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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문화 브랜드 리뷰/공연 전시 강연

2011 디토 페스티벌-앙상블 디토&파커 콰르텟 듀오 리사이틀

by feelosophy 2011.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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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상블이 앙상블을 만나다!


금요일 밤을 홍대 거리를 헤매고 늦게 집에 돌아오니 많이 피곤하더군요. 렌즈를 하루종일 끼고 있어서 그런지 눈도 뻑뻑하고 날이 좀 춥기도 해서 몸이 더 피곤해진 것 같아요.
다행히 아침에 눈이 떠졌고, 또로로록 내리는 빗소리가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외출을 하자니 귀찮은 생각이 안든 건 아니었지요.


예술의 전당 모습입니다. 많은 공연들이 진행중이거나 예정에 있네요. 그 중에 맨 왼쪽의 유니버설 스튜디오의 전시회도 눈길이 가네요.



연주회는 콘서트홀에서 하므로 계단을 올라가야 했어요. 콘서트홀로 이어지는 계단인데 위를 유리로 해서 비가 떨어지는 것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답니다. 언젠가 새로 집을 지어 살게 되면, 천창을 두어 하늘의 구름이 흘러가는 모습이나 별이 반작이는 모습, 비가 똑똑 두드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느낌이 좋더군요.

BONJOUR DITTO, DITTO FESTIVAL 2011
Seoul Arts Center & Hoam Art Hall 06.23~07.03

2주동안 클래식을 즐기는 디토 페스티벌입니다.
솔로와 챔버뮤직 리사이틀부터 큰 규모의 오케스트라 연주회까지.

사실 디토 페스티벌은 올해로 세번째를 맞이합니다.
저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앙상블 디토의 리처드 용재 오닐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익숙하긴 하더군요.
그가 다양한 이력을 가지고 훌륭한 음악가들과 펼치는 새로우 시도들은 참 멋지다라는 말밖에 안나오게 하는것 같습니다.

왼쪽 아래, 리처드 용재 오닐.


앙상블 디토(Ensemble DITTO)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새로운 아이콘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한 앙상블 디토는 2007년 시작된 실내악 프로젝트이다. 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한국 관객에게 실내악을 소개하고자 시작된 앙상블 디토는 이제 실내악을 넘어 클래식 음악을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감하는 것을 그 미션으로 한다. 데뷔 당시부터 앙상블 디토는 음악뿐만 아니라 화려한 마케팅, 그리고 혁신적인 시도들로 많은 화제를 낳았다.
2009년에는 리사이틀 프로그램과 더불어 패밀리 콘서트 공연으로 미디어 아티스트와의 공동작업으로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를. 2010년에는 홀스트 행성을 연주와 함께 영상 퍼포먼스 형식으로 선보여 그들만의 젊음과 신선함으로 호평을 받았다. 이러한 다양한 활동들로 10대와 20대의 젊은 층들과 더불어 일반 대중들을 클래식 콘서트장으로 모이게 했다. <공연책자 中>

오늘 제가 본 공연은 앙상블 디토와 파커 콰르텟의 듀오 리사이틀이었습니다.


드뷔시, 브람스, 멘델스존을 연주했는데 솔직하게 저는 그 음악들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의 열정적으로 연주하는 모습에 깊게 감동했어요. 운이 좋게 자리도 객석 1층의 한 가운데 앞쪽이었어요. 그래서 연주자들의 미세한 표정변화와 절도있는 손놀림, 어깨 허리 무릎에 힘이 들어가며 들썩이는 작은 움직임까지도 숨죽이며 지켜볼 수 있었습니다. 함께 연주하는 이들과 눈빛을 교환하면서 턱을 들었다 내리는 그 사이 음악이 마치 살아있는 듯 팔딱거리는 느낌이었습니다. 머리속에는 아름다운 영화 혹은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이 떠오르더군요.

한 막이 끝날 때, 일제히 활을 조심스레 들어 올리는 연주자들이 인상깊었는데요. 연주에 빠진 관객들이 그들의 영화에서 깨지 않도록 활 하나 실수로 건들지 않으려는 듯 조심스럽고 고요하게 들어올리었습니다. 그 모습이 마치 어떤 춤사위처럼 보였어요.

어제는 홍대 앞에서 작은 공간 따닥따닥 모르는 사람들과 붙어 앉아 유치한듯한 노랫말을 흥얼흥얼 함께 따라부르고 박수로 박자를 맞추었었습니다. 그렇게 내가 그 속에서 살아있는 음악을 함께 만들었었지요. 그런데 오늘은 그 넓은 공간에 검은 셔츠, 검은 바지, 검은 허리띠, 검고 반짝이는 구두를 신은 남성 연주자와 한치의 오차도 없는 엘레강스한 드레스를 입은 여성 연주자들의 진지하고 빈틈없는 음악을 접하고 왔습니다. 조금은 너무 많은 층위를 건너뛰어 온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네명, 때로는 여섯명 혹은 여덟명이 함께 각자의 악기를 따로 또 같이 연주하면서 만들어 내는 화음. 그 완전함을 위해 얼마나 연습을 많이 했을까요? 즉흥적이지 않고 철저하게 준비된 음악으로 오히려 관객의 즉흥적인 감상의 나래를 펼치도록 애쓰는 연주자들이 새롭게 느껴졌습니다.

어제 하림은 아프리카 어느 촌동네에서 아이들과 밥먹고 이야기 하면서 주변에 어슬렁거리는 기린을 보며 즉흥적으로 만들어 낸 노래를 들려주었는데 말이죠. (http://ritachang.tistory.com/37)

그런데
그 음악적 층위 높고 낮음이 무에 중요할까 싶기도 합니다.
저는 이 두곳에서 좋은 손님이었고, 함께 공연을 만들어낸 구성원이기도 했으니까요.
그리고 이 두 공연에서의 공연자들도 자신들의 이야기를 너무도 멋지게 전달하고 있었으니까요.

단순히 mp3에서 듣는 음악과는 다른 어떤 이야기를 그들의 코앞에서 바로 전해들을 수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경험이고 가슴 설레게 하는 추억이 되었네요.

앞으로도 살아서 팔딱거리는 음악들을 많이 접해보고싶은 느낌 충만한 토요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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