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 부지런히 경주 여행을 떠났다. 파워 J답게 1박 2일 일정표를 짜놓았는데 시간대별로 둘러보아야 할 곳, 먹을 것들에 관한 시간과 비용을 엑셀로 정리해 두었다. 경주까지는 아침 7시 반에 출발하면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다고 네이버 지도가 알려주었다. 평소 아침 출근시간 겸해서 아이 방학기간이라도 아빠 배웅으로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시간이 7시니까 전날 여행 준비만 잘 하면 출발 가능한 시간이다.
그렇게 부지런을 떤 이유는 점심을 휴게소에서 먹지 않고 경주에서 먹고 싶었기 때문이다. 경상도 음식에 대한 로망이 크지 않은 편이므로 굳이 한정식 한상이나 김밥은 우선 순위에서 밀렸고 특색있으면서도 아빠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으면서 비가 추적거리는 날씨와의 궁합을 생각하였다.
그래서 낙찰은 신라제면이다. 낙지가 들어간 매콤한 칼국수와 바지락 칼국수가 메인이고 곁들이는 메뉴로 감자전, 만두가 있다. 경주 여행의 첫 단추가 되는 곳이기 때문에 어쩌면 여행의 인상을 결정짓는 중요한 순간이었고, 배가 고픈 와중에 만나는 공간은 자칫 배고픈 이들의 짜증이 섞여 예민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합격점이므로 한식이 취향이면서 밥은 싫은 분들은 점심 메뉴로 신라제면을 추천한다.
평일 이른 점심시간이라 키오스크를 통해 인원과 주문을 넣고 나니 다행히 대기는 1팀이었다. 사진 한 두 장 찍고 있으니 바로 입장하였다. 내부 인테리어가 평범한 칼국수집과는 달리 깔끔한 카페처럼 깔끔하고 예쁜 느낌이었다.
메인 메뉴인 낙지 비빔칼국수는 12000원인데 2인 이상 주문이라서 최소 24000원이다. 비빔이기 때문에 나중에 밥을 비벼 먹을 수 있는 비빔밥 사이드를 별도로 2000원에 판매한다. 낙지볶음집보다는 맛이 덜 매우면서 칼칼한 맛이 김가루의 감칠맛과 함께 칼국수가 먹기 딱 좋게 맵다.
바지락 칼국수는 9000원, 감자전도 9000원, 만두는 6000원이고 비빔국수에 비벼먹을 수 있는 비빔밥은 2000원이다.
매운 걸 잘 먹지 못하는 아이를 위해서 바지락 칼국수를 시켰다. 칼국수는 깔끔한 육수에 애호박, 청경채, 바지락 조개가 들어가 있었는데 이 국물이 비빔국수와도 궁합이 좋아서 함께 먹는 걸 추천한다. 아이도 만족스럽게 잘 먹었고 우리도 비빔 국수와 바지락 칼국수 두 가지를 맛보면서 잘 먹었다. 대신 비빔밥은 비벼먹지 않았다.
그리고 사이드로 추가한 감자전이 독특했다. 통감자를 채 썬 것을 얄피한 부침반죽 위에 튀기듯 올려나온다. 생감자를 얇게 저며서 식감이 살아있으면서도 끝부분은 흡사 감자칩처럼 바삭하다. 딱 이렇다할 것은 아닌 것 같아도 메뉴 간에 궁합이 괜찮았다. 함께 나오는 간장에 찍어 먹어도 좋지만 우리는 마치 또띠아처럼 비빔칼국수를 감자전에 올려서 싸 먹기도 했는데 괜찮은 조합이었다.
주차는 황리단길이 주차가 어려우므로 처음주터 공영주차장에 주차하고 마음편하게 황리단길을 누벼 여행을 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경주 여행 첫 단추를 칼국수로 쫄깃하게 시작했으니 이제 잘 엮어서 좋은 추억을 엮어 내는 일만 남았다. 경주 가족과 함께 여행할 때 신라제면도 좋은 곳이 될 것 같다. 다만 테이블이 많지 않고(2인 테이블이 많아 나눠 앉아야 할 일이 많을 듯) 대기가 많아서 마음 챙김이 필요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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