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고물가시대에 밖에 나가서 간단한 식사 한끼 하려고 해도 만원은 우습게 나가다 보니 식비 지출을 줄이면서도 건강을 위해 잘 차려 먹는 것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 휘리릭 차려먹은 것 같은 밥을 먹기 위해 필요한 양념을 구비하고 그때 그때 만만하게 밥을 차려먹을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 방학은 아이들이 집에서 삼시세끼에 간식까지 챙겨 먹여야 하는 부담이 있어서 엄마들 식단 고민은 그날 저녁 뭐먹지에서 오늘 뭐먹지로 난이도가 올라간 상황이고 대학생들이나 자취러들에게도 점심 도시락, 다이어트 식단 등으로 집밥에 진심이다.
집밥을 해먹으려거든 한 끼가 아니라 한 주, 한 달의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장도 일주일치나 3,4일치를 함께 봐 두고 전날 메뉴와 다음날 메뉴가 꼬리잇기를 할 수 있게 적절히 짜주는 것이 재료가 상해서 버리는 일을 줄이고 집밥하는 사람의 효율을 높일 수 있다.
그렇다면 집밥을 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구비해야 양념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주일에 5일 이상 집밥을 먹겠다고 생각한다면(우리집도 일주일에 한번 정도 외식이나 배달은 허용하자고 정했다. 남이 해주는 밥이 가장 맛있을 때가 있으니까.) 초기 비용이 들어가더라도 양념을 구비해두는 것이 좋다. 다만, 처음에는 식성에 따라 어느 양념을 잘 쓰는 지를 모르기 때문에 작은 용량으로 구비하고 나중에는 가성비를 따져 용량이나 1+1 등의 방법을 찾아가는 식으로 하는 것이 좋다.
집밥을 위해 구비해야 하는 양념 리스트
필요에 따라 각 용도에 따른 양념을 두가지 정도씩 갖추면 된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대체하여 사용하면 된다.)
1. 국물용 : 소금, 육수 한알, 다시다, (미원, 표고가루, 국물용 멸치), 된장, 국간장, 사골육수, 치킨스톡
국물용은 맑은 국물을 위한 육수를 내는데 사용한다. 멸치국수나 메밀국수처럼 전용 소스도 있지만 비싸기 때문에 베이스가 되는 양념으로 구비한다. 소고기 육수 계열과 야채육수 계열, 멸치 육수 계열로 나눌 수 있는데 주로 멸치 육수 계열이 감칠맛이 나고 두루두루 잘 쓰인다. 소고기+멸치 조합으로 두 가지 정도 구비해두면 좋다. 육수를 우리는 티백형이나 동전처럼 한알씩 나오는 것들이 있는데 사용하기 편하고 더 건강한 느낌이다. 그런데 개당 비용이 은근히 있으므로 잘 따져서 구매하는 것이 좋다.
좀 더 나아가자면 미원은 감칠맛을 더 올려주고, 표고가루나 멸치는 원물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건강에 한걸음 더 가까이 있다는 정서적 만족감을 줄 수 있다. 엄마 찬스를 쓸 수 있으면 써보자.
국간장은 국물 요리에, 진간장은 볶음 요리에 쓴다. 없으면 그냥 두루두루 쓰면 되는데 진간장을 국물에 쓰면 색이 진하고 향이 있어서 오히려 소금과 다시다로 간을 하는 것이 낫다.
사골육수와 치킨스톡은 깊은 맛을 내면서 감칠맛을 내는 국물에 사용되기도 한다.
2. 볶음 과 찌개 : 식용류, 참기름, 굴소스, 참치액, 맛술, 진간장, 물엿, 설탕, 고추장, 고춧가루
볶음은 간장 베이스와 고추장 베이스로 나눌 수 있는데 간장 베이스는 참기름+진간장+굴소스+설탕+파마늘, 고추장 베이스는 고추장+고추가루+설탕+참기름+파마늘의 조합이다. 여기에 고기나 야채 등 주재료가 무엇인지에 따라 풍미가 달라지고 맛술이나 참치액, 다시다를 첨가하면 감칠맛이 살아난다. 요리잘하는 느낌을 낼 수 있다.
물엿이나 설탕은 조리 중에 넣어서 단맛과 윤기를 낼 수 있지만 꿀, 엿당은 무침이나 가열하지 않은 음식에 넣는 용도라서 구별하자면 구별하여 사용한다. 당분 조절을 위해 스테비아같은 칼로리가 없는 단맛을 내는 양념을 사용할 수도 있으나 미세하게 맛이 달라서 취향에 따라 골라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소스류 : 쌈장, 올리브유, 발사믹 소스, 스리라차 소스, 머스타드 소스, 토마토 소스, 돈가스 소스
소스류는 없어도 되지만 한번에 사용하는 양이 적기 때문에 활용만 잘한다면 오히려 식사 만족도를 올려준다. 천원짜리가 이천원짜리 맛이 되는 효과를 준다. 한식에 질릴 때 빵이나 외국 음식을 만드는 데 활용하는 아이템이다. 토마토 소스는 파스타나 간편 피자를 만들 때 활용하기도 좋다.
올리브유, 발사믹 소스는 빵을 발라먹거나 샐러드에 올려서 먹기도 한다. 스리라차 소스는 요즘 다이어트 용으로 매콤한 맛을 내는데 활용하기 좋고, 머스타드는 튀김음식이나 매쉬드 샐러드에 활용하기 좋다. 돈가스 소스는 돈가스 뿐만 아니라 덮밥위에 뿌려줄 때도 사용하기 만만하다. 쌈장은 고기를 먹을 때 문만 아니라 된장찌개를 끓일 때 추가하면 고추장이나 마늘 등이 가미되어 있으므로 맛을 내기 수월해진다.
4. 향신료 : 후추, 통후추, 월계수잎, 맛술, 식초, (마늘, 생강)
향신료는 고기 특유의 냄새를 없애거나 완화하기 위해 쓴다. 요즘 고기 요리 트렌드 중 수육을 삶아 먹는 것이 유행인데 수육에는 통마늘, 파와 양파를 곁들이고 통후추나 월계수잎을 사용한다. 또 백숙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구비해두면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다.
마늘과 생강은 한국음식에서 향을 좌우하는 것이므로 깐마늘, 간마늘은 조금씩이라도 사두거나 한꺼번에 갈아서 냉동실에 소분하여 사용하면 좋다. 생강은 돼지고기 혹은 생선의 볶음이나 수육에 활용하면 더 고급스러운 맛이 난다. 한번 시도해 보면 좋다.
양념은 일단 구비해두고 입맛에 맞는 요리를 해 먹다 보면 건강하고 저렴하게 집밥을 만들어 먹을 수 있다. 갓지은 쌀밥 한 그릇에 200원, 계란 두알 600원, 야채 썰어서 한그릇 800원, 고기나 햄 200g에 4000원 정도 든다. 이걸로 밥, 계란찜, 고기 볶음 한상을 차린다고 생각하면 집에서 차려 먹는다면 5000원에도 1,2인분은 먹을 수 있다.
요리를 하는 동안 내 몸을 살피고 그 과정으로 먹는 음식의 소중함을 느끼고 먹고 정리하면서 하루를 보람있게 여기는 행복은 덤이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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