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전 전화가 한통왔다. 모르는 번호인데 아이낳은 BM산부인과라고 한다. 둘째 생각이 없어서 별달리 산부인과에 연락할일이 없었는데 대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축하한다면서 작은 선물을 보낼것이라 하였다. 가족이나 지인이 아닌 산부인과에서 축하 인사를 전하는 그 시간이 잠시 얼얼했다. 통장님이 전해주신 아이 취학통지서를 받아들었을 때의 그 기분과 비슷했다. 누군가에게는 일상이고 그저 일일 수도 있는데 나에게는 인생 최초의 가슴 떨리는 순간이 아니던가. 세상이 우리 아이의 존재에 대해 새로운 국면에 들어선 것에 대한 증명이라고 생각할만큼 고슴도치 엄마는 확대해석의 극치에 가슴속에서는 오열했다.
몇 주 시간이 지나고 햇수로 치자면 벌써 8년차 만으로는 아직 만 6세인 아이의 생일을 아이 낳은 산부인과에서 보낸 축하편지가 도착하였다. 서류봉투 속에는 아이에게 맞을 사탕모양으로 꾸민 양말과 편지, 학용품에 붙일 때 유용하게 쓰일 이름표, 산부인과 원장님들의 편지가 들었다.
생각해보면, 그 누구보다 아이가 태어나기까지 가장 친밀했던 곳이 바로 산부인과가 아니었나 싶다. 나의 임신상태를 2주, 1달에 한번씩 체크하고 그때마다 아이의 모습을 살펴보고 심장소리를 들어보았으며 혹시나 있을지 모를 장애나 질병을 검사하는 시기에는 정말 잠을 한숨 못잘만큼 조마조마해 하기도 하였다.
진통을 하던 그 새벽 공기도 아직 기억에 선하다.
산부인과에서 아이를 낳고 산후조리까지 했었는데 아이가 이제 학교에 들어간다니, 이제 학부형이 된다니 마음이 두근거리고 걱정도 생긴다.
어쩌면 일정기간 지난 산모들을 관리하는 병원의 마케팅 정책쯤이라 생각할수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아이의 생명을 대하는 병원이 아이의 인생에 관심을 가지고 일부러 선물이며 챙겨서 바뀐 주소로 편지를 보낼만큼의 정성이라면 정말 감사하고 또 그만큼 더 좋은 병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게 당연하다.
아이는 당장 양말을 신고 자겠다고 하였고, 딸아이의 성장기에 산부인과를 찾을 일이 생길 때마다 내가 아이를 낳은 이 병원이 생각이 날 것 같다.
안산 BM산부인과 원장님과 간호사 선생님들 그리고 조리원 선생님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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