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구조와 전략
스토리텔링이라는 용어가 최근 10여년 동안 워낙 많이 사용되다보니 생각보다 많은 분야에서 조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습니다. 역사 스토리텔링, 관광 스토리텔링, 푸드 스토리텔링 등등 어떤 주제를 이야기로 풀어 나가는 모든 것들, 그것을 정말로 누군가가 나서서 이야기를 하든 그것을 표현하기 위한 전략을 만들어 내는 것이든지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의 정의는 저마다 달랐습니다.
서사학, 구조주의, 미디어학, 심리학이나 정신분석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과도 맞닿아 있으며, 문화콘텐츠로 불리는 영화나 애니메이션과 같은 영상콘텐츠, 공연, 게임, 만화 등이 대중에 소구할 수 있는 전략을 도출하기 위한 주요한 요소로 꼽히는 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스토리텔링은 Story+tell+ing으로 이야기를 대상에게 현장감있게 전달하는 전략이나 과정을 모두 포함합니다. 그러므로 같은 이야기라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는 가에 따라 그 반응이 전혀 다를 수 있습니다. 감성산업에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서는 향유자들을 이해하고 잘 소통할 수 있는 이러한 방식, 즉 전략을 잘 짜야만 실패가능성을 줄일수 있겠죠.
그러므로 문화콘텐츠의 스토리텔링의 구조를 알아보고 그 전략을 도출하는 것은 무척이나 중요할 것입니다. 박기수 교수님이 펴낸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 구조와 전략>>은 이러한 필요에 의한 것입니다. 교수님의 그동안의 연구를 바탕으로 기본 서사학을 뿌리로 확장되는 문화콘텐츠에서의 스토리텔링 전략을 꼽아 볼 수 있는 참고서입니다.
박기수 교수님의 그동안의 연구에서 큰 부분을 차지해온 애니메이션의 스토리텔링에서 나아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통합적인 스토리월드를 구성한다는 취지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으로의 확장은 스토리텔링을 조금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지침서가 될 만합니다.
책은 그동안의 스토리텔링 연구에 대한 개괄 및 스토리텔링 분석의 실제에 관한 이론적 부분과 문화콘텐츠의 분석 사례를 뒤이어 담고 있습니다. 문화콘텐츠 스토리텔링의 특성, 분석방법, 스토리텔링을 매개로 한 OSMU 구조와 전략, 스토리텔링 전환 전략에서는 박기수 교수님의 스토리텔링 연구 방법론을 엿볼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은 연구자들에 의해 정의내려졌지만 저자는 스토리텔링을 그자체로 독립적인 장르나 자족적인 실체라기보다는 하나의 담화양식으로, 독립적인 텍스트를 구조화하기 위한 구성요소로 봅니다. 이는 가치있는 즐거운 체험을 창출하기 위한 전략을 전제하고 story와 tell 그리고 ing가 탄력적이고 유연하게 통합적 상관관계를 만들어 내는 것을 지행한다고 주장하죠.(p37)
서사를 분석하는 방법은 서사 구성요소별 분석을 첫 단추로 볼 수 있습니다. 구성요소는 시간구성, 캐릭터 구조, 시간과 공간의 성격화, 플롯의 유형과 특성, 시점, 영상이나 음향 등의 감각적 활용, 표현기제의 특성을 포괄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텍스트는 그 장르나 하위 장르에 따라 이 요소들 중 주요하게 작용하는 것들이 있을 수 있으며 그 외에 추가되어야 하는 지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분석에서 이러한 요소들을 조망하거나 세부적 분석에서 어떤 부분을 취하고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감각을 얻기 위해서는 분명 직접 텍스트를 분석해보는 연습을 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1차적 구성요소 분석에서 스토리텔링은 끝이 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스토리텔링은 체험과 가치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라고 볼 때, 그것은 향유자들을 배제할 수 없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소구 요소의 분석이 필요합니다. 이는 장르적 특성, 매체 특성, 구현 기술과 상호텍스트성, 전환등을 고려해 볼 수 있는 것이죠.
1,2차의 분석은 단계적이라기 보다는 서로 상호작용을 한다고 봅니다. 2차적 분석이라고 언급된 장르적 미디어적 특성을 미리 고려하거나 콘텍스트와 상호텍스트성을 고려하여 1차분석 요소에서 주요한 것들을 추려볼 수도 있으니까요. 또한 3차 분석에서의 해석이나 그 효과분석에서도 분석하는 이의 주관으로 매몰되지 않기 위한 납득가능한 분석을 위해서도 이러한 요소의 분석과 그 통합은 무척 중요합니다.
문화콘텐츠의 스토리텔링은 단순 하나의 텍스트만을 위한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산업, 상품이라는 개념과 뗄 수 없는 문화콘텐츠의 특성은 연계된 산업과의 관계, 타장르로의 전환과 유기적 통합에 관해 무관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이 바로 OSMU(One Source Multi Use)입니다. 이는 신화나 전설 등의 원천소스로 만들어진 원천 콘테츠가 창구화, 장르전환, 상품화 그리고 브랜드화를 통해 다양하게 활용되는 것을 말합니다.
창구화는 동일한 콘텐츠를 시간적 차이를 두고 공개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얻기 위한 전략을 일컫는 것입니다. 장르전환은 각 장르에 맞춰 주요 미시 콘텐츠를 각 미디어에 맞추어 변환시키는 것을 일컫습니다. 창구화에 비해 신규 시장 창출효과가 있으며 원천 콘텐츠의 후광효과를 볼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이 책은 새로운 서사학의 지평을 열기보다는 문화콘텐츠의 스토리텔링 연구의 그간의 경향과 방향을 보여줍니다. 사용성, 사용자 경험, 상호작용성 등의 키워드로 대표되는, 단일 텍스트의 스토리텔링을 벗어나 복수의 텍스트가 통합적으로 경험되는 지금의 경향을 볼 때 앞으로는 스토리텔링을 넘어 스토리두잉을 지향하여야 한다는 저자의 비전을 새길 수 있는 디딤돌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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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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