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자가 된 공대여자, 한양대 인터뷰

 

메일이 한통 왔습니다. 공학전공에 문화기획의 이력이 독특해서 인터뷰를 요청한다는 내용이었어요. 마침 학교에서 공부를 하고 있으니 우리 문화콘텐츠학과 아카이브도 보여드렸답니다. 이런저런 내용을 두서없이 쏟아내면서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바야흐로 융합이 대세다. 우리대학 유영만 교수(사범대·교육공학)는 저서 ‘브리꼴뢰르’를 통해 “오늘 날은 전문가(specialist)보다 새로운 판세를 펼치는 전인(wholeman)을 요구하는 시대”라고 말했다. 유 교수는 젊은 시절 공고를 졸업하고 용접공으로 일했던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유 교수만큼이나 특이한 이력을 가진 ‘융합형 인재’, 공대출신 문화기획자 장효진(일반대학원·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씨를 만났다.

문화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사람

장 씨는 2009년 우리대학 문화콘텐츠학과 석사과정에 진학 후 문화기획자로 활동하다 현재는 다시 학교로 돌아와 박사과정 중에 있다. 우리대학 문화콘텐츠 학과 석사과정이 2007년에 개설되었으니 학교의 문화콘텐츠 학과와 함께 성장해왔다 할 수 있다. 그간 장 씨는 문화기획자로서 문화갤러리에서 전시문화기획담당으로 일하기도 했고, 사진작가 오태주 씨의 사진전을 도맡아 기획하기도 했다. 그는 “북파티와 간담회, 공연 등 구분이 모호하게 이어질 수 있는 여러 행사를 기획하는 것이 재미있었다”며 “항상 공감을 살 수 있는 이벤트를 개최하려 노력한다”고 말했다.

문화콘텐츠와 문화기획자라는 단어는 아직은 다소 생소한 개념이다. 문화콘텐츠란 영화, 만화, 드라마를 비롯해 음악, 축제, 공연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문화적 자산을 상품화 한 것을 말한다. 인간이 향유하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는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며, 주요산업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대학 ERICA캠퍼스는 2004년, 국내 최초로 문화콘텐츠학과를 창설했다. 2014년에는 CK(대학 특성화)사업에 선정되는 등, 명실공히 문화콘텐츠 분야의 선도자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문화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기획하는 사람을 일컬어 문화기획자라 말한다. “사실 문화기획자라는 것이 자격증 있는 직업은 아니잖아요. 업체에 들어가서 일하기도 하고 프리랜서로 자신만의 회사를 이끌어 갈 수도 있죠. 제가 생각하는 문화기획자는 플랫폼이나 미디어에 구분을 두지 않고 문화적 관심을 이끌어내는 사람입니다. 예를 들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하여 문화제를 개최해 사람들의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어 내는 것도 문화기획자가 할 수 있는 일이죠.”

 

기계공학도에서 문화기획자까지

장효진(일반대학원·문화콘텐츠학과 박사과정) 씨는 지난 2월 26일 진행된 인터뷰에서  

장 씨는 특별한 이력의 소유자다. 우리대학 ERICA캠퍼스 기계공학과 99학번으로 입학한 장 씨는 건축가를 꿈꾸는 공학도였다. 대학시절 건축가가 되기 위해 공학뿐만 아니라 디자인, 문화, 사회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 공부했다. “공부를 하면서 제 자신이 오히려 문과 쪽 성향이 더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래서 석사를 문화콘텐츠학과로 진학하게 되었죠. 사실 공대를 졸업하고 취직을 택했다면 돈도 잘 벌고 안정된 삶을 꾸릴 수 있었겠죠. 하지만 돈은 제 인생의 목적이 아니었어요. 나사나 볼트가 아닌 엔진이 되고 싶었죠. 무언가를 만들고 개척하고 성과를 낼 수 있는 삶을 살고 싶었어요.”

누구도 자신의 길을 평가할 수 없으며,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즐기면서 살아보자는 생각은 결국 장 씨를 공대출신 문화기획자로 만들었다. 2012년에는 문화기업 ‘비로소’를 창립하여 다양한 문화행사를 기획해오고 있다. 신촌에 위치한 복합 문화공간 ’TAF(Total Art Festival)’에서 ‘만화를 만나다’라는 주제로 웹툰 ‘미생’과 ‘이끼’ 등을 그린 인기작가 윤태호 씨를 초빙해 토크콘서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비로소’는 문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싶었어요. 재미있는 행사를 기획하는 기획자와 즐기고자 하는 참여자, 그리고 그들이 향유할 수 있는 공간, 이 세가지를 매개해주는 역할을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이름도 ‘비로소’로 지은 것이죠. ‘비로소’라는 부사 뒤에는 항상 긍정적인 말이 나오잖아요. ‘열심히 공부했다. 비로소 성공했다’처럼 말이죠. 나를 매개로 연결돼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길 바랐습니다.”

당장의 성공에 매료되지 않고 신진 예술가들의 가치를 공유하도록 힘쓴 장 씨에게도 힘든 순간은 있었다. ‘소개팅 모임’과 같은 쉬운 길을 선택할까 하는 유혹은 순간도 있었다. 그 때 장 씨를 번뜩 정신 차리도록 만든 것은 직원의 한마디였다. “‘소장님, 이건 ‘비로소’ 답지 못해요’라는 말을 들었어요. 그 말이 채찍이 되기도 했고 힘이 되기도 했죠. 당장 힘들지라도 쉽고 간단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일보다는 더 큰일에 집중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습니다.”

피드백을 통해 더 나은 꿈으로

장 씨는 본인을 ‘초짜’라 칭했다. 아직 배울 것이 너무 많고, 교수님들이 말씀해주시는 ‘진짜 현장’, 이른바 ‘큰 물’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도 많다고 한다. ‘초짜’ 장 씨를 더 나은 꿈으로 이끌어 준 것은 ‘피드백’이었다. “정말 열심히 준비한 행사에 사람들이 찾아오지 않을 때도 있었고 모임에 취지에 맞지 않는 사람만 잔뜩 모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그 때마다 같이 준비했던 사람들과의 피드백을 통해서 더 나은 방향, 그 다음 단계로 걸어갈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일상과 활동을 블로그를 통해 기록하는 장 씨는 문화기획자를 꿈꾸는 고교생, 대학생들에게 많은 문의메일을 받는다고 한다. 장 씨는 그들에게 지금의 전공을 놓치지 말 것을 조언했다. “내 전공이 다른 영역으로 갔을 때 또 다른 장점이 될 수 있어요. 저 또한 제가 공부한 기계공학을 문화콘텐츠 분야에 응용할 생각입니다. 웨어러블(wearable) 컴퓨터와 같은 새로운 기기가 발전하면 응당 거기서 사용될 콘텐츠가 필요할 것입니다. 공학도로서의 장점을 살려 관련 콘텐츠를 개발해내고, 또 저의 경험과 생각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조금 수정하자면, 저는 기계공학과에서 건축공학 공부를 한 것이 아닌데~ 아마도 건축공학에 관심을 가지고 공대를 진학하려고 했던 중고등학교 시절 이야기를 이어서 그렇게 쓰신게 아닌가 해요. 기계공학과에서 열심히 공부하고 부족한 공부는 전자컴퓨터 부전공으로 나름 충실하게 졸업했답니다.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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