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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tv 방송 리뷰

'도시횟집'에는 있고 '서진이네'에는 없는 것

by feelosophy 2023.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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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주 '도시횟집'이라는 프로그램이 시작했다. 기존 낚시를 테마로 한 '도시어부'의 스핀오프로 제작된 프로그램인데 기존 '도시어부' 출연진이 각자 업무를 나눠 맡아 횟집을 운영한다는 컨셉이다. 워낙 낚시광으로 알려진 이덕화와 이경규가 여유와 버럭이라는 특유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가면서 재간둥이면서 얄밉기도 한 이수근, 넉살좋은데 야무진 김준현, 예능이 다큐로 보이게 만드는 중년꽃미남 김태곤이 등장한다. 

 이미 팝업스토어와 같은 임시 음식점을 내고 운영하는 컨셉은 그간 많이 보았다. 많은 예능에서 일회성으로 진행하기도 하였고, '삼시세끼'의 차승원과 유해진이 스페인에 낸 '스페인 하숙', '신서유기'의  강호동과 이수근이 차린 '강식당'이 이미 기존 프로그램의 스핀오프로 새로운 공간에서 손님을 맞는다는 컨셉으로 방영을 한 바 있다. 

아예 사장 컨셉으로 가게를 운영한다는 내용의 프로그램도 있었다. '어쩌다 사장'은 차태현과 조인성이 지방의 작은 가게를  한시적으로 대신 운영하고 주인들이 특별한 휴가를 다녀오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기존 가게의 정체성은 유지하되 조인성과 차태현의 역할에 따른 부차적인 메뉴 설정이나 영업방식은 한시적으로 다르게 진행되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은 새롭게 공간을 조성하고 자기 브랜드의 로고를 입히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윤식당'은 아예 이국적인 외국에서 한식당을 운영한다는 컨셉으로 시작하여 인도네시아와 스페인에서 촬영하여 방영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윤여정 배우의 이름을 딴 윤식당은 윤여정, 신구, 이서진, 정유미의 출연을 시작으로 하였는데 신구, 이서진의 '꽃보다 할배'에서의 관계성이 자연스럽게 '윤식당'으로 옮겨오고 다시 윤여정과 정유미의 케미로 확대되는 모양새였다. 본격적인 가게를 운영한다는 컨셉으로 당시 요식업에서는 위생이나 운영방식등에 많은 의견을 내기도 하였으나 시즌이 계속되면서 많은 부분 보완되었다. 

이러한 가운데, '도시횟집'은 시작하는 것에 부담이 있었을 것이다. 이미 기존 연예인의 자영업 운영 컨셉들과 겹치는 컨셉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미 시즌1에서 언급되었던 '도시횟집'아이디어가 바로 실현되지 못한 이유가 되었을 것이다. 

 벌써 시즌 4를 끝낸 '도시어부'는 첫 시즌이 꽤 장기 시즌을 가져갔기에 이미 연차로만 6년이 되는 장수 프로그램이다. 배타고 나가서 낚시로 경쟁하는 컨셉인데 야외 날씨와 환경이 녹록치 않고 낚시가 생각처럼 흘러가지도 않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그런 생고생을 하는 모습에 더 고나심을 가졌다. 걸리는 물고기가 없어서 성공하는 낚시가 아니어도 그대로 방송을 내보내고 회는 커녕 라면으로 끼니를 떼우기도 하면서 꾸준히 낚시를 떠나는 것에서 일상을, 인생을 보았달까.

이미 시청자들은 출연자들 사이의 케미, 다양한 연령대에서 찾는 각자의 역할, 상호 관계성까지 '도시어부'에서 캐릭터들간의 관계적 맥락을 알고 있다. 그러므로 '도시횟집'은 위의 이유로 프로그램의 성과만을 노린 것은 아니다. 기존 '도시어부'의 연장선상에서 캐릭터성을 활용하여 직접 잡은 물고기를 선상에서 회로 먹던 화면속의 모습을 직접 체험하고 싶은 시청자들의 니즈를 오프라인에서 충족시켜주면서 브랜드 입지를 다지기 위한 프로모션 성격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도시횟집'을 낮잡아보는 것은 아니다. 이 프로그램만의 특색과 장점이 분명 있다. 

먼저, 바다 한가운데서 고생스레 손수 잡아온 물고기를 요리해서 대접받는 호사스러움은 앞으로 시작할 새로운 '도시어부'시즌의 충성도를 높일 수 있다. 기존 다른 가게 프로그램과 달리 요리 재료를 직접 수확한다는 점에서 안정적으로 재료가 공급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결국에는 음식을 만들어서 손님들에게 내어 나간다는 과정에 응원을 더하게 되는 지점이다. 과연 이들은 잘 할 수 있을까. 잘했으면 좋겠다 하고. 

두번째, 방영시기를 노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기존 '윤식당', '강식당'을 떠올리고 유입된 새로운 시청자들을 '도시어부'로 끌어들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다. 채널을 넘기다보면 바다에서 아저씨들에 레저복을 입고 심각한 표정으로 낚시질을 하는 모습을 보는데 눈길을 확 잡아끌기는 어려울 수 있다. 그런데 멋진 공간에서 잘 차려낸 음식과 밝게 웃으면서 감탄하는 손님들과 최선을 다하는 출연자들을 보는건 어떨까. 이미 학습된 연예인 식당의 다른 버전이라 어떨지 저기는 어딘지 궁금하게 되지 않을까. 특히 마스크를 벗게 되어 여행 욕구가 고조를 이루는 요즘때에. 지구 반바퀴 떨어진 곳에서 이미 몇주전에 촬영이 끝난 '서진이네'의 분식과도 비교할만할테고.

세번째, 이제 어엿한 사장이 된 옆집 서진이도 없고 일잘하는데 멋지기까지 한 글로벌 스타 서준이도 없고 수퍼스타 인턴 김태형, 최우식도 없지만 '도시횟집'은 직접 잡은 물고기에 대한 진심이 있고 음식 자체에 대한 열망을 품게 만든다. '서진이네'는 저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라는 생각보다는 이국적 공간에서 외국인들이 이들을 얼마나 알아볼까. 우리에게 익숙한 이 음식들이 '얼마나 잘먹힐까'라는 호기심으로 관찰하게 한다. 그런데 '도시횟집'은 '유명인이 직접 잡은 자연산 물고기를 바다전망의 멋진 공간에서 맛보게 된다면 과연 어떨까'하는 상상을 불러 일으킨다. 

 곧 시작하게 될 '도시어부'의 새로운 시즌에 앞서서 이렇게 기존 팬들과 새로운 팬들과의 스킨십을 만들어 오감이 충족된 프로모션이 된다는 것이 스핀오프 프로그램의 묘미이자 장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부디, 경규옹과 덕화오빠의 선전을 빈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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