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로소가 처음으로 작가모집을 시도하여 선보인 전시회 <Open your cage in TAF>의 후기를 쓰려고 합니다.
신촌 한켠에 위치한 신촌타프에 기꺼이 작품을 걸어 2주간의 전시를 선보이려는 작가분들의 관심도 감사했고 'Open Cage'이미지를 각자의 개성을 살려 새롭게 창조한 모습이 감격스럽기까지 했답니다
<Open your Cage in TAF>전시
2012.9/12~9/25
권아리, 권지혜, 박목영, 이현지, 지성은, 최현주
리타는 미술을 전공하거나 미학을 충실히 공부한 사람은 아니라도 작품을 대할 때에는 누구보다 진지하고 또 의심없이 바라보려고 노력합니다. 작품의 선과 색과 그림이 걸린 위치에까지도 다양한 생각을 펼치곤하죠.
이번 전시는 6분의 작가가 참여해서 만들어졌습니다.
권아리, 권지혜, 박목영, 이현지, 지성은, 최현주 작가의 시작,가능성 그리고 개방과 자유를 담은 다양한 이미지를 자유롭게 선보였답니다.
지성은 작가 <부화를 기다리는 알>
테이핑한 오픈케이지에 직접 그려서 인쇄한 알 형태의 그림을 전시 관람자가 직접 꾸며 한쪽은 갖고 한쪽은 부착하는 형식으로 이뤄진 설치 미술입니다.
전시를 찾아주신 분들이 꾸며서 직접 붙여놓은 그림들입니다. 작가님도 예상하셨다는 '계란후라이를 떠올리는 알' 찾으셨어요?
지성은 작가님은 참여형 작품 뿐만 아니라 기존에 신촌타프에 있던 캐비닛을 검은 도화지를 입히고 작품설치를 하셨답니다. 왼편의 하얀 캐비닛의 내부를 검은 색으로 붙인거에요.
안쪽에 케이지를 넣고 아래에는 깃털이 있습니다. 깃털을 따라가다보면은...
반대편으로 난 이 창문으로 저 새장의 주인이 외출을 감행했음을 나타내었지요.
그야말로 'open your cage'!
지성은 작가님은 이렇게 그만의 깔끔한 드로잉으로 특유의 담담하면서도 은근한 울림이 있는 작품들을 선보였답니다. 전시 주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그만의 스타일로 만들어 내는 진정성넘치는 그의 철학이 눈부십니다.
박목영작가 <START X>
어릴 적 기차역에 가면 '촤르르'하고 흘러내리듯 바뀌는 안내판이 있었습니다. 어딘가 떠나는 사람에게는 새로운 곳을 상상하며 만나게 되는 상기된 안내판이며서도 복잡하고 부산스럽게 흘러바뀌는 안내판에 정신을 곤두세우기도 합니다.
박목영 작가는 여섯개의 카드뭉치들이 프로그램되어 10개의 메시지가 쉴새 없이 돌아가면서 미지수 X에 무엇이든 새롭게 시작하도록 만듭니다.
설치 작품 양쪽으로는 작품을 구상하면서 스케치한 내용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공학을 전공한 작가의 향취가 고스란히 담긴!
권아리작가 <작은 자유>
유난히 비가 많이 온 여름과 가을이어서 습기가 많은 때에 전시를 하는데 작품이 장지에 그려진 것이라 무척이나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지요.
그래도 시간이 지날 수록 작품 속에 담긴 의미를 찾아내어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 나갈 수 있었던 좋은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케이지'라는 것이 어쩌면 속박 그리고 불행을 떠올릴 수 있는 것이기에 그를 개방과 자유로 연결짓는 것이 꼭 문을 열어 놓은 새장이 아니라 자유를 대면하게 된 묶여버린 우리의 일상으로 표현한 것이 자꾸 마음을 흔들어 놓았답니다.
붉은 노을이 낀 어느 해변에 위태로이 박힌채로 자유로운 새를 맞이하는 것.
