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그만 봐!'
초등학생 아이와 핸드폰 사용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는 엄마 아빠가 많다. 거실 텔레비전보다 손안의 핸드폰이 만만하다. 내 방에서 편안한 자세로 언제든 원하는 것만 골라 볼 수 있다.
엄마 아빠가 아이들의 핸드폰 사용을 걱정하는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핸드폰을 보느라 공부를 하지 않거나 운동을 하지 않아서 걱정이다. 또 아이들 수준에 맞지 않은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내용을 무방비 상태로 접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SNS를 통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사이버불링을 당하거나 하게 될까봐 걱정이다. 어떤 날은 그저 핸드폰을 켜놓고 아무생각없이 멍하니 쳐다만 보는 것만 같다. 그러다가 눈도 나빠질 것 같고 구부정한 자세도 걱정이다.
그래서 엄마 아빠는 아이들에게 핸드폰 좀 그만보라고 한다. 보는 시간 자체가 적다면 그만큼 걱정스러운 일은 줄어들게 될테니까 말이다. 그런데 핸드폰 좀 그만 보게 하려면 최소한 두 가지 문제를 고려해야 한다.
첫번째는 아이 스스로가 핸드폰을 보지 않으면 무엇을 해야할 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엄마 아빠는 바쁘다. 집에서 쉬고 싶고 아이들을 보살피는 것 외에도 할 일이 많다. 그런데 아이들이 조용히 핸드폰을 보고 있으면 사실 편하기는 하다. 그렇지만 나쁜 콘텐츠를 보고 공부도 안하는 것은 보기 싫다. 좀 모순적인 상황이다. 엄마 아빠는 핸드폰 말고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지도 않고 함께 무언가 하지도 않으면서 핸드폰을 보지 말라는 건 아이들에게는 정말 곤욕스럽다.
아이는 핸드폰을 보는 것 외에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핸드폰은 단지 그 다양한 선택지 중 하나여야 하는 것이다. 운동을 할 지, 그림을 그릴지 아니면 책을 읽을 지 스스로 정하고 그 것을 집중하면서 시간을 잘 보낼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것을 처음부터 아이들이 하지 못한다. 알아서 잘하려면 어떤 것을 해야 할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습관을 들여줄만한 충분한 시간을 들여야 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엄마 아빠는 아이와 밀도 있는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늦은 시간까지 일하고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물리적으로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적다고 하더라도 하루 1-20분이라도 아이와 눈맞추고 무언가를 해보려고 해야 한다. 아이와 종이책을 읽고 구석에 그려진 그림 하나 가지고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볼 수도 있고, 동네 한바퀴 산책하면서 들풀이나 잡초를 유심히 관찰해보기도 하면서 핸드폰을 보지 않고 할 수 있는 시시하지만 생생한 활동을 하는 데 공을 들여야 하는 것이다. 그러다보면 아이는 핸드폰 외에도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래서 엄마와 아빠가 함께 시간을 보내지 않아도 아이 스스로 무언가를 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주면 아이는 그대로 혼자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능력이 갖춰진다.
두번째 문제는 아이가 핸드폰을 제대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핸드폰 뿐만 아니라 아이들은 태블릿이나 노트북으로 공부하는 시대다. 키보드나 마우스 말고 감각 센서와 터치 스크린, 3D 가상공간 세계, 아바타와 가상 캐릭터와의 소통이 자연스럽다. 그러므로 아이들의 디지털 미디어를 읽고 쓰는 능력을 제대로 익혀야 한다. 아이들의 세계는 그 능력을 기반으로 공부하고 소통하고 나아가 일상생활을 해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작정 아이들의 핸드폰 사용을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이 핸드폰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여기에서 아이들이 '제.대.로'사용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알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다.
조회수를 위해 자극적인 주제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과도한 편집을 활용한 콘텐츠가 사실은 재미나 흥미보다는 미디어를 반복적이고 수동적으로 접하도록 부추긴다는 사실이나, 알고리즘을 통해 편향적인 콘텐츠 노출로 인해 균형있는 생각을 통한 간접 경험이 어렵게 된다거나 하는 구체적인 문제를 알려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디어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미디어를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할 수 있고 새로운 생각이 자연스럽게 모여서 의미있는 생각이 되는 과정을 직접 목격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알려줄 수 있다. 유투브 어느 한 두 채널의 짧은 영상에 매몰되지 말고 마치 음식처럼 좋은 콘텐츠를 골고루 접할 수 있다면 대학수준에서나 접할 수 있는 좋은 지식을 초등학생 아이가 만날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책 <초등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은 아이가 핸드폰을 잘 써야 하는 구체적인 이유와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미디어 특성에 대한 이해와 현황을 돌아본다. 일상의 당연한 것으로 보던 휴대폰 속 다양한 콘텐츠는 지금까지의 미디어 발달에 따라 만들어진 새로운 형태로 앞으로도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단지 여가를 보내는 단순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수많은 미디어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은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사회를 만들고 그 속에서 또다른 문제를 만들어 내고 있기 때문이다. 여가가 아니라 또다른 현실이 된 미디어 세상에서 제대로 바르게 미디어를 바라볼 수 있어야 그 속에서 휘둘리지 않고 또 현실 세계에서의 삶이 무너지지 않을 수 있다.
현명하게 사용하고, 진실을 꿰뚫고, 위험과 함정을 피할 수 있는 든든하고 똑똑한 디지털 미디어 지도
책의 구성은 다음과 같다. 미디어의 이해와 현황을 소개하고 그것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들과 현명하게 활용 할 수 있는 디지털 시민으로서의 자세를 소개하고 있다.
1. 미디어의 세계에 오신걸 환영합니다. - 우리가 사는 이곳이 미디어 세계, 꼭 필요한 미디어 세계, 배우고 알아야 할 미디어 세계
2. 미디어 세계 탐험하기 - 뉴스, 유투브,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3. 믿어 세계 제대로 보기 - 미디어에 대한 오해 미디어에 속고 있어, 편견과 혐오, 범죄
4. 미디어 세계에서 길을 잃지 않는법 - 리터러시와 디지털 시민, 현명한 디지털 시민, 안전한 디지털 시민, 책임감있는 디지털 시민
초등학생 고학년이 읽으면 그동안 엄마아빠가 걱정했던 것들에 대해서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같다. 저학년 아이들이 직접 읽고 이해하기에는 어려울 수 있으므로 엄마아빠가 읽고 아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주는 참고서로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
비로소 소장 장효진
2024.02.19 - [비로소 행복하게 살기/육아와 가족관계] - 초등아이 스마트폰 사용 습관 관리를 위한 노력 3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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