친구들이 다가올 것이라는 것도 안다. 아이의 마음이 커지고 자세가 단단해지면 당장 친구가 많지 않아도 외로움을 덜 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와의 시간의 밀도에 대해 생각한다. 엄마나 아빠는 친구처럼은 할 수 있지만 친구가 될 수는 없다. 결국 아이는 한시간을 놀아도 제 또래 마음에 드는 친구와 노는 것이 더 좋을 수 있다. 그런 친구들과 성향이 잘 맞으면서 그 친구들 역시 우리 아이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은 얼마나 축복같은 일일까 싶다. 다가가고 물러서는 과정에서 아이는 성장하고 그 과정에서 아파하지 않고 오히려 의연해질 수 있도록 체력을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 싶다.

그리고 가장 밑바닥에서는 지금 친구가 평생 가는 친구가 되는 것은 아니고 지금 속상한 감정또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자꾸 알려주는 것이다. 그렇다고 친구사이의 관계를 가벼이 여기라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친구를 아끼고 즐겁게 시간을 보내면서 서로의 장점으로 서로 성장해 나가는 장면을 자주 마주하고 싶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아이가 먼저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으로 키우는 것이 엄마가 해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우리 아이가 사귀게 될 친구의 모습을 상상하고 그 모습으로 아이를 키워내는 것이 '유유상종' 좋은 친구를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아이가 대뜸 시를 써보겠다고 해서 써준 첫 동시, 아이의 쓸쓸함이 있지만 안녕! 인사하는 친구가 있어 위안이 되었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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