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를 부탁해, 즐거운 요리토크쇼
<삼시세끼>, <식샤를 합시다>, <수요미식회>는 음식을 주재료로 한 콘텐츠입니다. 여기에 <냉장고를 부탁해>도 이들 콘텐츠와 견주어 인기나 구성에서 뒤지지 않습니다. 아이돌 광희는 <최고의 요리비결>이라는 정통 요리프로그램의 MC로 발탁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요리, 음식에 관한 콘텐츠가 많아진 이유가 무엇일까요. 그 전에 요리를 만드는 정보 전달 프로그램에서 맛집을 소개하는 삶의 현장 취재 프로그램에서 이렇게 버라이어티 예능쇼, 드라마로 옮겨온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야말로 음식의 엔터테인먼트 음식콘텐츠의 지각변동입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두명의 초대손님의 실제 냉장고를 스튜디오로 가져와서 그 안의 식재료를 이용하여 새로운 요리를 선보인다는 컨셉의 프로그램입니다. 이들 요리는 자타가 공인하는 여러 장르의 요리사들이 대결방식으로 겨루게 되는데 묘한 신경전과 자존심 대결이 볼 만합니다.
이번주는 이규한과 김기방이 출연했습니다. 대개 초대손님들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거나, 대결구도를 가진 라이벌이거나 새로운 프로그램에 동반 출연하는 홍보를 위한 연예인들입니다. 최근 예능 프로그램에 자주 얼굴을 내밀고 있는 이규한은 그 특유의 예능감으로 즐거움을 주었습니다.
<냉장고를 부탁해>는 기본적으로 요리대결이라는 판에 콩트나 스포츠 중계, 혹은 신변잡기적인 토크가 난립합니다. 누군가의 냉장고를 열어본다는 것은 그들의 집을 둘러보는것 만큼의 사생활엿보기인 셈입니다. 개인의 식생활로부터 건강상태나 생활패턴을 읽을 수 있고 연애유무까지도 곁눈질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냉장고 안 일테니까요.
프로그램 구성을 살펴보면 두 명의 게스트의 냉장고마다 두 번씩의 요리대결이 진행됩니다. 김성주, 정형돈의 재치넘치는 냉장고 소개를 통해 냉장고 주인의 취향을 살펴보고 그 안의 재료를 통해 각종 요리 아이디어를 짜내는 순간이 주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게스트의 요청사항에 따라 두개의 주제가 주어지고 그동안의 승률에 따라 선택권이 주어진 요리사들은 각자의 시드를 배정받게 됩니다.
대결은 15분의 시간동안 전쟁처럼 만들어지는 주방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냉장고의 재료를 통해 간단하면서도 요청사항에 맞는 음식을 만들어내는 그 창작과정도 흥미로울뿐더러 최현석의 허세가득한 쇼맨십, 김풍의 B급 요리상식, 드라마<파스타>의 실제 주인공이라는 샘킴 등 스타성 많은 요리사들의 모습과 입담은 유쾌함을 더합니다. 그래서 가히 하나의 쇼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만들어 내듯 진지한 모습으로 일사분란하게 만들어 낸 요리들은 그대로 그림의 떡이 되더니 재치넘치는 네이밍으로 게스트 앞에 놓이면서 평가를 맞게 됩니다.
특히 이번에는 그동안 프로그램에서 가장 두각을 보이고 있는 두 요리사인 홍석천과 정창욱의 대결이 이어졌는데요. 홍석천의 승리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정말 마늘과 버터의 기운을 끼얹은 해산물은 어떤 맛일까요.
대결이 끝나고 나면 승리한 요리의 이를 따라하고자 하는 많은 군침머들에게 친절하게 요리과정모습과 레시피를 공개합니다. 워낙 숙련된 요리사들의 다급하게 만들어낸 요리라서 아마 따라하려면 한시간은 족히 걸릴 것 같긴 합니다. 프로그램을 따라 요리를 만들어 보는 사람들이 참 많다고 하는데요. 이전 <해피투게더>에서의 야간매점을 떠올려보면 당연한 결과인듯합니다. 그저 밤의 허기를 지우는 정도가 아니라 어엿한 요리로써 몸에도 좋고 더 맛있어 보이니까요.
8명의 셰프들이 친분을 과시하며 요리에 대한 격려와 대결을 하는 모습이 보기 좋습니다. 결과에 승복할 줄 알고 자극을 받으면서 모두 자신의 영역에서 인기와 전문성을 가져 가는 긍정적인 효과가 벌써 이리저리 나타나고 있어요. (어제는 라디오 스타에 김풍작가가 나오더군요. 오늘은 해피투게더에 최현석 셰프가 나왔고 조금 더 전에는 샘킴이 오지에 다녀오기도 했습니다. 참 군대도 갔다왔군요.)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단순하게 웰빙의 여파에 의한 먹고 사는 질의 문제라기보다는 오히려 1인가구 증가 등의 사회현상, 침체되는 경제상황, 환경오염에 의한 건강식에 대한 관심처럼 구체적인 이유에 의해 한끼 한끼 잘 먹는 것이 중요한 시대입니다.
우리나라의 인사 중에 '식사 하셨어요?'가 아직도 남아있는 것처럼 잘 먹는 것은 잘 사는 것의 척도입니다. 이렇게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잘 먹는 것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도 새로운 음식으로 변모하는 그 마술같은 과정이 신기하고 흥미롭습니다. 이것으로 외롭고 힘들지도 모르는 지금의 현실에 엔돌핀을 공급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래서 그 엔돌핀은 이렇게 즐거움, 재미를 담보로 하는 예능의 형태여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문화기획자 리타의 feelosop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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