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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소식

마음이 꿈틀거리는 수채화

by feelosophy 2012.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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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가 신촌의 복합문화공간인 신촌타프에서 진행한 세 번째 전시인 'Magic Cage'展 과 함께 작가분들과 함께 예술체험 워크샵을 준비했습니다. 신선한 시각을 가진 작가와 대중을 재미있게(?) 연결해보고자 노력하는 비로소는 이번에도 작가들이 미술과 거리가 좀 있는 이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들을 함께 고민해보았답니다. 리허설도 진행해보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나누면서 그림을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해 내는 방법을 찾아보았답니다.

 

이 번에는 그 중에 '시무고 다카시무'라는 닉네임의 작가님과 함께한 <마음이 꿈틀거리는 수채화> 워크샵을 소개해드립니다.

 

시무고다카시무님은 이번 전시에 참여하신 문피아작가님의 소개로 함께하게 되었어요. 작가님의 블로그(http://blog.naver.com/pa1nt3r) 에는 수수하고 순수한 그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답니다.

 

 

 

시무고다카시무 작가님의 블로그(http://blog.naver.com/pa1nt3r)

 

 

원래는 '마음이 움직이는'을 테마로 워크샵을 꾸몄는데 막상 리허설을 진행하고 보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덜덜거리는 어떤 심정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그래서 '움직이다'라는 동사보다는 움직이기 전, 육중한 정지마찰력을 이겨내어 가속도를 가지고 움직거리기 시작하는 그 시점의 '꿈틀거리는' 형용사가 더 어울리는 것 같았습니다. 오랜만에 그리는 그림에서 나의 성향과 생각과 취향이 고스란히 녹아드는 것을 보고 적지 않게 놀라게 됩니다.

 

시무고다카시무 작가님의 수채화 워크샵은 학창시절 그림을 그리는 방법과는 다르면서도 친숙하게 다가왔답니다. 절대 어려운 것이 아니고 그 안에서 변화를 주어 또다른 그림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편안하게 보여주었죠.

 

 

 

워크샵 내내 즐거운 마음으로 함께하신 '임수정'님(배우 임수정을 닮아서 그렇게 불렀어요. ^^)입니다. 귀엽고 여리여리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하고 거침없는 성격이 너무 매력적이었답니다.

 

워크샵은 다음 순서로 진행되었어요.

1. 자기 이름을 다양한 색상의 물감을 이용하여 써보기

2. 좋아하는 동물이나 사물을 그려보기

3. 사물을 한면을 보고 그리기

4. 인물을 돌아가면서 완성해보기

5. 면으로 그림을 그리고 후 스케치로 완성하기

 

 

 

 

 

 

'마음이 꿈틀거리는'수채화는 진지하고 심각한 무언가(?)를 시도하지 않습니다. 그저 그동안 멀리했던 보드라운 붓을 들어 투명한 물을 내가 선택한 물감으로 물들이고 그 색깔물을 자그마한 종이위에 생각대로 스르륵 움직거려보는 거에요. 그 과정에서 내가 좋아하는 동물들이 나오기도 하고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모양이 갑자기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또 그 모양을 잘 발전시켜서 나름의 작은 완성품드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요.

 

자기 이름을 다양한 색상을 사용해서 번지든 말든 써보기도 하고, 명함만한 종이위에 물의 묽기를 변화를 줘가면서 몇번을 그리고 또 그려보기도 했어요.

 

제가 코끼리를 보라색으로 야심차게 그려본 그림이 보이시나요?

덕구라는 이름을 붙인 강아지도 있습니다.

 

작가님은 연말임을 감안하여 크리스마스 엽서를 만들어 보자고 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사슴을 그려야 하는데, 딱 이렇게 설명하셨답니다.

'다리와 목이 긴 강아지를 그려보세요'

몇번이고 그렸던 강아지인지라 그 익숙한 그림을 조금 변형시켜 새로운 것을 그려보는 데 두려움을 없애준 친숙하고 안전한 방법이었어요.

 

 

 

 

 

종이의 질감에 따라 붓을 사용하는 방법도 설명해주셨답니다.

미끈한 종이라면 조금 마른 후에 물로 스르륵 문지르면 지워지기도 하므로 새로운 것을 위에 그려넣기 좋다고 하셨어요.

또 두툼하고 거친 표면을 가진 종이라면 다소 물이 부족한 붓을 사용하여 거칠면서도 풍성한 질감을 표현할 수 있음을 이야기 해주시기도 했답니다.

 

좋아하는 동물이 무엇인지, 어떤 색으로 그려볼 것인지, 어느 위치에 어떻게 그림을 그려볼 것인지를 이야기 나누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이었나를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참가지 중에 모델을 정하여 그 사람을 돌아가면서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한사람이 한 부위만을 그리고 그 다음 사람에게 넘기면서 이런 저런 의견을 함께 이야기하였죠. 그렇게 완성되어 가는 그림을 바라보는 것도 재미있었고, 서로다른 관점을 하나로 모아보니 더 훌륭한 그림이 완성되는 것 같아 좋았습니다.

 

 

작가님의 여러 그림을 한 데 모아봤어요.

 

 

 시무고타카시무

크리스마스 트리를 품은 사자랍니다. 멋진 그림이지요?

 

독특한 개성을 가진 작가님과 임수정양

 

두껍고 진한 선을 한번에 그려서 윤곽을 나타낸 그림과 얇은 선을 여러번 그어서 나타내는 그림은 그 느낌이 사뭇다르죠. 그리는 사람이 어떤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점이라면 거침없이 그림을 그릴 가능성이 크고, 복잡한 선택을 앞두고 있는 사람이라면 실수를 줄이기 위해 더욱 신중해질 수 밖에 없을거에요. 다음에 그릴 것들이 무엇인지를 계획했다면 지금 그리는 부분의 크기와 위치도 그 계획에 맞춰 정해질 것입니다.

 

그림을 그리면서 처음 만나는 사이에서 이뤄지는 대화는 오히려 진솔하고 신이나기도 합니다. 그림을 그리느라 시선은 아래를 향하면서도 그 안에 미소가 번지는 때에는 그림도 참 예쁘게 그려지는 것 같아요.

 

앞으로도 이렇게 마음이 두근거리고 행복해지는 그림그리는 시간을 많이 가져보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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