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김밥만큼 완전한 음식은 없다. 서양의 음식과 비교한다면 햄버거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식재료들이 한데 덩어리져있으면서도 그 속에는 탄단지 뿐만 아니라 미네랄 비타민 식이섬유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먹는 것에 온 집중을 하지 않아도 한손으로는 음식을 먹고 다른 한손으로는 다른 일을 할 수 있을만큼 융통성있는 시간 활용이 가능하게 해주는 편리함까지 가진 음식이다.
그런 김밥도 참 가지수가 다양한데, 나는 개인적으로 오리지널 기본 김밥을 가장 좋아하기는 하지만 가끔은 참치나 불고기 혹은 안팍이 뒤집힌 누드 김밥같은 것도 좋다. 예전에는 근처 유명 김밥집이 있어서 그곳 전문인 매운 진미채 김밥을 좋아했었고 가끔씩 돈가스 김밥이나 새우튀김 김밥, 샐러드 김밥을 별미로 먹기도 했다.
함정역에도 만만하지만 그렇다고 심심하지만은 않은 김밥을 만나볼 수 있는 식당이 있다. 위치가 골목 안쪽에 있는데다가 반지하 위치에 있고, 다른 김밥집 간판과는 사뭇 다른 수수한 간판을 달고 있어서 자칫 그저 지나칠 수 있는 가게다.
이름도 OO김밥도 아니고 '난'이다. 카레 전문점에서 만나는 빵의 난도 아니고 우리 은행처럼 약간 일반 명사처럼 생긴 네이밍은 이 곳이 음식점인지도 모를만큼의 작명이다. 만약 음식점이라는 걸 안다고 해도 어떤 메뉴를 제공하는 지도 상상이 어려운 곳이다.
경험한 후 추측하자면, 이곳은 한식 이름인 '오늘의 난'은 매일 바뀌는 오늘의 메뉴한상이 있는 곳이라는 뜻으로 이름을 지은 듯하다. 게다가 인기 메뉴는 묵은지 김밥이라고 한다. 무려 장인이라는 표현까지 쓰고 있어서 사뭇 그 맛이 궁금하기도 하다.
지도 검색할 때는 오늘의 난이라고 검색하지 말고 한식집인 '난'을 검색해야 한다.
김밥과 세트메뉴라고 생각할만큼 가까운 것이 바로 라면인데 이 집도 라면과 함께 시켜 먹는 이들이 많다. 묵은지 김밥은 색감이 참 영롱하다. 잘 씻어서 나온 황금색 배추에 고슬한 쌀밥이 알알이 씹히고 그 사이사이 고소한 참기름 향이 코를 간지럽힌다. 다녀온 지 조금 지나서 그런지 들기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묵은지의 쿰쿰한 내는 별로 없고 아삭한 느낌과 고소한 느낌으로 흡사 김밥이라기보다는 따뜻한 초밥을 먹는 느낌이었다. 묵은지 김밥은 5000원.
계란말이 김밥은 영양만점 대놓고 예쁘게 만들어봤수다 싶은 비주얼이다. 야채 넉넉히 들어가고 밥은 적어서 식단하는 분들이 좋아할것 같다. (햄빼고) 여기에 얼큰한 라면이 함께라면 한국인의 힘이 절로 나는 점심 메뉴 아니겠는가. 계란말이 김밥은 6000원. 계란말이 김밥보다 하드코어한 것을 원한다면 김밥전도 있으니 참고할 것.
매일 바뀌는 정식인 '오늘의 난' 이날은 돼지 김치찜이었다. 기본 8000원이고 곱배기로 2000원을 추가하여 시키면 양이 거의 두배가 나온다.
어떤 여자 손님은 김밥에 라면에 오늘의 메뉴까지 시켜놓고 성찬을 즐기기도 하던 자유롭고 마음 편한 아는 맛이 무서운 오늘의 난이었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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