사실 그는 그곳에 박제된 것도 아니고 묶여 있는 것도 아닐 지 모릅니다. 단지 스스로를 가두는 무엇이 있어 그렇게 황량하게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지요. 그래서 이 그림이 사막 한가운데 메말라 버린 식물체로 보이는 것 같다가도 자유와 희망을 담아 노을낀 바닷가를 보고 있다고 믿고 싶어집니다.
평소 새를 많이 그리시는 권아리 작가님!
최현주 작가님 <열기나름>
언제나 밝고 예쁜 에너지를 뿜고 다니시는 작가님! 설치작업도 가장 먼저 오셔서 걸어주시고 기념 엽서와도 스마일! 인증샷을 찍어주셨답니다.
개인적으로 위트넘치는 작품에 마음 두근거리면서 들여다보았답니다. 구석구석 세심하게 그려진 아이템들이 한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켰답니다. '어린 소녀와 로봇친구의 모험이야기'같은 것 말이죠. 새와 로봇은 서로를 열어젖혀주는 역할을 합니다. 안과 밖이 뒤바뀐 두 그림이 하나로 이어지는 것은 볼때마다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것 같았어요.
사실 우리가 만나는 모든 선택의 기로에서도 이렇게 마음먹은대로 가능성의 문을 '열기나름'아닐까 합니다.
그림 곳곳에 등장하는 들꽃이 로봇의 삭막함이나 경직됨을 상쇄시켜버립니다. 오히려 로봇을 살아있다고 여기게 했어요.
곳곳에 숨어있는 'Open Cage'모티브, 이 작은 새장에는 물고기들이 살고 있답니다. ^^
며칠을 신촌타프를 오가면서 테이핑 한 작품입니다. 어떻게 보면 도시의 평면도를 보는 것도 같고 또 어떻게 보면 선의 굵기와 밀도에 따라 언뜻 다른 색으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구름 속에 숨은 코끼리며 자동차를 찾아내는 심정이 된다고 하면 될까요.
옆쪽에 자리잡은 캐비닛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선들. 원래는 없던 선들이고 작업하시는 동안 캐비닛의 위치가 옮겨온 것도 있었는데 이렇게 활용해주시었네요.
끝없이 내려가는 계단같기도 하고 계속해서 일을 해야할것같은 자판기가 보이기도 하는.
이속에서 새로움과 자유를 찾아내기란 어려워도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보면 어떨까요? 이런 다양성 속에서 우리의 색깔과 우리의 꿈이 분명 또렷하게 떠오르지 않을까 하는 생각말이죠.
이현지 작가 <새와 꽃>
두 그림은 대비됩니다.
새장에 낡를 접고 잔뜩 웅크려 새장에 앉아있는 새는 창밖만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다른 한 그림 속의 새는 힘껏 날개짓을 하며 교감을 나누는 식물을 응시하죠. 그리고 그에게는 더이상 바깥 세상을 관망하고만 있지는 않습니다.
편안해 보이는 색상고 패턴을 가진 두 그림을 통해서 가장 기본이면서도 따뜻한 이야기를 발견하게 되죠.
어쩌면 식물들은 동물들보다 더 힘차게 움직이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움직일 동動을 쓰는 동물이건만 생각이 너무 많아 스스로를 가두기 십상인데 비해, 식물들은 자유롭게 뿌리를 내리고 자유로베 가지를 뻗으며 주변에 희망과 사랑을 전하곤 하잖아요. 첫번째 그림이 새를 향하고 있는 데에서 그 단서를 찾았답니다.
때 늦게 지난 가을 전시를 되돌아보면서 새로운 감상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군다나 리타는 이런 그림을 그려낸 작가분들을 직접 대면하고 그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작품에 대해 자유로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너무 좋았어요. 평범한 대중으로서 철학과 이야기를 그림을 통해 풀어내는 아티스트들을 알게 되었다는 것도 으쓱하지만 내 감상을 진지하게 들어주는 모습에서 교감을 통해 새로운 작품이 만들어 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값진 경험을 얻었습니다.
지금 진행 중인 <Magic Cage>전시에서 저만의 이야기를 입혀보고 싶은 충동을 부러일으킨 절대 잊을 수 없는 전시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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