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암갤러리는 현암사 신사옥 안에 있습니다. 복층이 시원스레 뚫린 가운데 작품들이 한눈에 들어오는 쾌적한 공간이었어요. 시선 위로는 현암사에서 펴낸 책들을 보관하는 서고가 있어서 출판사의 아이덴티티를 살리고 있었구요. '저위로 올라가서 재미있는 책을 몇시간이고 앉아 읽어보고 싶다'는 충동을 일으키기 충분했습니다.
고운기 선생님의 '삼국유사 스토리텔링'시리즈 책이 좋아 무작정 찾아 뵌 서현미 편집장님은 친절하게 현암사 건물을 보여주셨어요. 선생님의 책을 펴내면서 두 아이를 낳고 출판사가 이사를 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짦은 인연을 이어오셨다고 합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찾아간 낯선 공간이었지만, 날씨도 좋고 볓도 잘드는 공간에 머무는 동안 마음의 긴장이 스르르 녹아 내리는 걸 느꼈어요. 사실 책이랑은 거리가 멀었는데 말이죠. 이렇게 책이 좋아지기 시작하고 직접 책을 찾아 읽고 출판 관계자분들을 만나게 되면서 조금씩 책에 더 애정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또 언젠가는 제 이야기를 담은 책을 만들 계획이 있기도 하구요(예전 회사에서 출판관련 마케팅을 진행한 적이 있어서 관련 분들을 메일으로나마 만나뵌 경험이 있습니다. 구글플러스나 페이스북 친구로 아직도 친분을 이어나가고 있는 분들도 계시죠.)
둘러본 현암갤러리의 내부는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탁트인 공간이었고, 미술작품을 전시하기 좋게 하얀벽과 밝은 실내가 청량했지요. 이날은 현암사에서 펴낸 동화책의 삽화에 참여한 작가분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사다리를 가지고 힘들여 작업하였다는 높다란 2층 벽면을 아우르는 작품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반짝이면서도 따스한 느낌이 아이들의 감성을 충분히 확장시켜줄 것 같았어요.
이 공간은 전시 뿐만 아니라 간담회와 출판기념회 같은 따뜻한 책과 관련한 멋진 행사들이 이어지는 곳이에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이렇게 예쁜 공간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시간 있을때마다 어떤 좋은 자리가 마련되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직접 발품을 팔고 보고 듣고 만지면서 경험하는 것들은 그보다 편리하게 얻어낸 것보다 더 오래 가슴에 남는 것 같아요. 멋진 곳에서 한점의 작품을 마음에 담아 좋은 책과 함께 돌아가는 여유로움을 함께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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